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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2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개발·디자인·상품기획 쪽 직원 50여 명은 비장한 각오로 경기도 수원사업장에 모였습니다. 입소한 곳은 일반엔 생소한 이름의 ‘VIP센터’. 최대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 차출된 드럼세탁기 관련 요원들이었습니다. 일명 퍼플(Purple)’ 프로젝트. 소비자 조사결과 2층 목조주택에 많이 사는 미국인들은 위층에 세탁기를 설치해도 진동과 소음이 아래층에 전달되지 않는 점을 중시했습니다. 개발팀은 볼 밸런스라는 기술을 개발해냈습니다. 드럼의 앞뒤로 철제 볼이 들어간 링을 넣어 빨래가 한쪽으로 쏠릴 때 볼들이 그 반대로 향하게 해 세탁기의 진동과 소음을 10분의 1 이하로 줄였습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빨래를 돌리는 미국인들의 생활습관까지 반영해 17급의 큼지막한 퍼플세탁기가 탄생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3월 미국 시장에 출시한 이후 큰 반향을 일으키며 현지 드럼세탁기 판매량을 두 배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VIP센터는 귀빈(Very Important Person)’의 준말이 아니라 가치 혁신 프로그램(Value Innovation Program)’을 뜻합니다. 이 센터 14층에 있는 과제룸은 구조가 특이했다. 실내로 들어가는 복도의 벽에는 짚신과 고무신이 천장을 향해 올라가는 듯한 모양으로 잔뜩 붙어 있었습니다. VIP센터의 김동준 부장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으로 뛰어넘으라는 뜻을 담은 인테리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온통 낙서투성이의 벽 때문에 어지러웠습니다. 여기서 낙서는 절대 권장사항입니다. 낙서하라고 거울·화이트보드·테이블을 곳곳에 배치하고 여기저기에 매직펜이 널려 있었습니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오면 만화가를 종종 초빙해 생각을 형상화합니다. VIP센터가 1998년 처음 세워졌을 때만 해도 들어올 땐 자유지만 나갈 땐 자유가 아니다라는 농이 오갈 정도로 분위기가 빡빡했습니다. 프로젝트를 해결해야만 센터 바깥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분위기를 바꿨다.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가 창조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적합하다고 보고 알아서 출퇴근하도록 했습니다. 여기 들어온 사람들은 처음 1주일 동안 ‘CFT(Cross Functional Team)’란 활동을 합니다. 낯선 이들끼리 안면을 트는 과정인 것입니다. 이동진 VIP센터장(상무)배가 산으로 가지 않으려면 열린 마음자세가 중요하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 황당한 듯한 이야기라도 툭툭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모두 아는바처럼, 삼성전자는 한국의 간판 글로벌 기업입니다. 메모리 반도체와 TV 시장에서 세계 1위입니다.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1위를 넘보고 있습니다. 이런 위치에 이르기까지 VIP센터 같은 창조경영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자평입니다. 애니콜·파브·센스지펠·하우젠·프린터복합기·옴니아폰 같은 히트상품들이 VIP센터에서 탄생했거나, 원가경쟁력을 갖췄다. 이곳은 보르도TV의 산실이기도 합니다. 2006년 출시 후 삼성 TV를 세계 1위에 올려놓은 공신이 되었는데, VIP센터는 기숙사로 쓰인 5층 건물 3개 동을 개조해 사용 중입니다당시 윤종용 부회장의 뜻에 따라 설립된 이 센터의 당초 주 역할은 원가절감이었으나 이후 소극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일을 넘어서, 생산기술연구소 소속으로 고부가가치 혁신 상품을 만들어내는 장으로 변모해 왔습니다.

VIP센터에 들어오는 직원들은 주로 상품기획·회로개발·소프트웨어·개발기획·디자인 부서 등 출신입니다. 평소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 직원들을 한데 모은 것이다. 각 부서 팀장들은 소속 팀원이 프로젝트를 완전히 끝낼 때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아도 좋다는 서류에 서명해야 합니다. VIP센터에서 만난 한 연구원은 각자가 자기 분야를 대표해 온 만큼 방관자는 없다고 말합니다. 회의 때면 그만큼 밀도 있는 논의가 오가고 업무협의가 필요하면 관련 당사자들끼리 자율적으로 만납니다. 디자이너의 생각이 곧바로 옆자리의 엔지니어에게 넘어가 검증을 받을 수 있으며 아이디어를 구하려고 영화를 보는 것도 물론 자유입니다대신 VIP센터 소속 가치혁신 전문가가 정해주는 일정과 틀은 있습니다. 프로젝트는 한 달에 끝나기도, 1년 이상을 끌기도 하는데 VIP센터에선 컴퓨터 지원 엔지니어, 모듈 디자인, 기기 엔지니어, 품질 등 분야의 전문가를 프로젝트 고비고비에 참여시켜 신속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동진 센터장은 애플 아이팟처럼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제품 여럿이 이곳에서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 신상품의 중요성

최근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효자 품목은 단연 세포 재생을 돕는다고 하는 안티 에이징 화장품들입니다. 피부 모세포는 약 5일 정도의 일정한 사이클을 거쳐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는데, 세포 재생 화장품들은 우리 신체가 계속해서 건강한 어린 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일 우리 몸이 계속 피부 세포를 재생할 수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5일만에 우리몸은 죽은 세포로 뒤덮이고 결국 생존이 어려울 것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신상품은 피부 모세포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결국 기존의 상품이 아무리 뛰어난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소비자 요구에 보다 잘 맞춘 다른 경쟁상품의 등장에 밀려나거나 소비자의 취향 변화로 결국에는 소멸되고 말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이 죽은 상품을 대신할 새로운 신상품이 없다면 기업은 장기적인 생존이 불가능해집니다. 그래서 모든 기업은 맑은 날 우산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일년 365일 매일 같이 신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기업의 지속적 생존과 새로운 혁신의 원천으로서 지속적인 신상품 공급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으며, 성공적인 신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성공보다는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더욱 빈번한데, 이는 신상품 개발에는 많은 위험들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더욱 짧아지는 상품수명주기, 가속화되는 시장세분화, 급속한 기술변화와 같은 환경의 동태성은 신상품의 성공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2. 신상품의 개발

우리가 신상품 개발을 하면 보통 하얀 실험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분주하게 실험장비를 다루는 그런 모습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신상품이 이렇게 회사 내부에서 모두 개발되는 것은 아닙니다. (1) 단독 기업의 완전한 신제품 개발, (2) 타 기업과의 협력에 의한 개발, 그리고 (3) 인수합병이나 특허획득을 통한 개발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개발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의 복잡성과 신상품의 시장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고 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유연성과 창의성이 제약을 받게됨에 따라 한 기업이 단독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경우는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대신 점차 많은 기업들이 다른 기업과 연계하여 공동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에 더욱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일예로 최근 샴푸나 비누 등의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P&GIBM은 자사의 기술 개발보다는 기술력이 뛰어난 다른 중소기업과 협력하는 개방형 신상품 개발 모델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 회사는 연구개발을 의미하는 단어로서 더이상 R&D(Research and Development)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 않으며 점차 C&D(Connect and Development)라는 용어를 대신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3. 고객 먼저? 기술 먼저?

신상품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고객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신상품 개발에 있어서 고객의 니즈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오랜기간 별 의심없이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신상품 개발과 같은 혁신 활동들은 적절하게 고객 요구를 반영한 경우에만 성과와 연계된다는 믿음이 지배하였으며, 이런 믿음의 결과 고객 니즈 분석에 따라 기회를 포착하고 상품을 개발하는 프로세스가 일반적인 신상품 개발 과정으로 자리잡아 왔습니다. 이런 주장을 (1) 시장 지향적(Market-driven) 접근법 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공고했던 이런 전통적인 믿음들에 대해서 다른 시각의 주장들이 최근에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하이테크 제품과 같이 아주 새롭거나 혁신의 정도가 높은 상품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고객의 역할은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들은 연구자들이 고객과 너무 가까이 하거나 고객에게 신상품 개발의 주도권을 내주는 것은 소소한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는 몰라도 궁극적인 혁신을 불러올 수 있는 새로운 신상품 개발에는 오히려 방해가 될 뿐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이들의 주장은고객들은 선견지명 없기로 악명 높다는 한마디로 요약되며 심지어 기업들은 자신들의 고객을 무시해야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극단적인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주장을 (2) 시장 추동적(Market-driving) 접근법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의견에 동조하십니까? 신상품을 개발할 때 고객의 니즈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까요 아니면 기술적 혁신에서 출발하는 것이 맞을까요? 아마 이 문제는 획일적인 답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의 특성, 혁신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미 소비자들이 익숙하고 잘 알고 있는 과자나 음료, 기타 생활용품과 같은 상품을 개발한다면 소비자의 니즈에서 출발하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반도체 소자인 LED에 기반하여 LED 조명, LED TV, LED 통신 등을 개발한다면 이런 기술의 특성이나 기술이 가져올 잠재적인 가능성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4. 신상품의 개발 프로세스

우리가 발명이나 발견하면 흔히 떠오르는 연상은 매우 드라마틱하고 돌발적인 모습들입니다. 목욕을 하다 우연히 부력의 원리를 발견하고 유레카(=그리스어: 나는 해냈다)’를 외치고 뛰어나온 아르키메디스가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신상품 개발과정은 보다 체계적이며 순차적인 것이 일반적입니다.

(1) 아이디어 발굴

신상품 발굴의 첫 단계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입니다. 아이디어 발굴 단계에서는 가능한한 많은 아이디어를 수집하게 됩니다. 즉 이렇게 수집된 아이디어는 상품화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에서부터 향후 수십년간 기술 발전이 있어야 가능한 것, 혹은 이미 경쟁사가 시장에 내놓은 상품 등을 모두 포함하게 됩니다. 그러나 발굴 단계에서는 사실상 제한된 정보들을 가지고 이렇게 유용한 것과 그렇치 못한 것을 분류하거나 판단내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아이디어 창출단계에서의 이런 판단은 아이디어 제안자를 위축시켜서 결과적으로 아이디어를 끄집어내는데 큰 방훼요인이 됩니다. 아무런 제약없이 마음껏 상상력을 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발굴 노력의 가장 중요한 요점입니다.

아이디어는 보통 a. 기업 내부 b. 고객 c. 시장에서 수집하게 됩니다. 우선 기업내부의 기술을 잘 이해하는 연구자와 시장을 잘 이해하는 마케터는 신상품 아이디어의 기본적인 자원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전 사원을 대상으로하는 상시적인 아이디어 수집 노력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KT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하여 상시적으로 신상품 아이다어를 직원들로부터 수집하고 수집된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금전적 보상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객 역시 중요한 아이디어의 원천입니다. A/S센터나 고객 방문 등을 통하여 우연찮게 상품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기업 활동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참여형 소비자인 프로슈머(prosumer)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웹 사이트를 개설하여 고객의 의견을 수집하기도 하고 보다 적극적으로는 상금을 수여하는 소비자 공모전의 시행을 통하여 직접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의 수도 증대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시장에서의 아이디어 수집도 유용한 방법입니다. 도소매업체와 같이 유통에 참여하고 있는 파트너, 경쟁사의 벤치마킹, 산업 전시회 참가 등을 통하여 신상품 아이디어가 창출되기도 합니다. 일예로 경쟁사의 신상품이 출시되면 이를 타 기업이 입수한후 제품을 분해하여 신제품의 기술을 밝히는 역공학(reverse engineering)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 관행입니다.

(2) 아이디어 선발

아이디어 발굴 단계의 목적이 고객, 시장, 기업 내부 등 다양한 정보 원천을 통하여 가능한한 많은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것이라면 그 다음에 필요한 단계는 수집된 아이디어를 분류하고 아이디어의 가치를 평가하여 보다 성공가능성이 큰 소수의 아이디어로 집약하는 과정일 것입니다.

아이디어 발굴이 마케팅 부서의 단독적인 노력으로 수집될 수 있었던 반면, 이 단계에서부터 신상품의 아이디어는 연구개발, 마케팅, 판매, 생산 등 기업 내부의 관련 부서들과 협업을 통해 정제되게 됩니다. 발굴된 아이디어는 각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 선발 기준을 통과하는지 여부에 따라서 탈락 여부가 결정되는데, 이 기준들은 보통 수익성, 시장 성장가능성, 기술적 구현 가능성, 개발 소요기간, 기업 핵심역량과의 적합성 등의 복수 기준으로 구성됩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고 평가하는 과정 역시 마케팅, 연구개발 등 복수의 부서의 태스크 포스나 협업팀(CFT)이 담당하게 됩니다.

(3) 컨셉의 개발 및 테스트

선정된 소수의 신상품 아이디어는 다시 컨셉화를 통하여 보다 정교하게 정의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컨셉화 단계에 모형이나 막업(mock-up) 제작을 통하여 실물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실물의 제작없이 컨셉 보드를 구성하는 수준으로 진행됩니다. 컨셉 보드는 신상품이 상품화 되었을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속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를 소비자의 언어로 정의하고 정리한 기획서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하이브리드 카에 대한 컨셉을 구축한다고 할 때 다음과 같은 컨셉 보드를 제작해볼수 있을 것입니다.

컨셉안

컨셉 A

컨셉 B

컨셉 C

특징

-차종: 경차 4인승

-동력: 니켈수소

-연비: 28km/l

-최고속도: 120m/h

-가격: 2,500만원

-타겟: 경제적소비자

-차종: 대형 세단

-동력: 리튬이온+가솔린

-연비: 17km/l

-최고속도: 220m/h

-가격: 8,000만원

-타겟: 사회 지도층

-차종: SUV 5인승

-동력: 니켈수소+경유

-연비: 20km/l

-최고속도: 180m/h

-가격: 3,500만원

-타겟: 출퇴근 중산층

일단 이렇게 구축된 신상품 컨셉은 실제로 시장 조사를 통하여 타겟으로 선정된 고객들에게 얼마나 수용될 수 있는지 테스트를 받게 됩니다. 또한 테스트를 통하여 컨셉을 수정, 보완하여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4) 전략 개발 및 수익성 분석

콘셉 테스트를 통하여 최적의 상품안을 선정한 이후에는 이 상품의 시장 출시를 가정한 마케팅 전략의 수립, 시나리오에 기반한 손익 분석이 이루어집니다. 마케팅 전략에는 매출, 시장 점유율, 고객 수등으로 표현된 상품의 시장 목표가 우선적으로 선정되고, 이런 목표를 달성한느데 필요한 타겟 시장, 포지셔닝 방향에 대한 상세한 서술이 추가되며, 주요한 4P 요소에 대한 전략이 제시됩니다.

또한 마케팅 목표의 달성 가능성을 시나리오 형태로 분석하고 각 시나리오별로 연도별 손익을 추정함으로서 상품의 단기적, 장기적 매력성을 평가하는 스크리닝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5) 상품 개발

실제로 컨셉이 기업에게 충분한 이익을 보장할 수 있고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있다는 판단이 서게되면 지금까지 서류상에서 컨셉으로 존재하던 신상품을 실재 상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을 추진하게됩니다. 단순한 컨셉을 실제로 구현하는 과정에는 기업 내부 인력의 많은 시간과 비용, 자원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특히 연구개발부서는 이 단계에 들어가게 되면 본격적인 대량 생산 이전에 상품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품 프로토타입(prototype)을 개발하게 됩니다. 프로토타입은 상품의 성능이나 작동성의 평가는 물론 시장에서 요구하는 규제나 표준 등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검증하기 위하여 사용하게 됩니다.

(6) 테스트 마케팅

상품 개발을 통하여 프로토타입을 확보하고, 이를 대상으로 소비자의 선호도나 태도를 측정하는 마케팅 조사를 하였다하더라도 시장에서의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프로토타입을 통한 검증은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에 집중되기 쉽고, 시장조사 역시 경쟁사에의 정보 유출이나 비용등의 이유로 지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신상품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반응을 확실히 알지는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실패에 따른 휴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본격적인 판매 이전에 제한적인 시장이나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실제 시장과 똑같은 환경하에서 테스트해보기를 원하게 됩니다. 특히 이런 테스트마케팅 단계에서는 단순히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외에 마케팅 전략이나 프로그램을 테스트해볼 수 있어서 향후 전국을 대상으로 마케팅할 때 필요한 전략을 사전에 수정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7) 출시

테스트마케팅을 통하여 상품 자체의 상품력은 물론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마케팅 프로그램의 실효성이 입증되면 기업은 이를 공식적으로 출시할 것을 고려하게 됩니다. 한시적이고 지역적으로도 제한적인 판매를 목적으로한 테스트마케팅에 비하여 공식적인 출시는 기업에게 더욱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주게 됩니다. 일예로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을 감당할 수 있는 생산 기반과 협력 파트너사들을 확보해야 하며, 전국적인 유통망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택하고 확보해야 합니다. 또한 가격은 한번 결정하면 변경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손익과 상품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하여 세심하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광고나 판촉활동 역시 본격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시장에 진입하는 시기(time-to-market) 역시 중요한 이슈로 작용합니다. 기업은 경쟁사보다 먼저 시장에 진입하여 시장을 장악하고 경쟁사를 원천 봉쇄할 것인지, 혹은 경쟁사보다 다소 늦게 진입하는 대산 경쟁사의 경험을 발판삼아 보다 완벽한 상품과 개선된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공략할 것인지에 대하여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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