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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 마이크로 사이트의 운영

최근에는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공식 홈페이지 이외에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별도의 마이크로 사이트(micro site)를 제작, 운영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마이크로 사이트는 작은 미니 홈페이지로 이해될 수 있으며, 간혹 미니 사이트(mini site)나 웨블릿(weblet) 같은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웹사이트와 동일한 웹 서버 장비를 공유하고 있지만, 웹 주소는 대형 웹 사이트에서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부여되는 것이 보통이다. 

마이크로 사이트는 기업의 온라인 마케팅 전략이 매스 마케팅(mass marketing)에서 타겟 마케팅에 기반한 마이크로 컨버전(conversion)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과 유관하다. 디지털 마케팅에서는 구매나 행동 변화 등 직접적인 퍼포먼스를 지향하기 때문에 목표 고객이 기업이 의도한 최종적 행동(구매 혹은 구전 등)을 유도하기 위한 도구로서 기존의 대형 웹사이트의 한계를 인식하게 되었다. 기존의 기업을 대표하는 대형 웹사이트는 기업 홍보나 기업이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 전체를 모두 소개하는 광범위한 종합 콘텐츠 형태로 운영되는데,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만 관심이 있는 고객의 경우 이런 목적이 불분명한 사이트에서 원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찾거나 콘텐츠에 만족하는 것은 어려우며, 고객의 이탈 가능성 역시 높아진다. 

마이크로 사이트 운영전략은 기존의 기업 브랜드 전략과 유사하다. 기존의 기업들 역시 하나의 핵심 브랜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에 동일 브랜드를 부착하는 엄브렐러(우산) 브랜드 전략을 이용하거나 상품 개개별로 별도의 브랜드를 개발하여 독자적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개별 브랜드 전략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하나의 기업 웹사이트만을 운영하는 것이 d일반적인 엄브렐러 브랜드 전략이라면, 각각의 마이크로 사이트 운영은 개별 브랜드 전략에 비교될 수 있다. 

판매하는 상품이 다양할 수록 기업은 고객이 원하는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만을 별도로 집중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마이크로 사이트의 필요성을 직감하게 되었고, 그 용도와 중요성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마케팅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장 차별화 개념이 웹 사이트에 본격적으로 적용된 개념인 것이다. 보통 마이크로 사이트는 브랜드 기반의 블로그 형태나 독립된 미니 웹사이트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무엇인 마이크로 사이트인가에 대한 구분은 다소 모호하다. 특정 브랜드에 특화되어 운영되고 있는 기업의 페이스북 페이지, 트위터, 핀터레스트도 동일한 브랜드 특화된 마케팅 기능을 수행한다면 넓은 의미에서 마이크로 사이트 운영의 일환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좁은 의미에서 보통 마이크로 사이트는 특정 브랜드 중심의 웹사이트나 블로그 사이트를 지칭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기업의 대표적인 웹사이트들은 인사말, 기업정보, 구인정보, 각종 홍보 정보들을 제공하면서, 하위 메뉴의 일부로서 종합적인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가 보통이다. 당연히 모든 상품을 나열하는 형태이며, 그 정보는 사양, 가격, 브랜드 소개 등 피상적인 정보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마이크로 블로그는 오직 특정 한 가지 브랜드나 상품에 집중하여 정보를 제공하며, 그와 관련된 다양한 스토리나 배경 지식, 소비자의 사용 경험 등을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다. 같은 기업인 크라이슬러(https://www.chrysler.com/)에서 만들고 있지만, 지프는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별도의 브랜드 사이트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http://www.jeepwrangler.co.kr).

<지프의 마이크로 사이트>

사례에서 본 것처럼 마이크로 사이트는 온전히 하나의 제한된 브랜드, 제한된 주제로 콘텐츠를 채워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얇고 넓은 정보로 손쉽게 채울 수 있는 일반적인 웹 사이트보다 더 깊이 있고 세밀한 자료들을 요구하기 때문에 빈 화면을 채우는 노력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마이크로 사이트의 게시물의 아이디어가 떨어지거나 노후화되지 않도록 최고의 콘텐츠를 빠르고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콘텐츠의 구성은 온전히 브랜드 관리자의 전략이나 의도에 달려 있기 때문에 반드시 들어가거나 절대 들어가서는 안 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등의 획일적인 구분이나 지침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고객에게 다가 간 마이크로 사이트 공통의 특징들은 추출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정리하면,

1)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하여야 한다. 유용하다는 것은 방문자가 방문의 목적을 달성하거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종종 기업이 광고나 홍보에만 치중하고 방문객의 의도나 니즈에 무관심한 일방적인 사이트를 설계하는 실수를 범하게 되는데 고객에게 유용하지 않은 사이트는 재방문 되지 않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사이트의 유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a. 콘텐츠 내용을 쉽게 분류, 선택할 수 있는 케테고리 정보의 제공, b. 설명 없이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능한 케이스 및 사례의 제시, c. 사용 방법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동영상 안내물, d. FAQ와 SAQ(should have asked questions) 제공, e. 직접 연락, 방문이 가능한 전화번호, 주소 등 콘택트 포인트 제공, f. 방문객의 신속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체크리스트, 관련기사, 통계 정보의 제공이 고려되어야만 한다.

2) 고객이 경험할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를 제공하여야 한다. 일방적인 홍보보다는 네티즌 일반 대중이나 방문객 자신에게도 충분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어야 한다. 일방적 대화는 잔소리로 인식될 것이다. 참여형 콘텐츠 증가를 위한 방안으로, a. 고객이 작성한 체험 글, 개인 방송, 유튜브, 소셜 미디어 링크 등을 적절히 활용한다. b. 다수의 의견이나 외부 게시물을 단순 복사 형태로 제시하거나 기준없이 인용하지 말고 콘텐츠 큐레이션(curation)을 통하여 정리, 통합된 형태로 콘텐츠를 제공한다. c. 독자의 반응이나 호감도에 따라 게시물이나 콘텐츠에 순위를 부여하거나 추첨 점수 등을 부여하여 우선순위를 제공할 수 있다. 적절한 질문이나 퀴즈, FAQ, 소비자 콘테스트 등을 포함시킬 수 있다.

3) 콘텐츠의 성패는 재미다. 재미없는 없는 글은 누가 봐도 역시 지루하다. 재미가 없다면 이미 지고 있는 게임이다. 재미있는 글을 올리기 위해서는 a.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을 적용해야 하지만, b. 긴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기는 어렵다. 글자 수 욕심은 버려라. c. 최근 관심사를 반영한 풍자나 패러디는 효과적인 유머 수단이 될 수 있어서 많이 사용되지만, 지나친 풍자로 비판으로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민감한 정치적 소재는 부적당한 유머 소재다. d. 그리고 재미있는 사람은 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재미있는 사람에게 콘텐츠 관리를 맞기는 것이 보통 더 효과적이다.

4) 사이트 뒤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무혈의 기업이 아니라 따스한 피가 흐르는 인간임을 알려야 한다. 정부 기관의 웹 사이트처럼 무미건조해서는 안된다. 방문자처럼 똑같은 피가 흐르고 있는 인간이 운영하고 있음을 강조해라. 이 기업과 브랜드를 위하여 얼마나 멋지고 매력적인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가를 알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 a. 기업도 실수나 방심할 수 있음을 보여줘라. 완벽함은 인간의 몫이 아니다. 업무 이외의 모습, 즉 휴일이나 근무 이후의 모임 등도 인간적 면모를 강조하는데 도움이 된다. b. 모든 콘텐츠들이 항상, 그리고 언제나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 등 직접적 목적에만 매몰될 필요는 없다. 때로는 주제와 무관한 이야기가 더 큰 호응을 받는다.

이러한 매력적인 마이크로 사이트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중에서 롯데주류가 운영 중인 국내 주류 브랜드인 '청하'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lotte.chungha/)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에 존재하는 청하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오프라인에서 유통되는 청하 그 제품 자체보다 더 핫하다. 현재(2019.9) 14.4만 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데, 이 페이지는 특히 많은 마케팅, 광고 분야의 실무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구독하고 있다. 청하 페이지 자체의 스토리텔링도 가지고 있는데, 페이스북을 잘 모르는 부장님(?)이 신입 직원에게 어디 한번 네 마음대로 운영해보라고 해서, 정말 마음대로 운영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평양에서의 남한 측 공연 이후 옥류관에서 식사한 사건처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들을 패러디하여 제품 홍보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종종 술 사진은 안 올리고 야식이나 안주 사진만을 올리기도 한다. 곳곳에 엽기, 패러디, 풍자, 신입 사원의 애로, 그리고 뜬금없는 게시글은 잠시 이것이 기업이 운영하는 페이지임을 잊게 만든다. 더불어 다소 올드하였던 청하의 이미지도 젊어지는 느낌이다. 청하는 먹지 않아도 구독할 이유를 제공해준다. 관리자의 자유분방함이 젊은 세대의 입맛에 잘 맞아떨어진다.

<청하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마지막으로 마이크로 사이트 운영의 주의할 점은 마이크로 사이트는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마케팅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론적으로 P&G나 3M과 같이 수천 개의 개별 브랜드나 상품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그에 해당하는 숫자만큼의 마이크로 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다. 다만, 미니 사이트를 개설한 이후 적절한 관리나 콘텐츠 업데이트, 사이트 홍보를 위한 노력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시골의 폐가나 다름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이크로 사이트 개설 이전에 이에 대한 별도의 마케팅 계획 수립, 투입 예산과 인력 확보, 콘텐츠의 확보 방안 등이 고려되어야만 한다.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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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 콘텐츠와 스토리텔링

본 장에서는 비지니스에서 사용되는 콘텐츠 마케팅의 주요 매체들을 중심으로 각 매체의 특성과 장단점, 디지털 마케팅의 적용방안에 관하여 논의가 전개된다. 콘텐츠 마케팅의 매체별 특성의 이해가 필요하며, 비지니스 블로깅, 마이크로 사이트, 카드뉴스 등 최근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는 매체에 대한 활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이외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과 오락 기능을 부가한 브랜드 게임이나 브랜드 웹툰 등 주목할 만한 매체들이 계속 포맷을 확장하여 등장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이와 관련하여,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주제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외로 콘텐츠 마케팅의 역사는 길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디지털 혁명 이전에도 대중의 관심을 끄는 아나로그 콘텐츠는 항상 존재하여 왔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의 예를 보더라도, 신라시대의 춤과 노래인 처용가, 고려시대의 가사인 쌍화점이 일반 서민의 애정을 받아왔고, 조선시대에는 홍길동전 같은 한글 소설은 물론이고, 중세의 포르노인 춘화의 유통도 매우 흔한 일이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단원 김홍도가 그린 춘화도 여러점 전해지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하여 고안된 콘텐츠이며, 매력적인 콘텐츠들은 시간과 민족, 언어를 초월하면서 세대를 통하여 구전되어 왔다. 디지털 환경에서도 스토리텔링이 여전히 강력한 도구가 되는 이유는 스토리 자체가 갖는 매력 때문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기억이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정리하는 방식 자체가 스토리텔링과 유사하며, 기업의 마케팅이나 브랜드 활동들이 소비자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신화나 역사 같은 인류 공통이 가진 보편적인 스토리의 원형(archtype)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키의 니케 여신이 상징성이 승리를 보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스토리텔링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단지 읽고 듣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스토리 자체가 갖는 감성적인 몰입의 힘이다.

<나이키의 모티브가된 니케 여신상>

결론적으로는 콘텐츠가 디지털인지 아나로그인지의 여부는 콘텐츠 자체의 매력을 결정짓는 핵심적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좋은 콘텐츠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화제성이 결정하는 것이지 기술적 플랫폼의 유형이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는 오늘날 가장 강력한 디지털 마케팅 도구의 하나이다. 잘 구축된 콘텐츠는 기업의 브랜드 파워를 향상시키고, 고객의 인지도를 높이며, 재방문이나 전환, 구매행동 같은 긍정적 행동을 유발한다. 따라서 비지니스를 지향하는 블로그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담고 있는가가 승부를 결정한다.

웹 콘텐츠의 스토리텔링 강화를 위하여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지침들이 존재한다. 첫째, 기업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구점을 찾아야 한다. '보라 빛 소가 온다' 등 다양한 마케팅 서적의 저술로 명성이 높은 '세스 고딘(Seth Godin)'은 일관되고 진정성이 있으며, 고객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추가적으로 소비자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어야 좋은 스토리라고 주장하였다. 둘째, 누가 우리 콘텐츠를 보고, 듣고, 확산시켜줄 것인지 목표 대상과 그 페르소나를 명확하게 파악하여야 한다. 효과적인 콘텐츠는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여야 한다. 셋째, 좋은 콘텐츠는 소비자를 끄는 힘이 있지만, 그 흡입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좋은 스토리를 가진 콘텐츠가 고객을 흡인하는 풀(pull) 마케팅이라면, 그 콘텐츠를 웹사이트나 소셜미디어, 오프라인과 결합된 온라인 이벤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푸시(push) 마케팅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세스 고딘의 마케팅 서적>

웹 상에서 기업이 가진 고유한 콘텐츠를 전달하는 비교적 오래된 수단은 기업의 웹사이트와 비지니스 목적의 블로그들이다. 이들 사이트들이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의 기본 원리를 잘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디자인적 측면에서 UI/UX도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효과적 수단이 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는 디지털 기기나 서비스를 작동시키는 명령어나 사용법을 포함하는 이용환경을 의미하며,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 간접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지각, 반응, 행동 등 총체적 경험을 의미한다.

UI나 UX의 강화 측면에서 블로그의 전반적인 색상, 톤, 사진, 디자인과 같은 외형적 요소의 중요성도 무시될 수 없다. 다행히 최근에 등장하는 사용자 위주의 간편한 블로그 솔루션들은 다양한 템플릿 제공으로 초보자도 전문가 못지않은 사이트를 손쉽게 만들게 도와준다. 개인은 물론이고 다양한 브랜드의 기업들, 올림픽 같은 국제 이벤트를 위한 블로그들도 이들 무료 솔루션을 적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적인 요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큰 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기억하자. 비용에 대한 감수만 가능하다면, 디자인 전문가의 도움은 전반적인 디자인 품질에 큰 개선을 가져온다.

그러나, 디지털 마케팅의 기획자로서 보다 면밀하게 고민할 과제는 외형적인 웹 디자인보다는 어떤 콘텐츠를 누구에게 전달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누구에게 전달할 것인가는 사실 콘텐츠 작성 이전에 결정되어야 하는 보다 상위의 의사결정사항으로서, 목표 고객의 설정(타겟팅)과 그 결과에 따라 도출되는 고객 페르소나를 지칭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특정 페르소나의 고객을 유인하고 전환시키기 위하여 이들이 콘텐츠 이용행동의 목표와 가치, 어떤 경로로 랜딩페이지로 도달하는 지의 접근 경로, 연령, 성별, 직업 등의 데모그래픽 정보, 그리고 숨겨진 니즈와 표출하지 못하는 불만 등을 먼저 이해하여야 한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에 대한 영감을 얻을 필요가 있다.

이처럼 고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들의 콘텐츠 관련 니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쟁전략에서 사용하는 3C분석의 프레임워크가 유용하게 작용한다. 3C분석에서는 기업의 경쟁환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 자신(company)의 역량을 충분하고 냉정하게 판단하고, 고객(customer)와 경쟁자(competitor)를 분석하기를 권한다.

우선 고객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웹사이트나 블로그에 쌓여가는 데이타를 모니터링하거나, 필요한 경우 고객과의 직접적인 인터뷰도 진행될 수 있다. 유능한 디지털 마케터는 사이트에 유입되거나 이탈되는 데이타를 점검하면서 고객들이 콘텐츠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본다. 이 방법은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검증되었고, 그리고 대부분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구글은 물론이고, 네이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그리고 각종 콘텐츠 플랫폼들은 사용자의 웹사이트 이용에 대한 어낼리틱스(analytics)나 인사이트(insight) 등 분석 보고서를 열람 권한을 갖춘 정당한 관리자에게는 모두 공개한다. 이를 통하여 사람들이 많이 찾아보는 페이지는 무엇이며,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그리고 이들이 우리 사이트에 오기 이전에 어떤 사이트나 소셜 미디어로부터 유입되어었는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자동 유입되는 웹사이트 로그 데이타로 알기 힘든 고객의 내면(예: 진정한 방문 동기나 숨겨진 욕구)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는 FGI(focus-group interview), 심층 인터뷰(in-depth interview) 혹은 온라인 서베이를 진행함으로서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경쟁사에 대한 이해는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 네이버나 구글처럼 시장 주도적인 콘텐츠 기업들은 극히 소수의 경쟁 상대를 가지며, 이들 몇몇 경쟁자들은 충분히 집중분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 글의 주요 독자들인 대부분 스타트업이나 특정 콘텐츠 시장의 특정 니치(niche)에서만 활동하는 경우 누가 경쟁자인지 확인하는 것도 버겁다. 무수하게 많은 경쟁기업들이 국내 및 해외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하고 사라지고 다시 탄생되고 있으며, 콘텐츠의 특성상  많은 팔로워나 독자를 가진 개인 블로거도 경쟁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기업을 중심으로 경쟁을 정의하기 보다는 콘텐츠가 어떤 주제를 다루고 있는지 콘텐츠를 중심으로 경쟁을 이해하는 편이 더 빠를 수 있다. 일예로 맥주를 매주 배송해주는 맥주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라면 소셜 미디어의 해쉬태그(#)를 이용하여 #맥주, #맥주구독, #맥주배송 #강남맥주 등의 해쉬 키워드로 검색하고, 인기있는 해당 콘텐츠를 중심으로 경쟁자를 식별할 수 있다. 해시태그로 확인된 키워드를 공유하는 기업을 경쟁 상대로 인식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

추가적으로 맥주와 관련된 연관 키워드나 유사 키워드, 검색량 대비 콘텐츠 발행량 등을 파악함으로서, 직접적 경쟁자와 간접적 경쟁자, 경쟁의 정도 등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많은 키워드 검색 서비스들이 이런 유사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중 하나인 블랙 키위(https://blackkiwi.net) 서비스등을 이용해볼 수 있다. 맥주로 검색하였을 경우, 함께 언급되는 기업이나 브랜드명, 관련 이벤트 등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콘텐츠의 검색량이나 콘텐츠 발행량 등에 대한 레포트를 볼 수 있다. 그 외 네이버 광고관리시스템이 제공하는 '키워드 도구'에서도 연관 키워드 검색이 가능하며, 전 세계 20억개 이상의 게시글을 분석하고 해시태그별 지표를 수치화하여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스타태그(https://startag.io/), 업종별 최신 인기 태그를 보여주는 모바일 앱인 '태그야 놀자(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kelly.tag&hl=ko)'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콘텐츠 경쟁정도를 보여주는 블랙키위 서비스>

마지막으로 기업 자신의 콘텐츠 역량을 파악하여야 한다. 현실적으로 기업 내부의 인력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기업 내부보다는 외부의 콘텐츠 제작자를 확보함으로서, 기업의 콘텐츠는 더 다양하고 다채로워지며, 지나친 상업적 색깔을 덜어낼 수 있어 더 많은 고객의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외부 콘텐츠 제작 전문 작가 혹은 외부 하청 기업(보통 전문 실행사, 혹은 부티크로 불림)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다. 과거에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광고를 자체 제작하기보다는 인하우스 혹은 독립 광고대행사에게 맡긴 것도 같은 이유이며, 콘텐츠 제작도 예외는 아니다.

<맛집 게시글 작가 모집>

우수한 콘텐츠 제작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할 수 있다. 우수한 크레에이터는 대부분 이미 많은 구독자 혹은 팔로워들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활동하는 영역에서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자신이 운영하고자 하는 콘텐츠 주제를 단지 네이버,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 혹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검색 기능에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우수한 콘텐츠 제작자를 확보할 수 있다. 만일 뷰티 관련 업종의 기업이라면, 구글에 '뷰티 블로그', 페이스북에 '#뷰티'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찾을 수 있다.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프리랜서를 고용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이들 프리랜서와 매칭해주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였다. 관련하여 크몽(https://kmong.com/)과 같은 프리랜서 마켓을 활용할 수 도 있고, 셀프모와(https://www.selfmoa.com) 같은 콘텐츠 작가 매칭 사이트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개인 프리랜서의 활용 이외에 보다 체계화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다수의 독립적인 크리에이터들이 연합하여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획사 형태의 기업인 MCN(multi channel network)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이런 작업은 보다 조직적이고 전문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샌드박스네트워크(https://sandbox.co.kr)는 최초의 국내 MCN이자 선두 기업이다. 이들 MCN은 다수의 콘텐츠 제작자인 크리에이터를 관리하면서, 고객사와의 협력을 통한 다양한 제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 MCN 대표주자 샌드박스네트웍스>

우수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나 MCN는 경쟁자로 생각하기보다는 우리의 협력 파트너로 만들어서 기업의 역량을 강화하여야만 한다. 다만 이들 외부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우리 기업의 흥망에는 사실 큰 관심이 없으며, 협력을 통한 재정적 보답(돈)이나 명성의 구축(노출 기회 확대)을 위하여 단지 협력할 뿐이라는 냉철한 현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외부 콘텐츠 제작을 위한 충분한 예산을 사전에 수립하여야 하며, 당연히 댓가없이 그냥 부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많은 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상품 샘플이나 무료 시식을 제공하면 무료 홍보가 가능하겠지라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여기에 응답하는 크레에이터들은 그 가격에 상응하는 수준일 뿐이다.

 

: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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