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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 퍼널(funnel)과 고객의 여정

마케팅의 기본은 모든 고객을 모아서 상대하기 것보다는 얼치기 고객들은 정리하고, 알짜배기 고객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과정에 더 가깝다. 이는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주장하는 차별화(differentiation)와 맥이 닿는 노력이다.  크던 작던 모든 기업은 제한된 마케팅 예산이라는 원죄를 어깨에 짊어진 채 운영해야 되고, 마케팅 활동은 차별화를 통하여 효율성을 높여야만 한다.

그러나 전통적 마케팅에서 사실 차별화 노력이 효과를 보는 것은 생각보다는 어려운 일이었다.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고객을 만나는 대표적인 수단인 광고나 판촉이 태생적으로 차별화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싼 매체인 TV광고의 경우 그렇다. 밤 11시에 엄마와 두 자녀가 맥주 광고에 노출될 수는 있지만, 이들은 전혀 맥주를 마시지 않는다면, 이 광고비는 어떻게 보상받거나 합리화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점에서 지난 2017년은 광고업계에서 기념비적인 해였다. 그동안 BTL(below the line) 매체로 치부되던 온라인 광고의 집행 금액이 ATL(above the line)의 대표적 매체인 TV 광고를 추월해 버린 것이다(다만, BTL에서도 8020 법칙이 작동하며, 집행된 온라인 광고비의 90% 이상은 구글 애즈와 페이스북 광고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더 이상 기업들은 성과를 추적할 수 없는 광고 매체에는 흥미를 잃고 있으며, 이른바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에 기반한 퍼포먼스 마케팅(performance marketing)으로 급속하게 선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세계 온라인 광고의 성장> 출처: Zenith Optimeida

퍼포먼스 마케팅 노력의 적절한 성과 측정을 이해하기 위하여 반드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고객 퍼늘(customer funnel)이라는 개념이다. 퍼늘은 '깔때기'로 번역되며, 고객이 최초로 유입되어서 기업이 목표로 하는 행동에 이르기까지의 고객 여정을 보여준다. 고객 퍼늘은 대부분 유사하지만, 기업의 목표나 상품 특성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보험회사가 운영하는 퍼늘의 최종 목표는 보험 가입이 될 수 있으며, 블로그 등 단순한 웹사이트의 경우에는 회원 가입이 최종 목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모든 퍼늘들은 상단은 매우 넓고 하단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흡사 깔때기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는 초기의 잠재 고객(leads)이 가망고객(prospect), 그리고 최종 고객 고객(customer) 단으로 내려가면서 점점 많은 다수가 이탈하게 됨을 의미한다. 퍼늘은 보통 TOFU(top of funnel), MOFU(middle of funnel), LOFU(low of funnel)로 나누어지기도하는데, 각각 TOFU는 리드 창출 단계, MOFU는 잠재고객 창출 단계, LOFU는 최종의 수익창출 단계를 의미한다. 퍼늘 모델이 환영받는 이유는 각 단계별 기업이 지향해야 되는 디지털 마케팅의 목표와 수단들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다. 예로,

<고객 funnel의 예>

1) 인지 단계(awareness)는 최초의 퍼늘이며, 해당 기업의 상품이나 기업의 존재 조차 대다수 고개들이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이다. 고객의 여정이 시작되는 부분이며, 가장 큰 과제 존재 자체를 다수에게 알려야 한다. 적합한 디지털 마케팅 도구는 보통 일반적인 광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 검색 상단에 위치하기 등이 된다. 

2) 관심 단계(interest)에서는 비로소 퍼늘에 들어온 고객중 일부가 기업이나 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된다. 물론 이 단계에 도달하기 전에 일부는 관심을 느끼지 못하고 이탈한다. 이들의 관심에 대하여 비로소 기업은 자신의 가진 장단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하여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보통 정보 전달에 적합한 매체인 유튜브, 페이스북 페이지, 블로그 등의 활용이 필요하다. 또한 회원가입이나 반복적 방문을 하는 관심 고객의 이메일, 주소 등 개인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3) 고려 단계(consideration)에서는 고객을 잠재적인 고객으로 변환시키는 단계이다. 아직 구매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고객과의 관계를 심화시켜야 한다. 즉,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하여 보다 친밀감있는 관계를 구축하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면 '좋아요'를 누르고 구독하게 만들어야 하며, 웹비나(webina)를 통하여 적극적으로 정보제공이나 상품 교육도 제공하여야 한다.

4) 의도 단계(intent)에서는 고객이 구매 의도를 보다 확고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기존의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고, 기업-고객간 상호작용이 자주 일어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커뮤니티를 통한 소속감 강화 역시 한 방법이다.

5) 평가 단계(evaluation)에서는 기업이 제안하는 상품, 핵심 가치를 적극적으로 부각하여야 한다. 일단 이 단계까지 오는 것은 고객이 복수의 후보 안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우리 기업의 브랜드가 선택되거나 타 기업의 경쟁 브랜드가 선택될 수 있는 단계이다. 기존의 소셜미디어 등의 디지털 마케팅 노력도 중요하지만, 온라인 프로모션의 시행, 혹은 경쟁사로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리타겟팅(retarketing) 등이 고려된다.

6) 구매 단계(purchase)는 최종적으로 고객이 구매가 이루어지는 지점이며,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기업의 고객 여정이 종료하는 시점이다. 그러나 상품 배송, A/S, 사용, 폐기 등 실제로 고객의 경험은 구매 이후에도 계속된다. 따라서 마케팅에 능숙한 기업은 그 이후 단계에 더 좁은 퍼늘들을 설정한다.

7) 이후의 단계에서는 구매자를 대사으로 만족도 제고, 브랜드 지지자 확대, 브랜드 앰베서더로의 전환, 재구매 촉진, 입소문 강화 등의 더 달성하기 어려운 퍼늘들이 설정되어야만 한다.

퍼늘의 개념은 마케팅 일반뿐만 아니라 디지털 마케팅의 이해에 있어서도 중요한 개념이다. 구글 광고, 네이버 광고, 페이스북 페이지 등 주요한 디지털 광고 툴들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광고의 효과성을 보여주기 위하여 대부분 이와 유사한 퍼늘 모델을 수립하고, 성과를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다. 또한 퍼포먼스 마케팅의 툴에서 사용하는 퍼늘 설정은 기업에 적합하게 직접 커스토마이제이션 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퍼늘 개념은 꼭 적용해보자. 아래는 향후 배우게 될 구글 어낼리틱스의 데모 계정의 '전환' 메뉴에서 유입경로 시각화를 하였을 경우 보여주는 데모 퍼늘이다. 향후 자신의 사업 특성과 목적에 적합하게 자신만의 퍼늘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법을 습득하여야 한다. 

<구글 어낼리틱스(GA)의 기본 퍼늘>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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