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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인 모닝을 만드는 기아 자동차는 2014년 고객에 하루 커피 1잔 값에 불과한 5000원으로 모닝을 구매할 수 있는 특별 구매 프로그램을 실시하였습니다. 기아차의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 1잔을 5000원을 주고 여유로운 시간과 장소를 즐기듯, 15만원으로 모닝을 통해 자유로운 공간이자 쾌적한 이동수단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였고, 프로모션기간 동안 기아차의 모닝은 국내 판매량 1위인 베스트 셀링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구매조건을 살펴보면 판매가가 1036만원인 모닝 1.0 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15%에 해당하는 선수금을 먼저 낸 후, 매달 15만원 씩 36개월간 납입하고 만기 때 차량 잔액의 40%를 상환하는 조건입니다. 155만원의 선수금을 내고 540만원을 더해서 총 695만원을 내면 3년간 차량 소유가 가능합니다. 물론 만기 때 차량 잔액을 내지 않으면 더 이상 차량에 대한 소유권이 없어지는 것이지요.

하루 한잔의 커피 값이면 모닝을 소유할 수 있다”, 혹은 “3년간 695만원을 내면 모닝을 3년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상 똑같은 구매조건입니다. 하지만 모닝이 3년간 695만원을 내면 모닝을 소유도 아니고, 이용할 수 있다고 선전하였다면 과연 베스트셀링카가 될 수 있었을까요? 똑 같은 정보라도 부정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긍정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기아는 목표했던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1. 인식의 함정

기업의 성공적인 홍보 활동을 위해서는 전달하려는 기업의 이야기가 믿을 만하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모델만을 예로 들더라고 홍보에서는 그들의 매력적인 외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메시지의 신뢰성, 모델의 전문성 등이 더욱 강조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젊고 아름다운 모델들이 등장하는 일반적인 광고와 달리 홍보 활동에는 오랜 기간동안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어왔던 최불암씨가 등장하기도 하고 회사의 대표이사가 직접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홍보 자료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도구중의 하나는 통계나 전망과 같은 숫자들입니다. 사람들은 숫자로 제시되는 정보를 더욱 신뢰성 있고 객관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숫자에 대한 맹신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들이 인식의 함정에 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업들도 일부러 이를 의도적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있고 본인들도 모르고 오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예로, 정보를 주더라도 숫자로 주는 경우와 %로 제시하는 경우 느낌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퍼센트는 부정적 정보를 더욱 강조하는 반면에, 숫자는 긍정적 정보를 더욱 강조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임직원 1만명 규모의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할 때에는 대중들이 느낄수 있는 부정적 느낌을 다소 줄이기 위하여 전체 직원의 10% 감소와 같이 표현한다고 합니다. 10%는 사실상 1,000명이라는 적지 않은 숫자이지만 1,000명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보다는 부정적인 느낌을 덜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헌혈하기 운동과 같은 긍정적인 정보의 경우는 퍼센트보다는 숫자를 선호합니다. 임직원 10%보다는 1,000명 헌혈 참여가 더욱 긍정적으로 과장되게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통계나 숫자는 얼마든지 주관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찍이 영국의 수상을 지낸바 있는 벤저민 디지레일리는 세상에는 3가지의 거짓말이 있다. 첫째는 거짓말, 둘째는 새빨간 거짓말, 셋째는 통계이다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2. 보이는 방식의 차이

여러분이 저녁 반찬으로 햄을 사러 시장에 갔습니다. 시장에는 마침 거의 같은 가격에 인공 첨가물이 첨가되지 않은 두 가지의 다른 브랜드를 팔고 있었습니다. (a) 살코기 80%인 햄과 (b) 지방 20%인 햄 중에서 여러분은 어떤 것을 사시겠습니까? 아마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살코기가 많이 들어가 있는 듯한 (a)를 선택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인공첨가물이 포함되지 않은 햄에서 80% 살코기나 20% 지방은 같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조류독감에 있어서 신종 플루나 다른 전염성 질병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이런 질병들에 대해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한 ‘00 제약은 치료법을 두고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최근 3,0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까지 끝냈습니다. 이들 3,000명의 환자들은 빨리 치료받지 못하면 전원 사망할 위급 환자들입니다. 00제약은 어떤 치료법을 선택해야 하는지 의사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였습니다. 여러분들도 직접 선택해 보시기 바랍니다.

치료법 A:

- 기존의 치료법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1,000명은 살 수 있음

- 그러나 새로운 치료법 A를 사용할 경우

3,000명이 모두 살 확률이 1/3이고,

아무도 살지 못할 확률이 2/3

치료법 a의 경우 대부분의 의사인 72%이상이 기존의 치료법을 사용하라고 권고했으며 새로운 치료법을 선택한 사람은 28%에 불과했습니다.

치료법 B:

- 기존의 치료법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2,000명이 죽음

- 그러나 새로운 치료법 B를 사용할 경우

아무도 죽지 않을 확률이 1/3이고,

3,000명이 모두 죽을 확률이 2/3

치료법 b의 경우는 a의 경우와 확연하게 차이가 났습니다. 대부분인 78%의 의사들이 새로운 치료법의 사용에 찬성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치료법 ab는 사실상 완전히 똑같은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1/3의 생존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이야기를 죽는다라는 표현과 산다는 표현으로 보도하였을 때 전문가 집단인 의사들의 반응은 이렇듯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동일한 사실이더라도 표현 방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극과 극의 결과가 나와 소비자의 인식이 크게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3. 액자 효과의 이해

앞에서 설명드린 치료법 사례는 다행히도 실제로 벌어진 사례는 아닙니다. 노벨 경제학 수상으로 유명한 츠베르스키(Tversky)와 카네만(Kahneman) 교수가 1981년 수행한 실험의 일부를 잠시 소개드린 내용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치료법 A와 같이 살 수 있다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틀(frame) 속에서 판단을 할 때는 위험한 선택을 회피하기 때문에 모두 죽을 수 있는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꺼려하게 됩니다. 그러나 치료법 B와 같이 죽는다는 부정적인 틀 속에서는 확실하게 2,000명이 죽게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새로운 치료법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전혀 차이가 없는 똑같은 사실이라도 어떤 형태로 정보가 제시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즉 정보 그 자체의 내용보다는 그 정보가 어떻게 포장되어 전달되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입니다. 조삼모사의 중국 고사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하루에 일곱 개의 똑같은 개수의 콩을 원숭이 먹이로 주더라도 아침에 4, 점심에 3개 주는 것과 아침에 4, 점심에 4개 주는 것은 결코 같은 뉘앙스로 마음에 오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을 보통 프레이밍(framing)효과 혹은 액자 효과라고 이야기하며 마케팅의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생각을 어느 틀에 맞추느냐에 따라서 합리적인 판단으로는 차이가 없는 똑같은 상황일지라도 소비자들은 다른 생각, 다른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4. 의제 설정과 포지셔닝

액자 효과를 이해한다면 이의 무한한 마케팅 활용가능성을 상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위에서 제시한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예시가 실제 상황이라면 제약 회사가 어떤 전략을 취하느냐에 따라서 시장에서의 반응은 매우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소비자의 인식을 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은 강력한 마케팅 무기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상황을 설정하고, 소비자들에게 이런 상황을 설득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입니다.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경쟁의 액자를 맞추려는 이런 노력들을 다른 용어로 의제 설정(agenda setting)’ 마케팅이라고 합니다. 기업은 의도적으로 소비자들의 생각과 관심의 범위를 설정함으로서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습니다.

(1) 우선 기업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하고 경쟁력이 높은 부분을 의제로 설정함으로서 경쟁의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광고나 홍보를 통하여 특정 이슈를 정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면 소비자 대중의 관심은 그 이슈만을 대상으로 집중되고 그 이외의 여타 이슈들은 소비자들에게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즉 기업이 제시한 이슈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너무나 당연하게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며 기업이 제시한 기준이나 준거에 따라서 소비자는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판단한 많은 의사결정들은 사전에 기업들에 의해서 계획되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면 광우병에 대한 우려는 쇠고기와 관련된 의제를 미국산이나 미국산이 아니냐의 원산지로 제한시키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맛이나 풍미, 가격, 선도 등 다양한 구매결정 기준이 존재하지만 그것들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하이트 맥주는 경쟁사가 수질 오염 문제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되자 좋은 맥주의 기준을 자신들이 유리한 강점을 갖고 있던 수질로 한정해서 경쟁하였고 그 결과 국내 1위 업체로 부각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예에서 보듯이 의제 설정 마케팅은 본질적으로 포지셔닝 전략의 배경이 됩니다.

(2) 새롭게 시장을 정의내릴 수 있습니다. 즉 누가 이 시장에서 경쟁을 하는 브랜드인지를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고 다른 경쟁자들을 완전히 그 시장에서 몰아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주로 시장의 선도 기업들보다는 이제 경쟁을 시작하는 후발 브랜드들이 애용하는 방법입니다. 일예로 사이다와 콜라는 색상의 차이만 있을 뿐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맛이나 향을 거의 구분하기 힘들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사이다 브랜드인 세븐업우리는 콜라가 아니다라는 ‘unCoke'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의도적으로 콜라와 사이다 시장을 분할함으로서 사이다를 콜라와 다른 종류의 상품으로 설정하고 코카나 펩시 같은 강력한 경쟁자와의 경쟁을 피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입니다. 미국의 렌터카 회사인 AVIS사는 우리는 1등을 하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2등 기업'라고 주장함으로서 미국내 시장을 1Hertz와 같이 양분하는 영악함을 보여주었습니다.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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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시작된 이후 북한의 국제적 위상이 전보다 올라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언론중 하나인 뉴욕 타임즈(NYT)는 북한 정권의 김정은이 김씨 세습 왕조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일부러 김일성을 따라하고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김정은은 손바닥을 엇갈리게 해서 박수를 치거나 어깨를 뒤로 젖힌 채 걷는 모습, 뚱뚱한 배, 단추가 두 줄로 된 코트, 옆머리를 짧게 친 모습, 이중 턱 등은 모두 북한 주민들에게 김일성 향수를 자극시킨다는 겁니다. 이 신문은 외모 뿐아니라 노동자들의 팔짱을 끼거나 병사들과 탱크에 오르는 행동, 군 장성에게 가까이 다가가 조언하는 모습 등은 김일성의 자신감 있고 스킨쉽이 많았던 전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의 민간단체인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은 이 신문에, 북한 정권이 김정은을 김일성의 환생처럼 보이기 위해 일부러 살을 불리고 훈련을 시켰으며, 성형수술까지 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의 일천한 경력을 보완하고 단기간에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런 행보를 보이고 있고, 김 씨 왕조와 운명공동체인 고위층들 역시 이를 지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정은은 자신의 취약한 권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하여 북한 주민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많은 김일성을 일부러 따라하고 있습니다. 김일성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북한에서 지배력을 확장하는데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히틀러를 비롯하여 많은 독재자들은 정권의 연장을 위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이미지로 꾸미는데 매우 능숙하였는데, 북한 정권도 이런 이미지 조작을 매우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1. 마케팅의 클래식

마케팅과 관련된 책은 얼마나 많이 있을까요? 갑자기 이런 호기심이 생겨서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중 하나인 교보문고를 방문하여 봤습니다. 200910월 기준으로 마케팅이라는 키워드로 검색되는 국내외 도서가 7,639, ‘판매로 검색되는 도서는 2,612건에 달합니다. 그밖에 마케팅이나 판매라는 단어를 도서명에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수많은 관련 서적까지 고려한다면 적어도 수 만종의 마케팅 관련도서가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일 마케팅을 전공하는 혹은 마케팅에 관심을 갖는 누군가가 이렇게 많은 도서중에서 꼭 읽어야 하는 마케팅 고전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책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는 바로 알 리스(Al Ries)와 잭 트라우트(Jack Trout)포지셔닝(Positioning: The Battle for Your Mind)’일 것입니다.

이미 출판된지 벌써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필연적인 문제점을 다룬 최초의 책으로서 포지셔닝을 확립한다라는 마케팅 전략의 기본을 제공하는데 크게 공헌하였습니다. 포지셔닝 전략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기업의 성패가 최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고객의 마인드에 적절한 메시지를 주입하고 이를 경쟁사로부터 보호하여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주장은 광고나 마케팅 전략 등에 폭넓게 반영되면서 현재까지도 여전히 중대한 마케팅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비록 출판 후 오랜 기간이 경과하여 도서에서 제시된 사례 등의 생동감은 예전만 못하지만 도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마케팅 철학과 개념은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사례와 알리스, 잭 스타라우트의 주장들을 접목하여 현대의 마케팅에서 포지셔닝의 의미와 역할을 조명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2. 포지셔닝이란?

포지셔닝이라는 단어는 혹시 생소하시더라도 포지션(position), 즉 위치라는 단어는 일상속에서도 흔히 접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포지셔닝이란 마케팅의 목표가 되는 고객의 마음속에 상품이나 브랜드가 경쟁하기에 좋은 포지션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이미지 창출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상품이나 브랜드의 물리적 특성의 변화가 아니라 고객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이미지의 변화와 관련된 개념입니다.

격투기 선수인 최성훈 혹은 아키야마 요시히로를 보십시오. 이 선수는 자신에게 좋은 포지션을 확보하기 위해서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다른 이미지 창출 노력을 하였습니다. 카라테를 싸움으로 치부하는 일본의 문화와 재일교포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는 일본에서는 철저하게 악역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일본인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한국에서는 친절하고 남자다운 신사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이미지는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포지션을 잡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 즉 포지셔닝을 통하여 가능하였던 것입니다.

이렇듯 포지셔닝은 개인이 스스로를 강력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경우에도 사용되지만 자사의 브랜드를 강력한 브랜드로 만들고 싶어하는 기업들에 의해서 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3. 포지셔닝의 조건

포지셔닝은 소비자의 마음속에 우리의 브랜드를 위치시키는 것입니다. 즉 포지셔닝의 정의에 따르면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고 말고는 우선 소비자의 인식 속에 들어가고 난 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처럼 자사의 브랜드가 소비자의 인식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을 고려상표군(consideration set)'이 되었다고 말을 합니다. 고려상품군이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소비자들이 선택할 때 떠올릴 수 있는 선택 대안, 즉 브랜드는 몇 개 안되기 때문입니다. 우선 당장 눈을 감고 나서 노트북 제조회사의 브랜드를 떠올려보십시오. 혹은 시원함 음료수의 브랜드를 떠올려 보십시오. 친한 친구의 이름을 떠올려보십시오. 몇 개나 당장 기억나십니까? 소비자행동 분야의 연구에 의하면 보통 7개 내외가 기억할 수 있는 한계라고 합니다. 따라서 포지셔닝의 전제조건은 일단 머리에 선뜻 떠올릴 수 있는 브랜드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려상표가 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해당 영역에서 최초의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 이 말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최초의 브랜드가 되라. 우리에게 쉽게 기억되는 브랜드나 정보는 해당 영역에서 최초로 등장한 브랜드나 정보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초의 콜라 코카콜라, 최초의 브랜드 아파트 래미안, 최초로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 최초의 첫사랑 이름 등등. 아폴로 13호는 이름에서 보듯이 그 이전에도 여러대의 로켓이 개발되었지만 최초의 달 착륙에 성공한 로켓으로 기억됩니다. 최초는 백지 상태인 소비자의 마음속에 먼저 마음대로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특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 들어온 브랜드나 정보는 최초의 그림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즉 특정 영역에서 최초의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소비자의 인식속에 강력하게 자리를 잡음으로서 소비자의 선택을 오랜기간동안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2) 해당 영역을 정의하라. 그렇다면 이미 최초인 선도 브랜드가 있는 시장에는 경쟁자들이 비집고 들어올 여지가 없을까요? 물론 최초를 직접적으로 상대하는 것은 매우 버거운 싸움입니다. 펩시는 오랜기간동안 코카콜라와 싸워왔지만 여전히 2등이며, 오리온 초코파이에 대항하여 많은 유사 브랜드의 초코파이가 나왔지만 여전히 초코파이는 오리온 브랜드를 의미합니다.

최초의 브랜드가 결정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한 후발 브랜드가 최초 브랜드와 정면승부를 벌여서 이기기는 매우 어렵고, 이기더라도 많은 비용과 댓가를 치루어야 할 것입니다.

과거 국내 시장을 주름잡았던 오비 맥주나 하이트 맥주는 젊은 고객들의 취향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을 무시하고 자만하다가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밀려온 밀 맥주나 에일 맥주 등 다양한 세계 맥주들에게 국내 시장을 상당 부분 내주었고(<-삽입), Apple 컴퓨터는 가장 먼저 그래픽 기반의 운영체제를 개발하고서도 독자적인 표준을 고집하느라 경쟁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석권을 방관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선도 업체가 실수하기만을 기대하며 무모한 경쟁을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만일 후발 업체가 시장을 새롭게 정의할 수만 있다면 후발 업체도 충분히 새로운 시장에서 선도적인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시장을 새롭게 정의한다는 것은 이미 시장을 선도한 1위 기업이 만든 규칙이나 영역안에서의 전쟁을 피하고 스스로 만든 규칙이나 영역에서 경쟁을 하려는 노력을 의미합니다. 바로 이점에서 포지셔닝 전략의 묘미가 있습니다. 보통 선도 기업이 점유한 이미지는 소비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상품, 서비스의 특정한 한두가지 속성에 대하여 특화하여 형성됩니다. 예를들면 게보린과 같은 진통제 약품은 빠른 약효에 대하여 압도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진통제의 가장 중요한 속성이 빠른 약효라고 믿는 한 누구도 넘보기 힘든 시장 지위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다른 경쟁자 누군가가 진통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약효가 아니라 먹어도 해롭지 않은 안전성이라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설득할 수만 있다면, 혹은 전체 소비자 집단중에 안전성에 민감한 고객들을 별도로 분류해낼 수만 있다면 이들은 안전성의 가치를 중심으로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아직 아무도 차지하지 않은 경쟁없는 시장에서 안정적인 시장 성과가 보장되는 1위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타이레놀은 이런 일을 해냄으로서 국내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바리스타가 있는 문화를 파는 커피샵으로 차별화한 스타벅스, 먹거리의 안전성으로 차별화한 유기농전문점 올가, 이동 컴퓨팅의 자유를 표방한 넷북 CPU 아톰 등은 모두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낸 승리자들입니다.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서 차별화하는 것은 포지셔닝 전략의 핵심인 것입니다.

4. 포지셔닝 전략

그렇다면 효과적인 포지셔닝의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자신 스스로를 경쟁자와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먼저 최초가 되라

여러분은 ‘copy'라는 단어외에 복사한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를 아십니까? 제록스(xerox)는 유명한 복사기의 브랜드인 동시에 복사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영역에서 선도 기업이 됨으로서 소비자의 인식속에 확실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그 영역 자체를 대표하는 의미로도 사용되게 됩니다. 국내 브랜드만 보더라도 소화제를 의미하는 활명수’, 미니버스를 의미하는 봉고등이 이와 유사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초가 되면 특별한 광고없이도 쉽게 자기 브랜드를 알릴 수 있고 특별한 이유없이도 선택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한 선도기업들은 후발 경쟁기업들보다도 구조적으로 경쟁에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선 신상품 개발 경험, 축적된 마케팅 능력, 유통업체와의 공고한 관계, 이미 유명한 브랜드의 보유, 충성도 높은 고객등의 경영 자산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초가 되어서 남이 들어올 수 없는 진입 장벽을 미리 쌓아놓는 것이 최선의 전략입니다.

그 결과 오늘날 많은 기업들은 경쟁자와 경쟁하기보다는 먼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시간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쟁의 양상을 누가 먼저 시장에 선진입하느냐? Time-to-Market 경쟁이라고 부릅니다. 특히 선도자의 진입장벽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반도체 산업, 유통업, 소프트웨어 산업 등에서는 상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하여 시간을 소비하기 보다는 먼저 출시하고 발생되는 문제는 향후에 해결하는 전략들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2) 자신을 차별화 하라

하지만 유사한 영역에서 이미 1위 기업이 강력한 장벽을 구축한 상태라면 후발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스스로를 차별화함으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집니다. 차별화를 통하여 선도기업과는 다른 이미지를 창출함으로서 시장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차별화하기 위한 방법은 a. 마케팅의 주요한 요소인 가격, 상품, 판촉, 유통 단계에서 차별화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와 더불어서 보다 b. 본원적인 소비자 가치 단계에서 차별화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가치기반의 차별화는 소비자들에게 최선의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함으로서 가능합니다. 가치 제안은 소비자가 왜 이 제품을 사야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기업의 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가치제안은 경제적이고 대중적인 스타일의 자동차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붉은색 페라리의 가치제안은 속도와 디자인의 섹시함일 것입니다.

(3) 경쟁자를 재정의하라

강력한 경쟁 브랜드가 있는 경우 경쟁 브랜드를 다른 위치로 옮기려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타이레놀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타이레놀은, '카페인이 없는 타이레놀'이라는 광고를 통해서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아스피린, 게보린 등을 익숙하고 부담없이 복용할 수 있는 좋은 진통제의 위치에서 카페인이 들어있을지도 모르는 곤란한 브랜드로 위치를 옮겨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타이레놀을 포지셔닝시켰습니다. 그럼으로써 진통제 시장을 안심할 수 있는 타이레놀과 안심해서는 안되는 다른 브랜드들로 이분화 시켰습니다. 이런 인식이 소비자 머릿속에 들어온 이후에는 실제로 경쟁 브랜드가 카페인이 들어있는지, 들어있다면 얼마나 많은지는 이미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맥도날드는 스타벅스나 커피빈을 별다방, 콩다방이라고 부르면서 고가의 커피를 사먹는 풍토를 비웃는듯한 비교 광고를 보냈습니다. (TV 광고삽입) 이런 일련의 광고를 통하여 강력한 경쟁자이던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행동을 현명하지 않은 소비행위로 재정의하였습니다.

보통 이런 리포지셔닝 전략은 비교 광고등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은 물론 한국 등 대부분의 경우에서 비교광고들이 허용됨으로서 크게 법적인 문제는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방식에 대한 윤리성 문제, 불쾌감등이 제기될 수 있고, 기존 브랜드에 충성적인 고객들의 반발을 살 위험도 있습니다. 실제로 맥도날드의 스마트 초이스 캠페인은 소비자를 무시하는 듯한 내용으로 반발을 불러와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 고객에게 항상 각인시켜라

아무리 좋은 포지셔닝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영역을 만들거나 리포지셔닝을 하려는 경쟁사의 끊임없는 도전은 물론 소비자의 기억력이라는 것도 그다지 믿을만한 것은 못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기억속에 강력한 포지셔닝을 차지하고 있는 신라면, 코카콜라, 활명수, 박카스, 하이트, 참이슬과 같은 장수 브랜드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좋은 품질, 오랜 역사 등 다양한 원인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포지셔닝의 관점에서는 a. 좋은 이름 b. 단순한 포지셔닝 c. 꾸준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추구한 브랜드들이었음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우선 좋은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경쟁의 출발선에서 한발 앞서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르기 쉽고 머릿속에 파고들어가기 좋으며 의미마저 좋은 이름들은 포지셔닝에 큰 강점을 갖습니다. 매울 신 신라면, 에너지 넘치는 배터리 에너자이저, 깨끗한 참이슬. 이처럼 강력한 브랜드는 모방에 능한 경쟁 브랜드가 당신의 영역에 들어오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줄 수 있습니다. 반면에 TDK, NEC, LGIC처럼 소비자에게 의미없는 이름도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축약된 브랜드중에는 3M이나 SK, IBM, P&G 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들이 있지만 결코 귀에 착착 붙는 이름들은 아닙니다. 보다 좋은 이름들을 사용하였다면 지금까지 투자한 광고비용만으로도 더 효과적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나 명성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단순한 포지셔닝 이미지 역시 중요한 요인입니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절제의 문제를 의미합니다. 어느 상품 케테고리로 가나 보통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나무랄데가 없는 제품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국에 진출한 홈플러스는 경쟁 상대인 이마트가 지속적으로 편리한 쇼핑이라는 하나의 포지셔닝을 추구하는것과 달리 다양한 장점들을 내세웁니다. 구색, 신선, 편리성, 다양성 등등을 내세우지만 소비자들은 한마디로 기억될 수 있는 브랜드만의 특징도 기억하기 벅차다는 것을 잊은 듯합니다. 내 마음이 네 마음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사나 기업행동에서도 모두 쉬운 일은 아닌가 봅니다.

많은 기업들은 이렇게 좋은 제품의 특징을 다양하게 알리지 못하는 것을 항상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회만 되면 다양한 장점을 알리기 위해서 노력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브랜드가 추락하기 시작하는 지점입니다. 팔방미인의 저주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장 자신있게 잘하는 것, 그리고 경쟁업체가 아직 하고 있지 않은 것 한 두개만을 선택하고 집중하는 절제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꾸준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무리 유명한 브랜드일지라도 지속적으로 브랜드의 장점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으면 그 이미지는 시간속에 서서히 약해지고 결국에는 망각될 것입니다. 일부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높은 명성과 인지도를 믿고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망각하곤 하였습니다. 한때 국내 검색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야후, 비누의 대명사 다이얼 비누, 나이키와 대적했던 프로스펙스는 지금도 계속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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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김밥은 누구나 좋아하는 맛과 저렴한 가격을 가진 친근한 음식입니다. 그동안 국내 김밥 시장은 김밥천국’, ‘김밥 나라등 저렴한 분식집 스타일의 전문점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천 원 김밥이나 야채 김밥등 이들의 대표 메뉴는 바쁠 때 저렴한 비용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3년말 기준으로 국내 김밥 시장 규모는 연간 약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분식점 시장에서 김밥 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역시 약 50%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거나 맛과 조리법을 업그레이드한 이른바 고급 프리미엄 김밥 전문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강남과 동부이촌등에서 인기가 높은 바르다김선생’, ‘고봉민 김밥등입니다. 과거에 김밥 1줄에 10002000원이던 가격이 이들 프리미엄 김밥 집에서는 4000~5000원대, 최고 비싼 김밥은 어느새 1만원대까지 훌쩍 뛰었습니다.

그렇다면 저가 위주였던 김밥 시장에 왜 비싼 메뉴가 등장하게 됐을까요? 이는 기존의 김밥 시장에서의 경쟁이 너무 극심해지자 고급화를 통해 차별화하려는 틈새 전략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등장한 고급스러운 김밥 또는 전문화된 김밥 브랜드는 좀 더 쉽게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김밥 소비자의 관심사와 성향이 변화한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고 건강이나 다이어트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면서 김밥도 잘 차려진 1인용 맞춤 식사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똑같은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만 승부하던 김밥 시장에 국내산 햅쌀, 남해 청정 김, 참깨 등 좋은 재료를 사용한 고급 프리미엄 김밥들이 등장하면서 김밥 시장은 다시 한번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1. 타겟팅의 의미

여러분은 시장 세분화의 주요한 목적이 매력적인 시장 기회를 찾기 위한 활동임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시장세분화가 매력적인 시장을 찾기 위한 일련의 조사 과정으로서 잠재적인 시장들을 점검하는 과정이라면 그 다음 단계로는 실제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에 가장 좋은 나만의 최적 시장을 선정하고 집중하는 실천 전략이 필요할 것입니다.

과거 저렴한 분식의 대명사였던 김밥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좋은 재료와 새로운 맛을 선호하는 프리미엄 김밥 시장이 매력적인 시장임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하여 점포 스타일을 바꾸고, 브랜드를 변경하고, 좋은 재료들을 사용하여 새로운 메뉴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 저렴한 한 끼 식사였던 김밥은 이제 제법 고급스러운 테이크아웃 식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과거와 다른 프리미엄 시장이 창출된 것입니다. 이처럼 여러 세분 시장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매력적인 시장을 선택하여 공략하는 활동을 타겟팅(targeting) 이라고 합니다. 타겟팅은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선택과 집중의 경영 원리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2. 좋은 선택이 반

일반적으로 어느 집단이나 학교를 가더라도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남녀 대표 주자들이 아마 공대 아름이친한 오빠일 것입니다. 공대 아름이는 2008년 한편의 이동통신 회사의 CF가 방송을 통하여 소개되었습니다. 어느 대학의 한 공대에서 과에 한 명뿐인 여학생 아름이MT를 가지 못하게 되자 공대 남학생들은 모두 단합해서 그녀에게 외칩니다. “아름아. 같이 가~” 여학생이 거의 없는 공대에서 여학생의 인기가 대단할 수 밖에 없음을 광고로 코믹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름이를 향한 남학생들의 순정은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아마도 너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하여 그렇치 못할 것입니다. 남학생들의 순정은 매우 아름답지만 마케팅 관점에서는 0점 짜리 타겟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많은 경쟁 상대들이 단일한 시장을 대상으로 경쟁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극소수의 경쟁자들만이 승리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3. 목표시장 찾기

따라서 적절치 못한 시장 타겟팅은 기업의 수익성을 손상시킬 가능성도 항상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을 중심으로 시장을 선정하는 것이 효율적인 타겟팅일까요?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1) 시장의 매력성, (2) 회사와의 적합성 (3) 경쟁 정도, (4) 회사의 자원 등을 고려하여 세분 시장을 선택하여야 합니다.

4. 시장의 매력성

(1) 우선 세분시장은 충분한 매력성이 있어야 합니다. 매력성은 세분 시장의 크기, 수익성, 경쟁의 정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우선 시장의 크기가 크다는 것은 곧 시장내 소비자의 수가 충분히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시장의 크기는 유행이나 인구변화, 기술 진보등에 따라서 역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시장 크기뿐만 아니라 미래 시장에 대한 정보까지 필요로 합니다. 현재 DVD 렌털 시장은 상당히 큰 규모로 존재하지만 인터넷 다운로드나 IPTV가 활성화될 수 년내 급격한 감소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시장의 크기는 시장의 성장성과 같이 검토되어야 하는 개념입니다. 또한 많은 경우 시장이 크다는 것이 곧 큰 기회를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크고 매력적인 시장일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입니다. 큰 시장에서 천문학적 비용을 지불하면서 경쟁을 하느니 차라리 경쟁이 적거나 없는 작은 시장에서 일등기업이 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세분시장이 매력성이 크기와 더불어 경쟁이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현재 및 미래의 수익성 역시 시장의 매력성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 됩니다. 수익성은 크게 대체제의 존재, 소비자의 협상력, 공급자의 협상력, 기존 시장 및 잠재적 경쟁에 의하여 좌우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존의 제품을 대체할만 한 대체재가 존재하는 경우 수익성은 곧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대체재의 진입이 우려되는 시장은 신중하게 접근되어야 합니다. 이미 우편서비스나 공중전화 등은 심각한 적자를 겪고 있지만 이메일, 메신저, 택배 등 다양한 대체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소비자나 공급자의 협상력이 강할수록 시장의 수익성은 부정적 영향이 올 수 있을 것입니다. 소비자가 풍부한 제품 지식을 가지고 있고 A/S, 서비스 등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하거나 시장이 독과점 상태여서 소수의 공급자만이 존재하는 경우 소비자와 공급자를 보다 더 만족시키기 위하여 추가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입니다. 국내에 진출한 해외 유명 디지털카메라 제조업체들이 소비자의 결함 발견과 이에 따른 입소문 확산으로 서둘러 리콜을 실시하기도 하였으며, 오래동안 전매가 허용되어왔던 인삼이나 담배 제조업체들은 판매 채널들보다 우월한 위치를 오랫동안 지킬 수 있었습니다.

5. 경쟁 정도

(2) 경쟁 정도입니다. 경쟁은 분명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자극하고 시장 자체를 확대시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에서의 승자는 극소수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가급적 경쟁이 적은 시장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경쟁상대는 누구일까요? 코카콜라를 판매하는 경우 경쟁상대는 누구일까요? 흔히 먼저 떠오르는 것은 경쟁 브랜드인 펩시콜라나 혹은 칠성 사이다 정도일 것입니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면 코카콜라와 전통 음료는 비락 식혜는 아무런 경쟁이 없을까요? 캔커피나 생수는 어떨까요? 더운 여름날 아이에게 시원한 것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보냈을 때 아버지가 좋아하는 것이 코카콜라인지 비락식혜인지 고민을 하다가 구매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십시오. 음료수 한병으로 서로 다른 선호도를 가진 두 친구가 같이 나누어먹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십시오. 비록 제품 케테고리는 달라도 어느정도 경쟁적인 관계에 있음을 알 수있습니다. 즉 이처럼 제품의 종류나 형태는 다르더라도 서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모두 경쟁자라고 넓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넓게 생각한다면 1,000원을 갖고 있는 아이가 이 돈을 가지고 만화책을 살지 코카콜라를 살지 고민하고 있다면 만화책과 코카콜라도 경쟁 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종종 이런 경쟁 관계를 잊어버리고 경쟁을 매우 좁게 정의하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만일 코카콜라가 같은 콜라인 펩시만을 경쟁자로 생각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십시오. 비록 펩시와의 경쟁을 통하여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콜라 제품 자체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다른 건강 음료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 콜라시장 점유율에서의 승리가 매출이나 판매량 증가에 연결되지 못할 것입니다. 이와같이 경쟁을 근시안적으로 보는 좁은 시각을 마케팅 근시(marketing myopia)'라고 합니다.

목표 시장을 찾을 때는 근시안에 빠지지 않도록 넓게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6. 적합성

(3) 회사와의 적합성도 중요한 요인인데 이는 회사의 원가구조, 조직문화, 최고경영자의 기업가적 정신 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선 원가구조와 관련해서는 상품의 생산과 제반 활동들에 소요되는 비용중 고정비와 변동비의 비율과 관계가 있습니다. 고정비는 생산량의 증감과 관계없이 비용이 발생하는 건물 임대료, 정규직의 인건비, 공장 설비 등이 포함됩니다. 반면에 변동비는 생산량의 증감에 따라 같이 증감이 발생하는 재료비, 포장비, 운송비 등이 포함됩니다. 만일 항공사나 통신회사, 반도체 제조업체와 같이 이런 고정비가 과다하게 소요되는 구조라면 기업들은 단 한명의 가입자라도 더 많이 획득하여 고정비의 활용을 극대화하고자 할것이기 때문에 변동비 중심의 시장에 비하여 손쉽게 가격 경쟁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 외 조직문화나 최고 경영자의 성향 역시 세분 시장의 선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경영문화나 최고경영자의 성장 의지는 보다 큰 세분시장을 선택하게 합니다

7. 내부 경영자원

(4) 회사 내부의 경영자원도 중요한 고려요인이 됩니다. 시장규모가 크고 성장 속도가 빠른 시장이 우리에게 매력적인가 아닌가는 기업의 현실적인 능력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만일 기업의 규모가 작고 능력에 한계가 있다면 이런 큰 시장에서 다른 경쟁업체들과 경쟁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능력에 맞지만 경쟁사들이 미처 알아내지 못한 새로운 작은 시장을 찾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8. 푸른 바다를 찾아서

만일 시장 세분화를 고려하는 모든 기업들의 공통적인 꿈이 있다면 이러한 기준들을 활용하여 가능하다면 경쟁이 적어서 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고 시장의 성장성도 좋은 매력적인 시장을 찾는 것일 것입니다.

이런 시장 세분화의 궁극적인 목표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이 블루 오션(Blue ocean)과 레드 오션(Red Ocean)의 개념입니다. 블루 오션이란 기업들이 끊임없이 경쟁해오던 기존의 시장, 즉 피 바다(레드 오션)를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새로운 시장은 매력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통하여 경쟁하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세분 시장을 창출해내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블루 오션의 성공적인 사례로 렌털 사업을 하고 있는 웅진 코웨이를 들 수 있습니다. 웅진 코웨이는 고객의 욕구가 제품을 소유하는 것에서 사용하는 것 중심으로 이동하는 트랜드를 간파하고 빌려 쓰는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였습니다. 즉 기존의 시장을 사서 쓰는 시장과 빌려 쓰는 시장으로 세분화한 것이지요. 고가의 정수기나 비데 등의 생활용품들을 구입하는데 드는 초기 부담을 덜기 위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렌털을 해 줌과 동시에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고객의 높은 가격에 대한 저항을 감소시키는 차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시행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시장을 구축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 블루오션 vs. 레드오션

구분

레드오션

블루오션

기본개념

이미 모두에게 잘 알려져 있는 기존의 시장들

(: 정수기 판매 시장)

현재 알려져 있지 않거나 존재하지 않아서 경쟁에 의해 오염되지 않은 새로운 시장들

(: 정수기 렌털 시장)

시장획득

승리를 위한 경쟁 법칙이 이미 시장 참여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음

(: 저렴한 가격, 높은 성능 등)

승리의 법칙을 스스로 창조해 나감으로서 경쟁없는 고수익과 고성장을 가능해 짐

(: 빌려쓰는 편리함)

경쟁수단

경쟁사보다 우위에 서는 것이 중요

(: 경쟁 정수기들보다 우위)

게임의 법칙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 경쟁은 무의미함

(: 렌털 시장내 경쟁 상대가 없음)

시장전망

경쟁 증대로 수익 및 성장 가능성은 부정적

(: 경쟁 격화로 가격 및 이익하락)

높은 수익과 무한한 성장 기회가 존재

(: 새로운 렌털 사업 확대)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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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항상 손님들로 북적여서 예약이 필수였지만, 최근에는 예약을 하고가면 오히려 민망할 정도로 손님들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한때 패밀리레스토랑은 20세기에 가장 트렌디한 음식점으로 손꼽혔지만 최근에는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으로 전락하여 아예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순차적으로 매장을 폐점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중에 있습니다.

이미 시즐러, 마르쉐, 토니로마스 등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였고, 아웃백 스테이크나 TGIF 등도 실적이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일 예로, 최근 롯데리아가 인수한 TGIF는 전성기 때 56개점이었으나 2015년 기준으로 12개 매장이 줄어 단지 44개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이 같은 부진은 소비자 심리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경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늘고 있는 와중에 패밀리 레스토랑이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10만원이 훌쩍 넘는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인지 주 타깃층이었던 가족 단위 손님들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외식 시장이 커지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의 입지를 흔들만한 다양한 맛집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과거 패밀리 레스토랑이 스테이크 등 미국식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미국 남부식, 나폴리식 등 지방까지 세분화된 글로벌 토속 음식점들이 생겨났습니다. 소비자의 입맛이 고급화되면서 새로운 음식에 대한 욕구가 들끓고 있지만 이같은 니즈를 업체들이 충족하지 못하면서 외면받게 된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부진은 외식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의 입맛도 고급화됐으나 획일적인 메뉴에서 벗어나지 못해 소비자 니즈 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고 말합니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은 현재 세분화된 브랜드를 선보여 수익성 회복에 힘쓰고 있습니다.

1. 패밀리 레스토랑의 몰락

여러분은 아마도 이런 패밀리 레스토랑에 한두번 정도 가 보신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이런 레스토랑들이 한국에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누구나 가봐야하는 머스트 플레이스로서 특히 젊은 층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많았던 곳들입니다. 저도 젊은 시절에 여자 친구와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한껏 분위기를 잡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 군요.

이런 한때의 멋진 장소가 왜 점차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고 기억속에서 멀어지게 된 것일까요? 생일이나 데이트에 늘 가던 장소에 왜 사람들은 발길을 끊게 된 것일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패밀리 레스토랑의 몰락은 과거 패밀리 레스토랑의 성공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한 때 별다른 경쟁 상대가 없이 전성기를 누리던 패밀리 레스토랑은 모든 고객들이 나를 사랑한다는 착각 속에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입니다. 천천히 데워지는 솥 속에서 개구리가 온도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삶아 죽는 것처럼, 한 때 성공했던 기업들은 변화하는 고객의 취향과 새롭게 등장하는 경쟁자들의 존재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고는 합니다. 한 때 전성기를 누리던 패밀리 레스토랑은 최초의 서구식 외식 시장 개척자였고 유일하게 멋진 데이트 장소였지만 고객들의 요구가 점차 까다로워지는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제는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게 된 것이 이제는 발목을 잡게된 것입니다.

2. 최초와 유일의 저주

포드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만든 회사는 아니지만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대중적인 상품으로 변모시킨 기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1903년 헨리 포드가 창업한 이후 1913년 세계 최초의 컨베이어 벨트 방식의 조립 방식을 창안하여 누구나 살만한 가격의 승용차인 유명한 포드 T’ 모델을 하루에 천대씩 대량 생산했기 때문입니다. 생산 단가를 줄이기 위해서 오직 검은색 한 가지 색상으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그 결과 1918년에 이르러서는 미국내 판매되는 자동차의 절반이 T 모델일 정도로 압도적인 성공을 거둡니다.

그러나 점차 자동차가 일반적인 상품으로 자리잡아가자 소비자들은 다양한 모델과 다양한 색상을 원하는 시대가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역사적인 성공의 경험을 맛본 포드는 계속 저렴한 차를 만드는데만 주력하고 변화된 욕구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고객들이 검은색에 싫증을 낸다는 소문을 들은 헨리 포드는 이에 신경쓰지 았았습니다. “우리 포드는 고객들이 원하는 어떤 색이든 T 모델에 적용할 생각이 있다. 단 그것이 검은색이라면...” 이런 정책은 결국 다양한 색상과 모델을 가지고 시장에 등장한 G.M과 같은 후발업체들에게 시장 1위 자리를 내주게 되었고 그 후로 포드는 다시는 1위를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포드는 세계 최초의 살만한 가격과 성능을 갖춘 유일한 차를 만들었습니다. 어떤 업종이든 최초는 기업에게 많은 장점을 제공합니다. 실질적인 경쟁자가 없고 소비자들 역시 달리 선택할 대안이 없기 때문에 손쉽게 시장을 점유할 수 있습니다. 굳이 여러 가지 색상과 모델을 만들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은 새로운 상품의 출현에 만족하며 그 제품을 구매합니다. 시장의 초기에는 이처럼 소비자들의 욕구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성공이 가능한 매스 마케팅(Mass Marketing)이 잘 작동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초기시장에서의 성공은 바로 그 다음에 닥쳐올 새로운 변화에 둔감하게 만들고 마케팅 전쟁의 제2라운드의 공이 울리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게 합니다. 이것이 최초, 유일의 저주입니다.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매우 다른 존재들입니다. 외모나 성별, 연령 등 타고난 차이점도 있고 소속 집단은 물론 자라온 환경도 상이한 존재들입니다. 이들이 처음에 달리 선택의 대안이 없을 때에는 그들의 차이점을 잠시 제쳐두고 일시적으로 한두가지 제한된 선택대안에 만족할 수 있지만, 이런 현상은 결코 오래갈 수 없습니다. 소비자들의 욕구와 구매 패턴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더 나은 선택 대안을 다른 기업이 제시할 수 있다면 이들은 항상 떠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경쟁 기업들 역시 새롭게 시장을 창출하기 위하여 기존의 1위 업체가 미처 충족시키지 못한 잠재된 욕구들을 찾아내고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어떤 뛰어난 기업이나 브랜드들도 결코 시장이나 소비자들을 동질한 집단으로 관리하여서는 장기적인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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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눔의 미학: 세분화

이제 기업들은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는 것이 비효율적일뿐더러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과거의 매스 마케팅에서 표적 마케팅(target marketing)으로 마케팅 활동이 변화하였습니다. 표적 마케팅은 비교적 동질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 세분 시장들을 확인하고 이들 중 하나 혹은 일부를 표적으로 선정하고 마케팅 할동을 집중하는 전략입니다. 즉 소비자의 욕구가 각각 다름을 인식하고 욕구별로 각각 다른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표적 마케팅을 하기위해서는 전제조건으로서 전체 시장을 비교적 동질적인 작은 시장들로 나눌 수 있는 시장 세분화(market segmentation)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시장을 나누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요? 시장을 나누는 유일한 방법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기준을 쓰는가에 따라서 수 백가지 가능한 방법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최선의 시장 세분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나 요인들을 이용하여 세분화 시도를 해야 함은 물론이고 과거의 경험이나 지식, 때로는 직관을 이용하여 시장들을 발견해야 하는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시장 세분화를 할 때 자주 활용되는 주요한 기준들을 예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시장세분화의 기준 예시

구분

기준 변수

예시

인구

통계

변수

지리적 특성

성별

연령

직업

가족

소득

생활양식

개성

사회계층

: 국가, 거주 지역, 행정구역, 도시와 농촌, 인구 수 등

: 남성과 여성

: 연령대 구간(10, 20, 30대 등), 저연령과 고연령 등

: 회사원, 교수, 학생, 전문직 등

: 가족의 수, 가족 구성원, 핵가족 및 대가족, 가족생애주기 등

: 소득금액, 소득구간, 맞벌이 여부 등

: A. I. O

: 충동성, 사교성 등 선천적 개성, 특성 소비관련 개성 등

: 상류/중류/하류층 구분 등

상품

혜택

변수

용도

추구 혜택

가격

관여도

: 사용 방법(식용, 공업용), 사용 대상(가정용, 업무용)

: 성능, 서비스, 품질, 오락성, 저렴한 가격, 디자인 등

: 가격 민감도, 수용가격대, 거부가격대, 프리미엄 지불의사 등

: 관심의 정도(고관여~저관여)

경쟁

특성

경쟁 브랜드

충성도

: 사용 브랜드(자사, 경쟁사)

: 충성고객, 비충성 고객

(1) 소비자들은 연령이나 성별, 직업과 같이 소비자 특성들을 보여주는 인구통계적 변수들에 의하여 시장이 나누어지기도 합니다. 보험사들은 연령과 성별에 따라 각각 다른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보험료도 다르게 책정하고 있습니다.

(2)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상품의 특성이나 상품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혜택도 중요한 세분화 변수입니다. 베이킹파우더를 생산하는 암엔해머(Arm & Hammmer)는 동일한 상품을 사용자가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탈취용, 청소용, 습기제거용 등으로 구분하고 브랜드, 포장, 용기를 달리하여 각각의 시장에 팔고 있습니다.

(3) 경쟁적 특성을 이용한 세분화도 가능합니다. 시장을 자사 상품과 경쟁사 상품에 대하여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충성도로 나누고 시장을 관리하거나 경쟁사에 대비한 자사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방법들이 사용됩니다. 고객관리시스템인 CRM을 구축한 국내 통신사들은 사용자 DB를 분석하여 자사 고객중 로열티가 높은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이탈 고객을 특별관리하는 등의 세분화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합니다.

그 외 여러 가지 다양한 세분화 기준이 존재할 수 있지만 만일 가장 쓸모있는 기준을 하나만 고른다면 그 기준은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함으로서 기대하는 추구 혜택일 것입니다. 이런 추구 혜택은 기업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일예로 포장용 김치를 구매하는 소비자 집단을 나누어 보면 맛 추구 집단, 편리성 추구집단, 시간절약 추구 집단, 독신가구 집단 등의 여러 세분시장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각 세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매우 다른 마케팅 전략들이 각각 필요할 것입니다.

4. 세분화의 조건

이런 다양한 기준들중에서 매력적인 세분시장을 가장 잘 찾아낼 수 있는 기준들을 찾아내는 것은 상당한 시장 지식과 마케팅 경험, 그리고 직관을 필요로 합니다만 몇 가지 공통적인 기준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시장의 매력성입니다. 시장 세분화를 통하여 수익을 획득하는 것이 기업의 목표인 이상 세분화의 결과로서 매력적인 시장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매력적인 시장이란 시장 규모가 수익을 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규모나 수익성이 있고 그 안에서의 경쟁 정도가 낮은 시장을 의미할 것입니다. 항공사가 서비스 이용고객을 항공권 지불 의도가격으로 나눈 경우 매우 저렴한 항공권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집단을 발견할 수 있지만 이 시장이 항공운임의 원가에도 못미치는 가격을 원하고 있다면 매력성이 떨어질 것입니다. 반대로 적정한 가격에 적정한 서비스를 원하는 시장을 발견하였지만 이미 모든 경쟁 항공사들이 이 시장에 진입하여 있다면 시장 세분화의 가치는 현저하게 떨어질 것입니다.

(2) 시장의 접근성입니다. 아무리 매력적인 시장이더라도 현실적으로 기업이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어야만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보험을 판매하는 기업이 소득수준 상위 0.01%에 해당하는 VVIP(Very very important people)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나눈 경우, 만일 이들 VVIP를 확인하거나 판매를 위하여 접촉할 방법이 없다면 이 세분화는 실용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3) 차별화 가능성입니다. 기업이 수행하는 마케팅 활동에 각각 세분시장들이 다르게 반응하지 않는다면 세분화의 의의가 없습니다. 일예로 생수 시장을 여성음용자와 남성음용자로 구분하였는데 이들이 세일이나 가격변화, 디자인 변화 등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았는다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기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5. 다시 일대일 마케팅으로

사실 매스마케팅에서 세분화된 마케팅으로 변화하였지만 시장을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진 것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은 산업혁명 이전에는 너무나 당연한 개념이었습니다. 증기기관 등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한 기계들이 등장하기 이전의 시대에는 옷이나 가구, 기구 등의 상품을 만드는 모든 과정이 수공업으로 이루졌고 고객의 수도 매우 적었을 것입니다. 생산자가 직접 고객을 한명 한명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직접 요구사항을 확인하면서 주문을 받았기 때문에 완벽한 맞춤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새로운 책상을 갖고 싶은 고객은 생산자에게 자신이 원하는 무늬, 디자인, 크기 등을 일일이 설명했을 것이고 그런 설명에 따라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책상을 갖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즉 시장 세분화보다 더욱 소비자 개개인의 니즈를 잘 맞추어준 일대일 마케팅(one to one marketing)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이런 일대일 마케팅으로는 극히 소수의 고객만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산업혁명 시대에는 대량 생산을 통한 통일적 규격 상품의 공급이 미덕으로 여겨지게 되었고, 다시 생산이 소비를 초과하게 되면서 타겟 마케팅이 대안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등장한 인터넷과 정보처리 기술의 발달은 다시 수많은 대중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마케팅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가능성은 최근에 부각되는 개인화 혹은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을 통해서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서로 양립할 수 없다고 여겨지던 대량생산의 장점과 개인화된 고객화의 장점을 융합시키게 된 것입니다.

성공적인 메스커스터마이제이션의 사례른 주로 (1) 온라인에서 많이 발견되었지만 점차 (2)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되는 추세입니다. 우선 온라인상의 인터넷 닷컴기업중에는 자사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개별화된 서비스 상품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스24나 아마존 등 주요한 온라인 서점들은 소비자 개개인의 독서 취향을 분석하고 신간 서적에 대한 구매 추천을 제공하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상거래 사이트들은 광고 e-mail, 개인화된 페이지 제공을 통하여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세분화의 단위를 소비자 개인에 맞추는 경우가 증대하고 있습니다. Dell 컴퓨터는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메모리, CPU, 하드 디스크, 외관의 색상 등 주요 사양을 마음대로 주문할 수 있는 Dell Direct 모델을 통하여 이미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기아 자동차는 소울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이 입맛대로 외관을 꾸밀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완전한 개인화는 부대적으로 제조 비용의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과거 주로 제조 비용의 부담이 없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으나 소비자의 더욱 빠르고 작은 단위로 세분화하게 됨에 따라 점차 많은 기업들이 미래의 시장관리 방향으로서 주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6. 역세분화

시장세분화에서 일대일 마케팅으로까지 시장이 분화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트렌드입니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분화된 시장을 다시 하나로 합치기 위하여 노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역세분화(counter segmentation)’라고 합니다. 샴푸 시장은 사용자의 추구 혜택에 따라서 비듬 방지, 윤기, 보습, 손상된 모발 보호, 탈모 등 다양한 욕구가 존재하는 대표적인 세분시장입니다만 하나로 샴푸는 샴푸 하나로 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역세분화 전략을 활용하여 시장내 입지를 굳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역세분화가 발생하는 이유는 지나친 세분화가 회사와 고객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보다는 불편을 더해주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듬제거 샴푸 사용자는 모발이 손상된다는 불만이 있고, 모발 보호 샴푸 사용자는 비듬제거가 잘 안된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역세분화 전략은 보통 새로운 세분 시장을 발굴하기 힘든 후발 브랜드가 기존 고객들의 요구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하여 추구하는 전략입니다.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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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소비자가 주인인 소비자 주권시대가 바야흐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기업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고객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려고 하고 콜센터 직원의 목소리는 친절하다 못해 감미롭기까지도 합니다. 어떤 대부업체는 멀쩡한 생돈을 빌려주고 한 달은 아예 이자도 받지 않는다고 광고를 합니다. 이제 정말 고객이 왕인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오늘도 어떤 신상품이 있는지 홈쇼핑 TV를 켜고 있습니다. 아직 대머리는 아니지만 요즘 내가 머리카락이 자꾸 빠져서 어쩌나 고민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용케 딱 내 구미에 맞는 상품이 나오는군요.

이것은 탈모를 방지해주는 세계 최초의 기적의 슈머 헬멧 마사지기입니다. ‘극초단파 울트라 바이올레 웨이브에 편승한 저고온 슈퍼 헬리오네 맥스 2.0 넥스트 제너레이션기술을 사용해서 자동으로 두피 맛사지도 해주고 하루에 한번 머리에 쓰고만 있어도 빠졌던 머리카락이 다시 자랍니다

나도 모르게 머리를 끄덕입니다. 대단해!’

무엇을 기다리시나요? 바로 지금 전화하세요. 매진임박!”

나도 모르게 내 손은 벌써 070-000-0000을 누르고 있네요.

: 예 헬멧 하나 사고 싶습니다.”

상담원: . 안녕하세요. 요즘 머리 때문에 고민이 많으시지요?”

. 나는 아직은 대머리는 아닌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머뭇거리게 되네요.

상담원: 하지만 걱정하지마세요. 바로 지금 헬멧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아마 헬멧 사용에 필요한 샴푸인 모발의 기적도 필요하시겠죠. 지금 특별 할인중입니다. 몇 병이나 필요하시죠?”

아까 광고에는 안나왔던 이야기인데....’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었습니다.

: , 글쎄요. 한 두병 정도...”

갑자기 상담원이 목소리를 속삭이듯이 낮추는군요.

상담원: 손님은 아주 친절하고 좋으신 분 같으시네요. 그래서 손님한테만 특별히 비밀 한가지를 알려드리고 싶어요... 현재 모발의 기적샴푸가 거의 다 팔리고 얼마 안남았답니다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이렇게 이 도시에 대머리가 많을 줄이야...

상담원: 전화가 폭주에요. 제가 손님이라면 적어도 삼푸는 몇 개 더 사둘 거에요. 조만간 품절이라니까요

내 빠른 머리가 갑자기 쌩쌩 돌기 시작합니다... ‘아니 이런, 샴푸가 없으면 헬멧은 있으나 마나잖아. 그리고 결국 조만간 머리도 다 빠져서 난 결혼도 못하고 외로운 대머리가 될 거야. 이런

: , 글쎄요 한 3병 더, 아니 4병 아니 5? 6? 8? 10?”

상담원: “12병짜리 1박스를 사시면 샘플을 하나 더 드립니다

확신에 차서...

: “12병이요!”

상담원: 역시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카드 번호를 불러주세요

(부분발췌 및 수정: ‘Geronimo Stilton. I'm too fond of my fur!)

이 사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한 명랑 소설책의 한 내용입니다. 처음 우연하게 상품에 호기심을 가졌던 소비자가 어떻게 점차 설득을 당하고 결국에는 처음 의도와 다른 구매를 하게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인간의 심리라는 것은 유혹이나 설득에 매우 취약한 존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교육 수준은 세계 어느 나라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높고, 인터넷 보급률은 가히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 할만 합니다. 인터넷 검색의 달인이 된 소비자들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강력한 정보력과 커뮤니티로 맺어진 결속력을 바탕으로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미래학자인 엘빈 토플러는 현대 소비자들같이 상품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관심을 바탕으로 제품생산, 디자인, 유통, 판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적극적인 소비자들을 일컬어 프로슈머(Prosumer)'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프로슈머에게 잘 보이지 못하면 그 상품은 결단코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한 일본의 디지털 카메라 회사는 자신들도 모르던 신제품의 결점을 한국의 소비자들이 찾아내자 황급히 리콜을 실시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경기도 과거보다 어려워지고 있고 경쟁도 극심해져서 그런지 소비자들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보다 더 깍듯해진 것을 느낍니다. 초고속인터넷을 가입하거나 변경하면 아무 조건없이 현금으로 20-30만원을 턱턱 주기도 하고, 이동전화를 가입할 때 단말기를 그냥 공짜로 주는 것은 이제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합니다.

통신업체들은 이제 고객이 OK할 때 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광고를 통해서 다짐을 하고, 최고의 감탄사가 나오도록 모시겠다는 곳도 있습니다. 게다가 요금 할인은 기본에 원하는데로 상품을 제공하는 맞춤설계도 해주고 있습니다.

아마 요즘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워낙 빠르고 강력하다 보니 기업들이 이제야 정신들을 차린게 아닌가 하는 흐뭇한 마음이 듭니다. 이제야말로 정말 고객이 왕이 된 기분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지요. 소비자들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똑똑해지고 신상품 한두개쯤은 간단히 사장시킬 만큼 강력한 도구인 인터넷도 있으니까요. 쇼핑이 정말 즐거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마음 한구석 이 찜찜하게 남아있는 것은 무엇이지요? 이런 찜찜한 기분을 주는 이유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중간이 안전하다는 믿음

만일 여러분이 과수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수 백개의 사과를 딴 다음에 이것들의 크기를 적절하게 분류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나누시겠습니까? 아마도 크기라면 대, , 소로, 품질이라면 상, , 하로 분류하지 않을까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양극단으로 분류하기보다는 3개 이상으로 분류하는 것을 더욱 편안하게 느낍니다. 만일 사과를 대, 소 크기로만 분류한다면 큰지 작은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수없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간 분류를 삽입함으로서 평가하기 어려운 것들은 손쉽게 중 크기로 분류할 수 있겠지요.

이런 인간의 마음을 기업이나 상점들과 같이 영리를 추구하는 단체들 역시 잘 알고 있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일예로 세트 메뉴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이나 한정식집의 경우 제공하는 코스 요리가 거의 예외없이 3가지 이상인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아는 한 한정식집은 진 세트, 선 세트, 미 세트의 3가지 코스를 각각 5만원, 3만원, 2만원의 가격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주 귀한 손님을 접대해야 하는 것과 같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 저는 3만원짜리 선 세트를 주문합니다. 그다지 좋아보이지도 않고 분위기도 그저그런 곳에서 5만원짜리를 시키는 것은 쓸데없는 낭비같이 여기지고 그렇다고 2만원짜리를 시키려니 먹을 것도 없으려니와 같이 온 사람들이 저를 짠돌이로 여길 것 같아서 심히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이 식당에 온 손님들 역시 대부분 비슷한 생각들을 하는지 가장 압도적으로 잘 팔리는 것은 선 세트입니다.

하지만 만일 이 한정식집에 2만원짜리와 3만원짜리의 두가지 코스 요리만 있다면 과연 가장 잘 팔리는 것이 3만원 코스 요리였을까요? 아마 이 경우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2만원짜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만원, 3만원, 5만원으로 메뉴가 구성되었을 때 5만원 코스가 존재함으로서 상대적으로 중간 가격대인 3만원 코스가 상대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으로 비춰지게 되지만 2만원과 3만원 두가지만 있는 경우에는 2만원이 더 합리적으로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즉 이렇게 3가지의 선택대안이 있을 때 사람들은 가장 싸구려일지도 모르는 최저 가격을 거부하고, 바가지 일지도 모르는 최고 가격을 거부하고 중간대를 선택함으로서 그나마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했으리라 안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타협 효과(compromise)'라고 합니다. 한정식집 주인 입장에서는 만일 3만원 정식을 주력상품으로 팔려고 한다면 5만원 정식의 존재가 여러모로 쓸모가 있을 것입니다. 주력 상품을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5만원에 비하면 저렴하다는 인식까지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 5만원짜리가 팔리면 금상첨화겠지요.

이제 여러분은 이런 타협효과가 어떤 방식으로 기업의 판매전략에 활용될 수 있는지 파악을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일예로 A라는 기업에서 각각 50만원인 A모델과 40만원인 B 모델 두 가지 노트북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익이 많이 나는 주력상품인 A모델은 잘 팔리지 않는데,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저가상품인 B모델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기업은 A 모델의 판매를 증대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만일 더 비싼 C라는 신제품(: 70만원)을 출시하여 라인업에 추가하면 B 상품의 판매가 상대적으로 증대하게 될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너무 비싸지도, 너무 싸구려도 아닌 합리적인 상품을 선택했다고 믿겠지만 사실은 판매 전략에 넘어간 것입니다.

이처럼 실제 판매를 위해 존재하기 보다는 다른 상품을 돋보이게 하거나 전반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사용되는 상품을 구색 상품이라고 합니다. 여성용 구두의 매장에는 항상 아무도 신을 것 같지 않은 붉은색 하이힐을 비치해놓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하이힐의 목적은 팔기위해서이기 보다는 우리 매장이 다양한 상품과 색상을 모두 구비해 놓았다는 신호를 소비자들에게 보내기 위해서 존재하게 되는데, 이런 구색 상품이나 타협 효과를 잘 사용할 경우 소비자를 몰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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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빚을 졌다는 생각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항상 그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운명입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의 도움, 커서는 친구나 직장 동료의 도움을 받으며 삽니다. 물론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내가 도움을 받은 만큼 타인에게도 베풀며 살아갑니다. 이렇게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사는 것은 다른 포식 동물보다 체력도 약하고 날카로운 송곳니도 없었던 인류가 생존하기위해 터득한 삶의 방식일 것입니다. 이제 위험한 포식동물은 모두 사라졌지만 여전히 누군가에게서 도움을 받으면 언젠가는 이를 갚아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의 무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심리를 상호성의 원리라고 합니다.

상호성의 원리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목격됩니다. 친절하고 잘 웃는 과일가게에 가면 왠지 하나라도 더 팔아주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맥주 주점에서 서비스 안주가 나오면 그 날은 술을 더 먹으면 더 먹었지 덜 먹지는 않게됩니다. 사탕 하나가 들어있는 기부금 안내책자를 받으면 이를 모른 척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판기 커피를 뽑아준 친구가 책을 빌려달라고 한다면 선 듯 빌려줄 것 같습니다. 이처럼 타인의 계산없는 선의나 호의에 호의로 답하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혹시 더 큰 대가를 바라고 작은 호의를 베푸는 경우는 전혀 없을까요?

계획적으로 소비자들이 빚을 졌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작은 선물이 기업으로부터 주어지는 경우는 매우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시식 코너나 무료 샘플일 것입니다. 마트에 가면 친절한 종업원들이 맥주에서부터 라면, 만두, 튀김 등 다양한 음식들을 무료로 시식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나온 화장품을 발라보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요. 이런 경우 시식을 하거나 화장품을 쓴 다음에 그냥 휑하니 가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요즘은 이런 행사들이 워낙 많이 생겨서 대부분 그냥 가지만 마음 한구석에 미안하고 겸연쩍은 생각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다음에 살 기회가 되면 기왕이면 그 브랜드를 팔아주고싶은 마음이 생겨납니다.

좀더 적극적으로 이런 심리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체험 프로그램들입니다. 자동차업체들은 신차를 팔기위하여 고객들에게 무료 시승차를 빌려주기도 합니다. 화장품 업체들은 사용해보고 피부에 맞지 않으면 언제라도 반품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친절하고 마음씨 좋아보이는 판매사원의 설명을 듣고나서 구매를 한 후 구매를 거절하는 것은 참으로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왠만하면 그냥 타지라는 생각이 마음을 이미 지배한 후입니다.

물론 이런 상호성의 원칙이 잘 적용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인터넷 게임이나 소프트웨어 무료체험 등이 그런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온라인을 통하여 체험을 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이 사람이라는 생각이 잘 안들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미안한 마음도 잘 안들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상호성의 원리는 막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이런 작은 호의들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또한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한 방법일 것입니다.

상호성의 원리가 더욱 교묘하게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양보를 받았기 때문에 나도 어느정도는 양보를 하거나 보답해야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경우로서 판매 전략에서 종종 발견됩니다. 일예로 국내에 진출한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의 판매원들은 우선 소비자들에게 값이 비싼 정수기나 건강용품을 사라고 권유를 합니다.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 때문에 판매 제안을 거절하면 그 때는 이들 제품보다 값이 현저하게 저렴한 비누, 비타민 등을 내놓기 마련입니다. 이미 한번 거절을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비싸지 않은 물건은 선 듯 구매를 하게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판매원들은 상대방이 거절할 것이 분명한 제안을 먼저 던져놓고 나서 나중에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하는 방법을 자주 이용합니다.

4. 다양성에 대한 선호

한국의 밥상은 푸짐함으로 정의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상 차림을 받아보면 온갖 밑반찬과 다양한 젓갈, 생선 등 정말 상다리가 휠 정도로 푸짐한 상차림이 나옵니다. 이런 푸짐함은 뷔페 레스토랑도 예외는 아닙니다.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는 이런 자리는 정말 식사 시간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몇 번 이런 식당을 다니다 보면 한상 차림이나 뷔페 모두 낭비가 심하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만 몇 가지만 있어도 충분할 것 같은데 내가 싫어하는 메뉴까지 가득 차 있는 상차림이 보기는 좋아도 별로 실속은 없다는 것을 곧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격 인상에도 한 몫하는 원인입니다. 이것저것 먹지도 않는 것들로 가득찬 상보다는 결과적으로는 좋아하는 반찬 몇가지만을 계속 먹는 것이 비용대비 만족도 측면에서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세트 상품의 품목과 종류는 나날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과자 꾸러미로 만든 종합 선물세트서부터 과일 바구니, 식당 메뉴, 가전 제품, 자동차까지 다양합니다. 쇼핑업체인 CJ오쇼핑은 세탁기·행거·건조대·세제 등으로 구성한 A상품과 세탁기·청소기로 구성한 B상품을 동시에 판매를 했었는데 이런 세트 상품들로 인하여 단품 상품 판매보다 3050% 정도 매출이 상승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겉보기에는 여러 가지로 좋아보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 소비할 때는 실속이 없어서 만족도가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는 이런 세트상품들에 소비자들은 유독 약한 면모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다양성 편향(diversification boas)'이라고 합니다.

기업들은 이런 다양성 편향을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1) 우선 교차 판매(cross selling)'를 통하여 판매 증진에 활용합니다. 교차판매는 한 개의 상품을 판매할 기회를 이용하여 관련된 상품들을 판매하는 기법입니다. 예를 들어 은행의 경우 고객에게 예금, 적금 등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금상품이나 보험 상품, 대출 등을 동일한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습니다. 교차 판매가 구매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가격 인하를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당장 필요하지 않은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고, 그 결과 상품이 채 소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멸실 혹은 손상되거나 유행에서 뒤처지는 등의 간접적인 비용들을 추후로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과소비를 초래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2) 그리고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도를 변경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오랜시간동안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녀왔던 박카스나 현대차, 애니콜, KT 집전화 등의 선도 브랜드들에게는 소비자의 다양성 추구 성향이 그다지 반갑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을 추격하는 2등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제 지겹지 않니?’라는 강력한 주문을 소비자에게 던짐으로서 확실하게 만족감을 주는 브랜드를 버리고 불확실한 브랜드로의 변경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브랜드 변경은 만족감보다 후회감을 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5. 믿는 것만 보는 마음

점을 믿으십니까? 점집의 시장규모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않지만 하루 약 13만명이 온라인상의 운세 사이트 100여곳에서 자신의 운세를 점치고 있으며, 미아리나 강남의 사주 카페에서 결혼, 취업, 재테크 등에 대한 상담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어떤 신문에서는 국내 점집 시장의 규모를 연간 매출 4조원 규모로 추산하기도 하였습니다(출처: 디지털타임즈, 2008.7). 이처럼 점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점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점집이 인기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다 적용될 수 있는 광범위하거나 두루뭉실한 이야기를 듣고도 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로 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문이나 웹에서 볼 수 있는 오늘의 운세를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살펴본 제 운세는 다음과 같은 것이 나와 있습니다. “원숭이띠: 당신은 꾸준하게 노력하는 타입이지만 노력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곧 귀인의 도움으로 어려움이 풀릴 수 있으니 흔들리는 마음을 다시 잡으십시오다른 사람들에 대한 운세도 비슷하게 나와있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대부분 어찌 내 속내를 다 알고 있는지 감탄하며 운세를 철썩같이 믿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잘 운세를 뜯어보면 누구에게나 다 맞을 수 밖에 없는 글귀들입니다. 실제로 자신이 어떤 타입인지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은 할 만큼은 노력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탕하고 일생에 노력한번 한적 없는 사람들도 자신은 다른 일은 몰라도 좋아하는 일만큼은 열심히하는 타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존재하지 않습니다. 운전면허시험을 봐도 시험관이 잘 봐주어야 합격하고 면접을 봐도 심사관이 잘 봐주어야 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는 경우라는 것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하면 당연히 결과가 더 좋겠지요. 혹시 열심히 했는데도 실패하면 정성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치부하면 됩니다. , 일반적이고 매우 모호한 점궤이지만 소비자 스스로 이 점궤를 재해석하고, 이 점궤들을 과거 자신의 경험들과 연계시키기 시작합니다. 어렸을 때 밤새 시험공부하고 늦잠 자서 시험을 아예 못본 일들, 오랫동안 짝사랑한 경험들이 점괘와 결부되면서 점괘는 바로 나의 이야기가 되고 그 점쟁이는 하늘이 낸 용한 점쟁이라고 믿게 됩니다. 일단 이렇게 믿음이 형성되면 그 다음부터는 무슨 말이 나오든 철썩같이 믿게되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죠.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 이야기 등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을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고 합니다. 사랑을 노래한 유행가 가사가 늘 내 마음을 잘 표현한 것 같은 느낌이나 혈액형과 성격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 바넘 효과의 일종이지요.

조사 결과에 의하면 보통 우리나라의 주부들은 남편이나 어린 자녀들보다 판매원의 의견에 더 쉽게 설득된다고 합니다. 보험이나 금융 상품을 가입할 때 상담을 받다보면 내 인생의 계획까지 세워주고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그들을 신뢰하지 않기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다 적용되는 판매나 상담을 듣고 바넘 효과에 빠지는 것보다는 스스로 필요한 정보들을 찾아보고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것입니다.

6. 첫인상 맹신

여러분 혹시 처음으로 미팅이나 소개팅을 나가셨던 그 때가 기억나십니까? 두근거리는 가슴을 잡고 상대방이 오기만을 기다리지만 상대방이 앉자마자 여러분의 얼굴에는 기쁨 혹은 실망이 빛이 순간적으로 나타납니다.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까요? 그 사람을 알려면 곁에 두고 오랜 시간동안 같이 지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진솔한 내면의 세계를 관찰하고 배우자를 고른다는 이야기들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을 평가하는데 대부분 필요한 정보는 첫인상을 통해서 얻는다고 하며, 그 첫인상을 형성하는 데는 5초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5초입니다.

그리고 첫인상은 단단한 콘크리트와 같습니다. 한번 첫인상이 형성되면 단단하게 굳어서 다시 이를 바꾸거나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됩니다. 한번 굳어진 첫인상을 다시 바꾸려면 최소한 40시간 이상의 개별적인 면담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가족과 아주 친한 친구를 제외하고 40시간동안이나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할만한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일상적인 관계에서 첫인상의 형성은 평생의 관계를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큰 것입니다.

이렇듯 강력한 첫인상의 효과는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방해하고는 합니다. 처음 접한 정보를 맹신하고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서 발생하는 효과로서 초두 효과라고도 합니다. 일예로 국내 주시시장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무리 우량하고 투자가치가 높은 주식이라도 주당 가격이 50만원, 80만원 이렇게 올라가게 되면 대부분은 감히 살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한 주에 몇십만원씩 하는 주식을 샀다가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앞서게 됩니다. 그래서 그보다 저렴한 몇 만원 혹은 몇 천원하는 주식을 사게됩니다. 하지만 액면가가 얼마가 되었든간에 자신의 투자 금액 한도내에서 주식을 산다면 결국 주식의 1주당 가격으로 매입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전혀 현명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80만원짜리를 1주 사거나 8,000원짜리를 100주 사는 것만으로는 투자 위험의 차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의 가격이 주식에 대한 첫인상을 형성해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입니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역시 강력한 첫인상의 일종입니다. 한번 좋은 제품이라고 인상을 받게되면 더 싸고 좋은 경쟁제품이 나오더라도 쉽사리 브랜드를 변경하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람을 사귀면서 느껴본 것처럼 첫인상 좋은 사람이 항상 착하고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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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브랜드들이 시장에 있지만 미국의 오토바이 제조사인 할리 데이비슨처럼 강력한 로열티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는 매우 드물 것입니다. 이들 할리 데이비슨의 고객 동호회 모임인 호그(H.O.G.; Harley Owners Group) 회원들, 일명 호그족들은 몸에 할리데이비슨 문신을 새길 정도로 절대적인 브랜드 로열티를 보일 정도입니다. 이런 인기는 한국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미국이 아닌 여기 한국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행사를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날씨가 화창한 5월의 어느 봄날 밤, 강원도 속초의 한 콘도 입구는 귀를 찢을 듯한 기타 사운드와 모터사이클 엔진 소리로 갑지기 떠들썩해집니다. 록 그룹의 기타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주차장에 도열한 600여대의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들이 특유의 "두둥 두둥 두두두둥" 엔진 소리를 뿜어내기 시작합니다. 하늘엔 불꽃이 터지고, 코에는 먹음직스러운 바비큐 냄새가 퍼집니다. 이런 절묘한 합주(合奏)는 절로 참가자들의 심장 박동을 높이기 시작합니다.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소유자들의 가장 큰 연례 행사인 호그 랠리(H.O.G. RALLY)'가 열린 것입니다.

이처럼 호그 회원들이 할리에 대해 갖고 있는 애착은 합리적인 분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2005년부터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있다는 한 주부는 "남편이 사고 싶다고 한 걸 몇 년을 말렸는데, 막상 경험해보니 나도 빠져서 타게 됐다""온 종일 할리 위에 앉아 800km를 달리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세계적 경영학자 톰 피터스(Peters)"할리데이비슨은 모터사이클을 파는 게 아니라 '경험'을 판다"고 주장한바 있습니다. '경험'의 중심에는 '호그 문화'가 있고 있다는 것이지요. 호그 회원들은 "가죽 재킷을 입고 같은 호그 회원들과 함께 휴게소에 내려서면,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지면서 마치 연예인이 된 듯한 묘한 쾌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합니다.

군대를 방불케 하는 클럽의 정밀한 규칙도 참여자에게 오히려 재미를 주는 요인입니다. 예를 들어 호그 클럽의 대장 격인 '로드 캡틴(Road Captain)'은 호그 회원들이 함께 투어를 떠날 때 주행할 노선을 결정하고, 주행 내내 선두에서 대열을 이끕니다. 주행 시 후미를 책임지는 '리어(Rear)'도 중요한 인물입니다. 클럽의 다른 선임자들은 초보 주행자들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호그 회원들이 할리에 열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이런 체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짐 매카슬린(McCaslin) 할리데이비슨 총괄 부사장은 "할리의 장점은 디자인과 소리, 느낌(look, sound, feel)"이라고 주장합니다. 일본 업체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효율적인 성능으로 시장을 침투해 왔을 때, 할리는 기능 대신 오감(五感)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대응했는데 대표적인 무기가 '할리 사운드'로 불리는 특유의 큰 엔진 소리입니다. 할리는 이 소리를 흥분된 심장 박동에 비유하며 '자유의 상징'으로 삼았는데, 이는 소리를 어떻게든 줄여보려 했던 일본 모터사이클과는 사뭇 다른 길을 간 것입이다. 이 회사는 이 소리를 특허로 등록하려고까지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이렇게 '문화'체험을 팔아 형성된 열광적인 고객층은 할리에게 다시 없는 자산이 되었습니다. 19833만명으로 출발한 호그가 100만명 넘게 불어나면서 할리데이비슨의 매출도 증대하기 시작하였으며, 2012년도에 이르러서는 55.8억 달러 매출에 10억달러라는 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수치 데이터만 변경되었음..)

이 사례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기준만으로 소비자를 이해할 수는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든 소비자들이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면 더욱 저렴하고 더욱 조용하고 성능에도 큰 차이가 없는 야마하나 가와사키와 같은 일본 제품을 구매하였을 것이고 할리는 결국 시장에서 사라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실용성외에 감각적 즐거움, 소유자간에 공유하는 유대감,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소비 패턴이 더 중요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1. 블랙박스

도입 사례에서 보신 할리 데이비슨의 사례는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가격이나 상품 품질 뿐만 아니라 매우 다양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오랜 경험을 쌓아온 시장 전문가들에게도 조차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마케터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들여다 봐도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블랙 박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소비자들의 마음은 소비자들 본인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TV 홈쇼핑을 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주문 전화를 하고 막상 물건이 오면 내가 왜 이것을 샀을까 하고 후회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일을 한다는 광고를 보고 명품 가방을 무턱대고 사고나서 대금을 갚을 길이 없어 막막해 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왜 마케팅 활동속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은 이렇게 복잡하게 나타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현대 사회에서 소비 행동의 본질을 생각해볼 필요를 보여줍니다. 인간에게 호흡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활동이 호흡이지만 오늘날의 소비 행동이 소비자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이런 최소한의 생존 활동이 더 이상 아닙니다. 과거에는 생존을 위해서, 먹고살기 위해서 필요한 필수적인 소비가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빵이 먹을 수만 있는 빵이라면 아마도 충분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나이, 연령, 소득수준, 기호, 취미 등 다양한 특성에 따라서 구매하는 상품도 다르고 구매를 하는 동기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2. 소비자 행동 영향 요인

1929년 서울의 화신백화점에서 있었던 실제 이야기입니다. 백화점에는 비싼 호랑이 가죽 제품인 호피가 전시 중이었지만 10일이 지나도록 팔리지 않았습니다. 이를 알게 된 당시 창업주인 박흥식 사장이 무슨 생각인지 호피 가격을 10배 올려라고 지시하자 하루만에 그 호피가 팔려나가게 되었습니다. 1929년에도 고가 마케팅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와 유사한 이야기는 주변에서 얼마든지 목격할 수 가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매번 새로운 승용차가 나올 때마다 어찌된 영문인지 가격은 계속 올라갑니다. 샤넬이나 구찌같은 유명한 명품들은 가방 하나가 소형차 한 대 값과 맞먹는 가격들이지만 불황기에도 매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시성 소비를 미국의 경제학자인 베블런(Veblen)의 이름을 따서 베블런 효과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베블런 효과는 소비자 행동의 동기가 타인에게 자랑하고 싶은 심리적 요인에도 기인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비자 행동이나 구매 결정은 단순히 계산기를 두드려서 가장 싸고 좋은 상품을 선택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1) 심리적 요인 (2) 개인 특성적 요인, (3) 사회적 요인, (4) 문화적 요인 등이 결부되어서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즉 이들 4가지 요인들이 소비자의 마음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3. 문화의 영향

먼저 문화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화의 중요성을 살펴보려면 먼저 우리의 행동 양식이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것이 아니라 사회속에서 배워온 것임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합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족이나 학교, 사회로부터 배운 가치, 사회적인 덕목, 욕구, 행동 양식은 결코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이런 문화적 차이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으면 경험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라도 결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일예로 다국적 슈퍼스토어 기업인 까르푸는 지난 2003년 중국 상하이에서 선착순 무료 조식 제공이라는 이벤트를 매장 앞에서 열었다고 큰 비난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무료 식사를 획득하기 위해서 줄을 선 중국인들의 모습이 방송에 나가게 되었고 이 판촉활동이 중국 언론들로부터 중국인을 거지 취급했다고 호되게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유럽이나 미주라면 무료 식사라고 출퇴근 직장인들에게 크게 환영받고 사회적으로도 별 문제가 없었을 판촉 행사이지만 유난히 자존심이 강한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서 빚어진 결과입니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도 비슷한 실수를 합니다. 한국 주부들의 구매 습관을 고려하지 않은 운영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국내에서 철수를 하게 됩니다.

이런 문화적 차이에 의한 충돌은 주로 국가간 차이가 불러오는 경우가 많지만 그 보다 더 작은 단위인 인종, 종교, 지역, 연령대의 차이등에 의해서도 문화가 영향력을 미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작은 집단들이 공통적인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유하고 있는 소문화를 하위 문화라고 이야기 합니다. 개성이 강해지면서 타인과 자신을 다르게 인식하려는 동기가 더 커졌으며, 더 다양한 하위 문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예로 휴대폰을 사용하는 10대와 30, 60대 소비자들을 비교해 보십시오.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문자를 보내고 음악이나 동영상을 휴대폰으로 보며 휴대폰 캠코더를 다이어리 처림 이용하는 10대들은 분명 다른 연령층과는 다른 휴대폰 이용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문화와 하위문화가 마케팅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들 문화가 지정한 규범대로 소비자들이 따라간다는 점에 있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문화와 소비행동을 연계하기도 합니다. 이슬람 신도들은 율법이 정한데로 할랄이라는 도살법을 따른 육류만 먹으면서 자신들이 진정한 이슬람 신도임을 다시한번 다짐하는 것입니다.

4. 사회적 영향

마케팅에 중요한 사회적 요인들은 (1) 준거집단(reference group) (2) 가족이 있습니다. 개인의 마케팅 활동은 다른 집단의 영향력을 많이 받습니다. 일예로 높은 공직에 있는 공무원이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선듯 수입 외제차를 타고 출퇴근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처럼 집단의 영향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개인의 준거집단입니다. 준거집단은 소비자 개인이 성격과 행동을 형성하는데 기준이 되는 집단을 의미하며 소비자의 행동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마케터가 대상 소비자들의 준거집단이 누구인지를 파악할 수만 있다면 준거집단을 마케팅에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존경하는 사람이 특정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큰 광고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최초의 미국 흑인 대통령으로서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화제의 대상이었으며 많은 사랑과 기대를 받았습니다. 당연히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가지고 다니면서 자유롭게 이메일 송수신이 가능한 블랙베리(Blackberry)라는 휴대 통신기를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오바마는 대통령에 취임하면 국가 안보와 법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블랙베리를 포기할 것을 참모들로부터 종용받은 바 있지만, 여전히 블랙베리를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NYT CNBC 등 취임 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에게서 블랙베리를 뺏으려 하겠지만 나는 여전히 블랙베리에 집착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이런 행동은 결과적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블랙베리에 더욱 충성하도록 하는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블랙베리를 만드는 리서치인모션의 회장은 오바마가 공직자가 아니라면 2500~5천만달러는 줘야 이런 효과가 가능할 것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입니다.

가족 역시 개인의 구매행동에 강한 영향력을 미칩니다. 가족구성원의 특성과 상품의 특성에 따라 미치는 영향력을 달라집니다. 일예로 자동차나 전자 제품을 구매할 때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남편의 몫이지만 가구, 식료품, 자녀 교육 등은 부인이 결정합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성장기의 자녀들은 의사결정권자로서의 권한은 적지만 간접적으로 대부분의 상품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 영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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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인특성 요인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인 요인들은 대단히 다양합니다. 개인의 성격은 물론이고 연령, 성별, 직업, 교육수준, 가치관, 생활방식 등 다양한 특성들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1) 라이프스타일

이들 중 중요한 것을 살펴보면 우선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은 개인이 삶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로 AIO, 즉 행동(Activity), 관심(Interest), 의견(Opinion)을 통하여 판단할 수 있습니다. 행동(Activity)은 주로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운동을 좋아하고 어떤 사교활동을 하는지와 같이 개인의 활동과 관련된 개념입니다. 관심(Interest)은 개인의 관심사에 대한 사항으로 평소 좋아하는 것들에 관한 개념입니다. 의견(Opinion)은 주요한 사회적 이슈이나 정치적 성향,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하여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의미합니다. 3가지 측면을 가늠해 봄으로서 마케터는 이 사람이 어떤 소비 의사결정을 내릴지도 사전에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일예로 사회의 주요한 이슈에 대하여 보수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고 밖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운동을 하기보다는 집안에서 생활하기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미니(Mini)나 기아 소울(Soul)처럼 특색이 강한 차를 구매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매우 힘든 일입니다.

(2) 개인의 성격

또한 개인의 성격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인간들은 자신과 유사할수록 호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래서 배낭여행에서 가끔 만나는 한국 젊은이들이 그렇게 반가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만일 개인의 성격과 브랜드의 특성이 유사하다면 소비자들은 보다 호의적인 태도를 보일 것입니다. 일예로 말보로와 같이 거칠고 터프한 이미지를 가진 담배는 자연스럽게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을 가진 패션 디자이너가 말보로 담배를 피는 모습은 쉽게 연상이 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지요.

(3) 데모그래픽(Demographic) 특성

성별, 연령, 소득, 결혼 여부, 직업, 지리적 위치 등 인구통계학적인 특성 역시 구매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상품, 브랜드가 다른 것은 물론이고 구매 장소에 차이를 보입니다. 소득 수준은 가족 집단의 가처분 소득수준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가족 구성원의 특성에 따른 소비행동의 차이를 보입니다. 그 외 결혼 여부, 직업, 지리적 위치등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6. 심리적 요인

소비자가 구매 행동은 (1) 구매동기 (2) 구매 태도에 의하여 영향을 받습니다.

우선 (1) 구매 동기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동기(motive)는 인간의 행동을 강력하게 이끌어내는 내면속의 잠재된 구매 이유입니다. 똑같은 상품을 똑같은 장소에서 사는 경우에도 그들이 구매하는 동기는 저마다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일예로 초코렛을 사는 경우를 보시면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하여 사람 소비자도 있고, 정말 배고파서 사는 경우, 혹은 창업을 꿈꾸는 미래의 제빵사가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살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제각각 다른 사람들의 동기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어떤 시점에 어떤 욕구를 느끼는지를 분석하기 위하여 매슬로우(Maslow)는 욕구단계설을 주장합니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는 가장 해결이 시급하고 근본적인 욕구인 a. 생리적 욕구(먹고 마시고 자는 등 생물학적 욕구)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면 보다 차원이 높은 다음의 욕구인 b. 안전 욕구(육체적, 정서적으로 위험을 피하고 싶은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고 합니다. 안전 욕구 역시 충족되고 난 이후에는 보다 차원이 높은 c. 사랑, 소속감 욕구(애정, 우정, 사랑, 사회적인 인정 등), d. 존경 욕구(자기 존중, 성취, 자율성, 지위, 안정 등), 그리고 궁극적이며 가장 차원이 높은 e. 자아실현의 욕구(성장, 잠재력 추구, 예술적 성취 등)를 추구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포도주의 예를 들어 상품과 관련된 욕구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남극을 탐험하던 한 탐험가는 너무 추운 겨울날 언 몸을 녹여줄 수 있는 포도주 한 병이 간절했습니다(생리적 요구). 그런데 반 쯤 깨진 포도주병을 발견하고는 정신없이 갈증을 채웠습니다. 그러자 이제야 혹시 깨진 유리까지 마신게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안전 욕구). 그 후 무사히 탐험을 마치고 돌아오게된 탐험가는 자신의 탐험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주기 위하여 파티를 열게되고 친구들이 좋아하던 샴페인을 준비합니다(사랑, 소속감 욕구). 그런데 파티 이야기를 들은 한 신문기자가 탐험 이야기를 기사화하고 싶다고 저녁을 같이 하자고 전화가 왔습니다. 가능하면 이 신문기자에게 성공한 세련된 신사다운 모습을 보이고 싶던 탐험가는 레스토랑에서 비교적 고가의 와인을 주문합니다(존경 욕구).

그런데 주문한 와인의 맛이 너무 좋아 감동을 받았던 나머지 이 탐험가는 이제 탐험을 그만 접고 세계 최고의 와인을 만드는 것을 새로운 꿈으로 삼게 됩니다(자아실현 욕구).

(2) 태도는 상품이나 특정 대상에 대하여 개개인이 비교적 일관되고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일괸된 평가나 느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태도는 과거의 구매 경험이나 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간접적인 지식 등을 통하여 형성되는데 일단 한번 형성된 이후에는 잘 바뀌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일예로 쇠고기는 한우가 가장 맛있다’, ‘중국산 제품은 믿을 수 없다’ ‘국산차는 안전성이 약하다와 같이 개인이 이미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선입관이나 준거의 틀을 의미합니다. 이런 태도가 구매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태도에 따라서 행동이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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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EA는 스웨덴의 가구 기업이자, 없는 것이 없는 가구점으로 세계적인 유명 기업입니다. 한국 돈으로 채 1만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가구와 소품들을 살 수 도 있고, 아이들이 입으로 물어도 괜찮을 정도로 친환경 제품들을 만들어 왔으며, 고객이 직접 조립을 하는 형태의 새로운 가구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IKEA가 드디어 201412월 광명점에 1호점을 열고 처음 한국에 상륙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오픈일에는 개장 한 시간여만에 세 개 층의 주차장은 이미 꽉 들어차 빈자리가 없었고, 정식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 훨씬 이전에 출입구에는 체감 온도 영하 15도의 살인적 추위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기다리는 행렬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그러나 이케아가 자랑하는 강점인 고객이 직접 조립하는 형태는 한국 고객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판매 방식인 것이 사실입니다. 이케아는 자신들의 강점으로 원하는 서비스만 구매한다를 내세우고 있으며, 고객이 직접 운송이나 조립을 처리하여 부지런히 움직일수록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케아에서 고객은 마음에 드는 제품을 셸프 서브 공간에서 직접 꺼낸 뒤 집으로 직접 가져가서 조립까지 해야하는 방식이며, 조립이나 배송을 이케아에 부탁하려면 적지않은 배송료와 조립비를 추가로 내야만 합니다.

또한 IKEA는 진출 초기에 세계적인 명성에 어울리지 않은 많은 미숙한 모습들을 보여 한국 소비자들의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개장 전부터 외국의 판매 가격에 비하여 다소 비싸게 가격을 책정하여 한국 고객이 봉이냐는 불만이 여기 저기 튀어나왔고, 판매 제품에 사용된 디자인 중에는 동해를 일본해로 잘못 표기한 제품들이 버젓이 등장해서 한국인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개장 초기에는 몰려드는 고객들을 예측하지 못해서 고객들의 원성을 사기도 하였습니다. 매장 내부에 별도의 대기 공간이 없는 탓에 기다림에 지친 고객들의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이케아는 분명 한국에서 경쟁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품질과 고객 가치가 뛰어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지 이런 것들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새롭게 만나게 된 한국 고객들을 잘 이해하고, 세계 시장과 다른 한국 고객들의 까다로운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세계적인 기업도 한국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고객들과 진정한 관계를 맺어 우리 이케아라는 이야기를 듣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1. 관계 마케팅

앞서 본 사례는 이케아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일지라도 고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고객과의 관계가 미흡하다면 시장 개척이 쉽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세계적 명성의 브랜드일지라도 고객과 성공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면, 결국 고객들의 큰 불만을 초래하고 사업 전체에 걸친 위험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이제 기업의 성과 향상을 위해서는 단순한 판매가 아닌 고객과의 우호적인 관계 형성이 필수적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고객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마음속에 해당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자리잡아 오랫동안 고객의 사랑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은 오로지 판매에만 초점을 맞추고 단기적인 시장 성과를 올리는 것만을 강조해오고는 하였습니다. 그러나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신규 고객을 획득할 때 소요되는 마케팅 비용이 점차 증가하면서 단기적인 판매 성과가 장기적인 기업 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런 환경 변화속에서 '관계 마케팅(Relation marketing)'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관계 마케팅이란 거래의 당사자인 고객과 기업간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 강화함으로서 기업-고객간 상호작용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하여 상호간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의미합니다. 즉 파트너인 고객과의 지속적인 유대를 기반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함으로서 불필요한 소모적인 경쟁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가능하게 합니다.

2. 새로운 변화

과거의 판매나 마케팅 개념에서는 단순히 좋은 제품을 적절한 유통경로를 통하여 이익이 발생되는 가격에 팔수 있도록 광고나 촉진활동을 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었다면, 관계 마케팅 개념에서는 고객의 구매 전과 사용, 구매 후에 걸친 일련의 프로세스를 대상으로 어떻게 보다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기존의 판매 개념과 관계 마케팅간의 차이점을 간략히 제시하면 다음과 같은 도표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구분

기존 판매

관계 마케팅

목표

거래를 통한 매출, 이익 창출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구축

관심

시장 점유율, 수익률 향상

고객 만족도 향상

기간

단기적 관점

중장기적 관점

고객 참여

제한적, 수동적인 고객참여

포괄적, 적극적인 고객참여

고객 접촉

A/S 등 문제 발생시에만 접촉

B/S, A/S 등 빈번한 접촉

상품특성

물리적 제품

솔루션, 서비스 제품

마케팅 개념

전통적 판매 개념

상호작용적 마켘팅 개념

즉 기존의 판매나 제한된 마케팅 개념이 주로 매출이나 이익과 같은 단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물리적인 제품의 판매에 주력한다면, 관계 마케팅에서는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구축을 목표로 고객 만족도의 향상에 주력하며 이를 위하여 다양한 서비스나 솔루션을 제공하는 포괄적인 고객관리 활동을 추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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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계마케팅 이점

관계 마케팅이 오늘날 새롭게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기존 판매나 마케팅의 개념을 보완하는 동시에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에게 이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계 마케팅의 장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업 입장에서의 이점

기업들은 오랜 기간의 사업 경험을 통하여 기존의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매번 새로운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고 효과적인 방법임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자사의 상품을 이미 구입한 고객들을 소홀히 취급하여 이들을 다른 경쟁사에 빼앗기고 매번 새로운 고객들을 사냥하는 수렵형 마케팅보다는 자사 상품을 구입한 기존 고객들을 잘 가꾸어 매년 풍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경작형 마케팅이 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마케팅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5배 이상 소요된다고 하며(Rosenberg and Czepiel 1984), 기업은 단지 기존 고객중 5%의 이탈을 막아낼 경우 거의 100% 이상의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Reichheld and Sasser, 1990).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객 생애가치(lifetime value)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만일 회사가 경작형 마케팅으로 고객에게 지속적인 만족감을 주어서 이들이 고객으로 남는다면 이 고객은 평생동안 같은 상품을 구매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 고객은 단한번의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이익을 주게 됩니다. 이것을 생애가치 라고 합니다.

2) 소비자 입장에서의 이점

소비자인 고객 입장에서도 특정 기업과 오랜기간 동안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다양한 이익을 줄 수 있습니다. 우선 특별하게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음으로서 구매시 불안감이나 선택을 위한 고민 등이 필요성이 없어짐으로서 심리적인 편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교환 관계가 이루어지면서 기업이 점차 고객에게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욱 유리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받을 수 있고, 사은품, 가격 할인과 같은 직접적인 금전적 이익까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의 본질은 고객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계 마케팅은 지속적으로 고객들의 기업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하며, 고객들이 기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동기를 제공합니다. 결과적으로 고객과 기업간의 끈끈한 관계를 구축함으로서 고객은 기업에게, 기업은 고객에게 서로 의존하는 상호의존성이 높아지게 되고, 이런 상호의존성은 기업을 경쟁자로부터 보호해주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이러한 장기적 고객 관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IT와 마케팅 조사 등 체계적인 지원체계에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고객관계관리, 혹은 CRM이라고 부르는 시스템입니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약자로서, 고객의 개인적 인구통계정보와 구매관련 정보를 통합하여 바람직한 고객 관계를 개발하고 유지하고자하는 마케팅 전략인 동시에 정보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스타벅스 코리아는 스타벅스 카드라는 충전식 선불카드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활용하여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라는 일종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드 번호롤 개인 정보와 함께 홈페이지에 등록할 경우, 매장에서 결제 할 때마다 별(*)이 적립되고, 적립된 별에 따라 고객들은 무료 음료 증정, 커피 e쿠폰 발급, 등급별 다양한 혜택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생일이 다가오면 생일 축하 문자와 더불어, Tall Size의 음료를 무료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카페베네 등 경쟁자로부터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하여 스타벅스가 진행중인 고객관계 프로그램입니다.

4. 관계마케팅 특성

그러나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관계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입니다. 장기적인 관계 구축이 목표이기 때문에 고객이나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이 필요하지만, 하루하루의 매출이나 이익에도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기업들에게 장기적인 목표를 유지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기업들을 뚜렷한 관계마케팅을 위한 전략적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이 추구하는 목표들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수익성이 높은 우량 고객들을 과학적으로 확인하고, 이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나아가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국내의 주요한 은행들은 각 고객들의 예금액이나 수익에 기여하는 정도를 기반으로 세분화된 고객분석표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각 다른 고객 등급을 매기고 등급에 따라 차별화된 금리나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둘째, 고객들의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향후 이들이 자사 상품을 구매시 보다 업그레이드된 상품이나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업셀링(up-selling)과 크로스셀링(cross-selling)을 유도합니다. Dell 컴퓨터를 구매한 고객은 프린터나 프린터잉크, 모니터, 서비스 등 관련된 다른 상품들을 사도록 요청되고 있으며, PC 교체 주기에 따라 신상품의 구매를 권유받기도 합니다.

셋째, 이들 고객들을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은 이후, 이들의 입소문과 같은 긍정적인 구전을 주요한 촉진 수단으로 관리합니다. 최근 광고의 범람과 소비자의 불신속에서 만족한 고객들의 구전은 가장 강력한 정보원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넷째, 고객들의 경험을 총체적으로 관리하고자 합니다. 긍정적인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모든 고객 접점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정적인 경험의 최소화, 고객 불만의 해결 등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입니다. 미국의 렌터카 업체인 에이비스(AVIS)사는 고객들이 자동차를 빌리는 전 과정을 단계적으로 분석하여 고객의 총체적인 경험을 개선하였습니다. 90년대 중반 에이비스는 경쟁사인 허츠(Hertz) 등에

비하여 자사의 고객만족도 점수가 계속 하락하자 고객들의 자동차 렌트시의 경험을 세세히 분해하여 관찰함으로서 이에 대한 원인을 찾고자 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자동차 렌트 과정은 100여개의 단계로 분해될 수 있었는데, 일예로 고객들이 렌트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에 대하여 불만을 갖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단골 회원에 한하여 렌터카 신청 센터를 들르지 않고도 바로 차를 배정받아 나갈 수 있는 우대서비스 프로그램을 도입하였습니다. 또한 비행기 출발 시간 때문에 초초해하는 고객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하여 공항 터미널처럼 비행기의 출발 시간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고객용 모니터를 부착하기도 하였습니다.

5. 관계마케팅 발전단계

처음보는 사람들이 한눈에 서로를 이해하고 친해지기는 사실상 매우 어렵습니다. 많은 경우 개인과 개인이 인간적으로 만나서 친해지고 관계가 형성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사건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소비자와 기업간의 관계 역시 이런 인간적인 관계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관계를 형성하고 성장하고 성숙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처음으로 휴대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통신사를 선택함으로서 기본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통화, 게임, 음악 등 다양한 통신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을 통해서 좀더 해당 통신사에 대해서 많이 알아가게 되며 이들간의 관계도 깊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반복된 만족 경험을 기반으로 이 사용자는 친구나 친지, 동료들에게 해당 통신사가 얼마나 좋은지 자랑하고 다니는 브랜드 전도사가 될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관계 진화 과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4단계의 관계 생애주기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1) 관계형성 단계

관계 마케팅의 초기 단계는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거나 경쟁사의 고객을 빼앗아오는 단계로서 고객들에게 경제적, 기능적, 혹은 사회적 편익을 약속하고 성실하게 이행함으로서 만족감을 제고해야 합니다.

특히 이 단계는 모든 관계 형성의 시작이 되기 때문에 회사에 장기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우량한 고객들을 선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작업이 됩니다. 즉 많은 비용을 들여서 무조건 많은 고객들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인 수익에 도움이 되는 질적으로 훌륭한 양질의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은행은

2) 관계성장 단계

관계의 성장단계에서는 고객과의 신뢰 구축의 형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서비스 산업의 예를 들면 고객의 신뢰는 몰입과 같은 다양한 긍정적 경험의 전제조건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히 만족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재미나 몰입, 흥미, 애착과 같은 다양한 감성적인 경험을 제공함으로서 고객과 기업간의 관계를 보다 끈끈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3) 관계성숙 단계

관계 성장단계를 통하여 만족스러운 경험을 한 소비자들이 보다 관계에 적극적으로 몰입하여 다른 경쟁 브랜드나 대안들을 잘 고려하지 않게 되는 성숙된 단계입니다. 고객은 브랜드나 기업에 대한 어느정도의 확신이 들게되면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 지각된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경쟁 상품이나 브랜드를 검토하기보다는 기존에 사용하던 상품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또한 자신의 만족스러운 경험을 적극적으로 주변에 알리는 브랜드 전도사의 역할을 자처하게 됩니다.

4) 관계해지 단계

그러나 아무리 만족스러운 관계라도 기업과 고객간의 관계가 영원하리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즉 고객이 경쟁브랜드로 이탈하거나 구매력을 잃게 되는 등의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쟁 브랜드로 이탈하는 경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일예로 자사가 제공하는 상품이나 경험이 더 이상 만족스럽거나 매력적이지 않기때문일 수도 있고, 경쟁사가 새로운 관계를 모색할 만큼 뛰어난 가치의 상품을 공급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고객이 왜 관계를 이탈하는가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런 분석 결과는 기업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만일 고객이 구매력을 잃거나 흥미를 잃어서 고객과의 관계를 해지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가능한한 우호적이고 긍정적인 기억을 이들에게 남겨줄 필요가 있습니다. 관계 해지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불쾌한 고객 경험은 한 때 충성스러온 고객들을 최악의 불만 고객으로 바꾸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구전이 긍정적인 구전보다 그 파급력이 더욱 큰 것도 한 이유입니다.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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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많은 일상 속에는 마케팅의 영향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왜 봄에는 벚꽃을 보기 위하여 여의도나 진해를 방문하고, 여름에는 수영복을 사기 위하여 백화점의 여름 바겐 세일을 찾아다니고, 가을에는 빼뺴로 데이를 위하여 과자를 만들고 있을까요? 그리고 겨울에는 종교와 무관하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빨간 옷의 산타 클로스를 기다릴까요?

벚꽃의 자생지가 한국인만큼 전국 어디서나 벚꽃을 쉽게 볼 수 있지만, 명소라고 소문난 장소가 아니면 벚꽃 구경을 한 것 같지 않지요, 바로 지역 브랜드의 명성과 구전으로 전해지는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입니다. 여름이 되면 대부분의 백화점은 바겐 세일을 통하여 여름 용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지만, 결코 손해를 보지는 않습니다. 고객 차별화를 통하여 수영복을 미리 장만하고 싶은 고객들에게는 여름이 시작하기 전에 이미 비싼 가격에 충분히 이익을 남기고 판 뒤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삼겹살 데이나 빼빼로 데이 등 다양한 데이 마케팅이 등장하면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요란한 행사들이 수시로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크리스마스는 일상 생활 속 마케팅의 영향력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산타클로스는 언제나 빨간색 옷을 입은 뚱뚱하고 인자한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항상 빨간 색 옷만을 고집할까요? 사실 실제 역사 속에 등장하는 산타클로스는 지금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산타 클로스의 실제 모델인 성 니콜라스는 270년 소아시아 지방 리키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자선심이 지극히 많았던 사람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남몰래 많은 선행을 베풀었는데, 실제로 니콜라스 성인은 상당히 마른 체구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산타가 뚱뚱해지고 빨간색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겨울철이면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던 코가 콜라사가 산타를 자기 회사의 마케팅에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산타는 코카콜라의 상징색인 빨간 색 옷을 입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 사람들에게 떠오르는 산타는 항상 빨간색 옷에 인자한 웃음을 짓는 할아버지로 기억되게 되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산타는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실제 지붕이나 굴뚝에서 보다는 여러 기업들의 광고에 더욱 자주 보이게 됩니다이 사례는 마케팅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우리 생활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 생활속의 마케팅

이번 시간을 통하여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서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마케팅의 존재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이를 통하여 보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하여 필요한 지식들을 접해보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마케팅에 대하여 흥미를 갖게 함으로서 여러분의 사회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초 소양을 쌓는 것도 하나의 목표가 되겠습니다.

어 나는 공대생인데?”, “나는 그런거 관심없는데...” 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마케팅이 꼭 기업이나 상품의 마케팅 담당자만의 영역은 아닙니다. 일예로 최근에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도 개발 단계 이전에 과연 이 기술이 얼마나 시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하고 개발되게 됩니다. 시장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지요. 공연이나 영화를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마케팅입니다. 미팅에 나가서 다른 친구들보다 더 돋보이는 것도 마케팅입니다. 그리고 자기 소개서도 결국 잘 정리된 한 장의 마케팅 기획서와 다름없습니다. 여러분 주변의 모든 것들이 마케팅의 영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며, 그 대상은 날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큰 흐름중 하나를 이해하시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자 이제 그 큰 흐름속으로 같이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2. 도대체 마케팅이란?

여러분은 아마 주변에서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이미 많이 들어서 익숙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가게는 맛이 있는데 마케팅이 별로야혹은 마케팅을 잘해서인지 사람들이 그 브랜드만 좋아해라는 말들을 많이 들으셨고 또 스스로도 많이 이야기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향후 장래 진로를 마케팅에 두고 계신 분도 많이 있고 현재 마케팅에 몸을 담고 계신 분들도 주위에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자 그럼 여러분들은 도대체 마케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번 생각을 해보십시오. 주위에서 무심코 쓰고 흔하게 들은 이야기지만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마케팅을 물건을 파는 기술이라고 하실 수 도 있고 또 다른 분들은 아마 매력적인 모델이 나오는 화려한 광고 혹은 고객을 떠받드는 친절한 서비스를 떠올리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여러분들이 떠오르는 그림은 마케팅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마케팅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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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두가지 다른 사례

마케팅이 무엇인지 살펴보기 전에 우선 다음 두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우선 TV에도 가끔 나오는 욕쟁이 할머니집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경기도 포천 고모리 문화마을에는 욕쟁이 할머니가 운영하는 음식점이 하나 있습니다. 저수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욕쟁이 할머니집이 나오는데 된장찌개나 우거지찌게를 판매하는 평범한 음식점입니다. 하지만 이집에서 밥을 먹으려면 남기지 말고 처먹어라 이놈아하는 욕 정도는 할머니에게 실컷 얻어먹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물론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이지만 사실 깨끗하고 다른 친절한 음식점들에 비해서 특별할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격도 비슷하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요즘에도 평일에 번호표 들고 30분 이상을 대기하기가 예사일 정도로 손님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또 다른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90년대 말은 인터넷 붐이 일어나면서 여기저기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롭고 기발한 사업들이 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기회를 잘 포착한 루이스 보더스 등 야심에 찬 젊은이들은 19996월 웹밴(Webvan.com)이라는 온라인 사업을 시작합니다. 식료품이나 생활용품들을 웹사이트에서 주문받아서 바로 구매자의 집 앞에까지 친절하게 배달해주는 온라인 식료품 전문을 창업한 것이지요. 사람들이 슈퍼마켓까지 운전을 하고 가서 계산하기 위해서 줄을 설 필요도, 힘들게 물건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게 한다는 취지였고 특히 장애인이나 노인, 우범지대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크게 성공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상당히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었기 때문에 세계 유수의 투자자로부터 7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누구도 성공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도유망하던 이 회사는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20017월 회사가 파산을 하게 됩니다.

도대체 이 두 회사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난 것일까요? 왜 사람들은 그다지 특별한 메뉴도 아닌데 욕까지 얻어먹으면서 기어코 밥을 먹으려고 30분이나 기다리는 것일까요? 왜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던 인터넷 기업은 채 2년도 버티지 못하고 파산을 하게된 것일까요?

4. 마케팅의 정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마케팅, 친절함이 곧 마케팅, 고객이 만족하는 것이 곧 마케팅이라고 상식적으로 이해하고 있던 분들이라면 위에서 언급한 2가지 사례들이 얼핏 쉽게 이해되지 않으실 수 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마케팅이 무엇인가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갖게 된다면 욕쟁이 할머니집의 성공과 웹밴의 몰락이 너무나 당연한 일임을 이해하시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구루(Guru)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원래 구루는 힌두교나 불교 등의 종교에서 일컫는 스승으로서 자아를 터득한 신성한 교육자를 의미합니다. 굳이 번역하자면 대가정도의 의미겠지만 정신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대가보다 심오한 경지로 보셔도 무방할 듯 합니다. 오늘날 경영학에도 이런 구루로 불리우는 대가들이 있습니다. 마케팅 분야에서 이런 구루로 인정받고 있는 필립 코틀러 교수는 마케팅을 어떻게 정의하였을까요?

코틀러는 마케팅이란 고객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킴으로서 고객과 수익성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정의한바 있습니다. 이 정의에는 음미해볼 만한 중요한 단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로 고객의 니즈, 수익성 있는 관계입니다. 우선 고객의 니즈라는 단어를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5. 고객의 니즈

모든 마케팅은 고객의 니즈에서 출발한다’. 여러분은 이 말에 얼마나 동의하십니까? 니즈란 인간에게 무엇인가 필요한 것이 결핍된 상태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이지요. 일예로 배가 고프거나 추위를 피하기 위한 옷, 사고 없이 안전하게 살고 싶은 마음 이런 것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원적인 육체적 니즈의 한 예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의 하나는 사회적 생활을 하고 문화를 향유하는 복잡하고 섬세한 동물이라는 점입니다. 그 결과 배고픔을 면하는 것만 가지고는 만족을 할 수 가 없지요. 육체적인 니즈외에 다른 필요한 것들이 꾸준히 발생하게 됩니다. 일예로 누구나 학교나 직장에서 소위 왕따가 되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동료집단에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회적 니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을 보다 잘 표현하려는 개인적 니즈도 있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려는 지식에 대한 니즈도 있습니다. 이런 니즈들은 개인의 부족한 것들을 메우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들입니다.

마케팅은 이런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활동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가 고픈 소비자들에게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함으로서 니즈를 채워줍니다. 그런데 그들이 원하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고픈 소비자들은 주린 배를 채워줄 막연한 그 무엇 혹은 배를 채워줄 단백질 성분을 원하는 것이 분명 아닙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이야기합니다. 어떤 이들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기도 하고 양푼 비빔밥을 먹기도 하지요. 다이어트에 민감한 아가씨는 칼로리가 적다는 시리얼을 찾기도 합니다. 이런 니즈를 채워줄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을 원츠(wants)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배고픈 것은 인간의 본성인데 어떤 이는 햄버거를 먹고 어떤 이는 비빔밥을 찾을까요? 이것은 원츠가 본성적인 것이 아니고 마케팅의 노력이나 환경, 문화 혹은 개인적 기호의 영향등에 의해서 후천적으로 생겨난 것들임을 보여줍니다. 마케팅은 소비자의 니즈가 구체화된 이들 원츠인 상품이나 브랜드 등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자 그럼 이제 다시 욕쟁이 할머니 집의 경우로 돌아가 봅시다. 이제 우리는 이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욕을 들으면서 밥을 먹으려는 것은 어떤 결핍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행동일까요? 현대인들은 급격한 경제적 발전을 겪으면서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고 살고 있습니다. 발전식점에 가나 하나같이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결핍된 것은 그리운 옛날혹은 말투는 거칠지만 좐식을 사랑하는 속내를 지니고 계셨던 추억속의 어머니나 할머니가 아니었을까요? 욕쟁이 할머니는 이런 마음을 달래주는 좋은 수단일 지도 모를 것 같습니다.

6. 수익성있는 관계

다음으로는 마케팅에서 수익성의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일년에 한 두차례 운동회가 끝나면 아버지가 제 손을 잡고 가던 중국 음식점이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오래전 일이지만, 그 음식점의 자장면 맛은 아직도 잊기가 어렸습니다. 그리고 그 집 안쪽에 큼지막하게 걸려있던 액자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커다란 붓글씨로 진하게 써있는 글귀는 고객은 왕이다였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그 글귀가 인상이 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객은 왕이라는 말이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그 중국집에는 종업원이 3명 정도 였지만 손님들은 수십명이 넘게 와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손님을 왕처럼 모시는 것이 가능하였을까요? 음식도 늦게 나오고 서비스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손님을 왕처럼 모시려면 종업원이 수십명에 손님이 서너명이어야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여기서 우리는 기업의 사업 목적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은 법률적 용어로 보통 법인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법인(juridical person)이란 말 그대로 법에 의해서 권리와 의무의 주체로서 자격을 부여받은 인격체라 말입니다. 인간처럼 피와 뼈로 구성된 유기체는 아니지만 여러모로 사람의 생존방식과 닮아 있습니다. 인간이 화재나 전쟁 등 위기 상황에서는 본능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것처럼 법인인 기업들도 사업경쟁에서 살아남아 존속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업의 지속성(on-going) 컨셉이라고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야기 하고 있는 목표는 조금 다릅니다. ‘인류 공헌이라든지 고객 행복’ ‘사회 기여’ ‘애국 기업등 보다 추상적이고 매력적인 슬로건들이 사용되고 있지요. 하지만 이런 멋진 구호 뒤에 들어있는 기업의 본능적인 목표는 생존, 그리고 성장인 것입니다.

그런데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기업을 원활하게 움직이게 하는 혈액인 이익일 것입니다. 이익 없이는 기업은 결국 사라지게 되고 말 것입니다. 그것이 모든 고객을 왕처럼 모시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왕처럼 모시려면 고객이 그 이상의 이익을 기업에게 되돌려 주어야 가능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수익성이 높은 고객층은 매우 적은 숫자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웹밴이 망한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웹밴은 구매자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회사에 도움이 되는 고객인지를 묻 되는따지 되는않고 그 당시에는 혁신적이었던 최상의 서비스를 고객 모두에게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 벌어들이는 수입은 그다지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질 회사에서비스는 더욱 많은 인원과 더욱 많은 차량, 그리고 더욱 많은 비용을 과다하게 필요로 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회사가 더 이상 버티어 낼 수 없었던 것입니다. 만일 웹밴이 이익에 기여하는 정도에 따라서 고객들을 분류하고 높은 이익을 마나 고객에게나 많은 서비스를, 적은 이익을 마나 고객에게나 제한된 서비스를 차별적으로 제공하였다면 이야기나 달라졌을 되는 릅니다. 즉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가치가 높은 고객에게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들은 고객을 차별적으로 관리함으로서 이런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예로 똑같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예금을 하더라도 여러분이 얼마나 큰 수익성을 은행에 돌려주는가에 따라서 금리는 다 다르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마케팅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기업의 생존을 위하여 수익성을 확보하는 두가지의 목표를 모두 충실히 달성해야 하는 기업 활동인 것입니다.

7. 마케팅의 목표

그렇다면 기업은 적절한 수익성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옛 말에 돈을 쫓으면 부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계적 부호들도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컴퓨터가 좋아서 하버드 대학을 중퇴한 21살의 청년은 PC산업의 황제인 빌 게이츠가 되었습니다. 축구가 좋아서 열심히 뛰어다니던 소년은 한국의 자랑스러운 프리미어 리거 박 지성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돈보다 더 높은 가치들을 추구하였고 돈은 이런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얻어진 것입니다.

마케팅의 목표인 수익성 추구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에게 이익은 결코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결과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기업의 사명으로 삼고 이익은 이런 사명을 충실히 실천함으로서 자연히 얻어지는 결과라고 믿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경영철학으로서 마케팅 컨셉(marketing concept)이라고 부릅니다. 마케팅 컨셉을 채택한 기업들은 몇가지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고객을 철저히 이해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의 눈으로 판단함으로서 그들이 원하는 진정한 가치를 자신들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담아냅니다. KT는 신입사원들이 입사하면 입사 후 1년 동안은 무조건 고객들을 상담하는 일선 현장에서 보내도록 합니다. 지루하고 힘든 일에 신입사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일도 빈번하지만 이런 과정없이는 고객을 이해할 수도,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할 수도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품질이 높기로 유명한 스칸디나비아 항공사(SAS)는 고객 만족의 중요성을 전 직원에게 알리기 위하여 회장이 정기적으로 항공 카운터에서 고객 업무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그리고, 경쟁사보다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 항상 경쟁사의 활동에 주위를 기울이는 특징들이 있습니다. 고객들은 항상 여러 기업들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더 좋은 서비스나 가치라는 것도 결국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마케팅 컨셉을 채용한 기업들은 더 높은 수익성과 더불어 소비자들로부터 깊은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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