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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 퍼포먼스 마케팅 환경하의 가치 제안

시간, 노력 그리고 자금은 누구에게나 매우 유한하고 귀중한 자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가치가 없는 일에는 자신의 자원을 낭비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공 학과나 직업 진로를 결정할 때, 그리고 결혼 파트너를 구할 때 신중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날의 날씨나 기분 등 즉흥적인 기분으로 진로나 결혼 파트너를 결정하는 경우는 없으며, 대부분 오랜 시간의 정보 수집과 심사 숙고 후에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온라인 기업들은 오늘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그들의 지갑을 열고 구매할 것을 요구한다. 아니 요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온라인 상에서 처음 만난 고객을 다시 만날 확률은 매우 낮으며, 같은 고객을 다시 만날 진실의 순간(MOT: moment of truth)은 단 한번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마케팅 하에서 기업은 고객에게 어떤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해야만 고객 획득과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웹사이트나 쇼핑몰 등 온라인에서 가치 제안을 하는 것은 오프라인 비지니스에서의 가치 제안과 유사점도 크지만, 다른 부분도 존재한다. 오프라인 거래 체결단계에서의 가치 제안은 보다 쉽게 최종 거래로까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고객은 이미 방문 전에 상당부분 판매자가 누구이며, 그들의 상품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 먼저 이루어진 이후에야 비로소 방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나 마우스 핑거스냅 한번만으로 손쉽게 방문하고, 제품과 가격을 비교하고, 쉽게 이탈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에서는 최초의 만남부터 관계 형성의 유혹을 성공적으로 할 수 없다면 고객을 다시 만나기 어려울 지 모른다.

온라인 환경하에서도 마찬가지로 궁극적인 고객 관계의 기반은 신뢰이지만, 신뢰의 형성은 보통 다수의 거래 경험과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처음 고객을 획득하는 단계에서는 보다 주목이나 이해하기 쉽고, 즉각적으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초기 제안이 필요하다. 즉, 기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고객 가치로 이끌 수 있는 첫 관문, 즉 진입시점의 강력한 가치제안(EPO: entry-point offer)이 필요하다. EPO 제안은 처음 미팅에서 만난 상대방이 꿈꾸던 이상형이라 결혼까지 가고 싶지만 이런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우선 커피 한잔부터 같이 할 것을 정중하고 인상깊은 매너로 청하는 것과 같다. 

EPO는 결국 고객을 유입시키는 유혹의 제안이다. 보통 첫 만남에서 너무 많은 호구조사를 하거나 요구사항이 많으면 질리는 것처럼, EPO 제안의 기본은 (1) 무조건 제안이 주를 이룬다. 무조건 제안은 일반적으로 고객의 개인 정보나 구매 행동을 요구하지 않으며 단지 광고나 배너를 보아줄 것, 혹은 웹사이트를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다. 때로는 무조건적 제안은 즐거운 유튜브 동영상, 스토리텔링, 매력적인 옹호인(endorser) 모델의 활용을 통하여 감성이나 즐거움 등에 호소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다수의 쇼핑 앱들이 광고 속에서 저렴한 가격의 판매 상품을 보여주고, 상품에 흥미가 생겨서 클릭할 경우 상품 안내 상세 페이지가 아니라 앱 설치를 하도록 유도하는데, 이런 제안은 방문자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예외적인 경우에 따라서는 (2) 조건적 제안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조건적 제안은 고객들에게 어느 정도의 가치있는 것들(예: 특별한 정보, 가격할인 기회, 경품 당첨 참여 등)의 제공을 조건으로 향후에 이들을 리드로 이끌 수 있는 개인 연락처 정도를 확보하기도 한다. 조건적 제안은 회원 등록카드를 사용하거나, FAQ 형태의 고객 문제 해결, 특별한 할인 제공, 무료 시장분석 보고서나 웹비나(webina), 무료 sw다운로드 교육 콘텐츠 등 목적성이 분명한 콘텐츠 제공 등의 방식이 자주 사용된다. 웹비나는 웹(web)으로 진행되는 세미나(semina)이며, 보통 기술 업체들이 정보 제공이나 고객 교육의 목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EPO상의 가치 제안은 함축적, 창의적이며, 고객의 시선을 강렬하게 끌어 관심을 유도하는 캣치(catchy) 요소가 필요하다. EPO로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승패의 관건이 되는 CPC 운영 방식의 네이버 파워링크 유료 광고의 규정을 보면, 허용되는 광고의 양식과 글자 수가 엄격하게 지정되어 있다. 제목으로 허용하는 글자 수는 15자 이하이며, 본격적인 광고 설명에 해당하는 본문의 글자 수 역시 45자로 제한되어 있다. 실제로 고객이 주목하는 글자 수는 이보다 더 적을 것이다. 이 제한된 글자 수 안에 상품의 브랜드, 특성, 장점을 효과적으로 알려야 한다. 디지털 마케팅의 효과적 가치 제안은 광고 컨셉 개발이나 카피 작성의 원칙과 동일하다. 따라서 광고나 카피(copy) 제작의 원리는 EPO 작성에도 효과적 도움을 준다.

<네이버 파워링크 광고의 제작 기준>

광고의 개발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제공 가치를 기반으로 광고가 전달하고자하는 1) 핵심 컨셉(concept)을 구축하고 나서,  컨셉을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2) 카피(copy)를 만들게 된다. 먼저 광고 컨셉은 '고객에게 무엇을 말할 것인가?', 즉 What to say?라면, 광고 카피는 '고객에게 어떻게 말할 것인가?', 즉 How to say?를 의미한다.

광고 컨셉은 배너나 광고 자체에는 그대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광고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적으로 요약한 내용이다. 이렇게 작성된 효과적인 광고 컨셉은 자기 웹사이트나 마이크로 블로그 등을 홍보하는 안내글 혹은 대표 이미지의 홍보 문구로도 사용될 수 있다.한국에서 방영되는 일련의 아이폰 광고는 아무런 자막이나 대화없이 화면만 송출하지만, 우리는 손쉽게 아이폰은 감성적인 제품이라는 것을 안다. 컨셉의 전달이다. 효과적인 광고 컨셉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S.E.S, 즉 single, easy, simple 이다. 컨셉은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하며, 고객이 이해하기 쉽고, 단순하여야 한다. 고객이 기본적으로 광고를 좋아하지 않거나 회피하고자 함을 고려할 때, 여러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거나 복잡한 정보를 우겨넣으려는 것은 기업의 욕심일 뿐이다.

일단 광고 컨셉이 결정된 다음에는 이 컨셉을 어떻게 잘 전달할지, 즉 카피를 만들게 된다. 광고 카피와 그 카피를 보조 설명하는 서브 카피는 우리가 흔히 네이버아 기타 웹사이트에서 보는 키워드 광고, 배너 광고에 구현된다. 컨셉이 광고의 원칙적인 메시지라면, 카피는 고객을 호객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광고의 제목(보통 핵심 카피)과 설명(보통 서브 카피)이 고객의 눈과 귀를 캐치하는 집객력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핵심 컨셉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적절한 표현이나 상징물을 사용할 수 있으며, 색상이나 비쥬얼 요소의 결합을 통하여 주목을 끌고, 내용적으로는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워야 함은 물론이다. 좋은 카피들이 보이는 주요한 유형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뉴스형 : 뉴스의 머릿기사 같은 형태로 시선을 잡는다.

2) 편익형 : 상품이 가진 장점을 부각한다.

3) 질문형 : 오히려 고객에게 질문을 던져서 고객이 생각하게 한다.

4) 경고형 : 강력한 문구로 고객의 지각된 위험도를 높여 상기시킨다.

5) 명령형 : 큰 고민없이 따라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De Beers의 전설적 광고 카피>

이상 이와 같은 카피의 작성 요령은 항상 모든 상품에 맞는 것은 아니며, 상품과 고객의 특성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서, 수천만원대의 금융 상품을 광고할 때 명령형은 쉽게 납득할 수 없을 것이며, 경쟁사 대비 뚜렷한 편익이 없는데 시행하는 편익형 카피는 주목받지 못할 것이다. 여러분이 웹 사이트의 제한된 글자 수에 맞추어 광고 카피를 만들면 어떻게 할 지는 끊임없는 시행착오와 노력이 결과물을 가른다. 그리고 한가지 간과하기 힘든 사실은 좋은 광고 카피는 번뜩이는 창의력의 산물인 경우가 많으며, 창의력은 대부분 타고나거나, 오랜시간 훈련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본인의 창의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응당 전문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도 훌련한 네트워킹 능력임을 잊지 말자.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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