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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부지런한 머신 러닝에 의하여 창출된 결과물이고, 굳이 4차산업혁명을 호출하지 않더라고 머신러닝이 미래를 결정할 기술임에는 틀림없다. 시중에는 머신러닝을 쉽게 가르치는 책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광고인이나 마케터가 직접 머신러닝을 배울 필요까지는 없다. 물론 알고 있으면 모르는 것보다는 좋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약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것이 없지만 머리가 아플때는 자연스럽게 타이레놀로 두통을 해결하고, 자동차 엔진이나 구조에 관하여 전혀 관심이 없더라도 운전을 하고 원하는 장소로 간다. 과거 이스라엘의 초대 대통령이 되었던 차임 바이츠만은 아인슈타인과 함께 유람선을 타고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도착하였다. 친분이 있던 두사람은 매일 아침마다 만나 식사를 같이 하였고, 매일 2시간 이상 아인슈타인의 천재적인 상대성이론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내 여행이 끝나갈 때 그는 본인이 여전히 상대성이론을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대신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잘 이해하고 있음을 확신하였다.

머신러닝 역시 마케터에게 그런 존재일 뿐이다. 굳이 원리나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빅 통계 기술이 없더라도 충분히 머신러닝의 가져올 결과물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머신 러닝에 대한 본원적인 분석이나 이해는 전문가 집단에게 맡기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 보자.

- 기술은 메카닉에게, 혜택은 이용자에게 -

대부분의 대학에서의 광고 교육이 아직 그렇듯이 담당하는 과목 역시 ATL 중심의 오랫된 이론이나 광고기법을 가르치는 것이 보통이었고 간간히 디지털 광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여전히 전통적 4대매체에 대한 내용이 중심이었다. 실험적으로 20202학기부터 전통 매체에 대한 논의는 최대한 줄이고 강의 대부분을 디지털 광고나 퍼포먼스 마케팅 중심으로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처음 네이버 키워드 광고를 접하게 되는 학생들에게 청주대학교를 홍보하도록 과제를 주었고, 광고예산을 확보하여 실제 키워드 광고를 집행하였다. 대학 수능철이 가까운 시점이었기 때문에 적절한 광고 주제였고 비교적 광고 초보자가 키워드를 뽑아내기에도 적절하다고 판단되었다. 실제 40명의 학생들이 6개의 팀을 이룬후에 랜딩 페이지를 대학교 홈페이지로 설정한 후 누가 더 높은 클릭률을 달성하는지 경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때 대부분 팀에서 가장 공통적으로 뽑아낸 핵심 키워드는 대학교 이름이었다. 그 이외에도 다양한 키워드 리스트를 작성하였지만 다수의 팀에서 청주대학교는 가장 관심을 끌 수 있는 결정적 키워드로 판단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 키워드는 노출은 잘 되었지만, 클릭률은 처참하였다.

대부분의 검색서비스 이용자들은 자신이 지원하고자하는 대학에 대한 관심으로 키워드를 입력하지만, 공식 홈페이지가 제공하는 뻔한 정보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고, 졸업생이나 다른 이용자들의 비공식적 정보에 관심을 기울이거나, 예비순위 같은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 싶어한다는 점을 간과하였기 때문이다. 광고 성과의 중간 점검 이후 각 팀들은 청주대학교 수시등급’, ‘정시 3등급대학등 보다 BOFU(Bottom of Funnel)을 직격할 수 있는 대체 키워드들을 개발하였고, 이들의 광고 성과는 조금 더 개선되기 시작하였다. 일반적인 키워드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검색 동기에 근접한 키워드로의 변경은 클릭률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광고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키워드 대신 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인 키워드를 변경함에 따른 예산의 절약도 가능하게 하였다.

이번 학기를 통하여 학생들이 학습한 것은 이들에게는 새로운 지식이었을지 모르지만 더 이상 광고업계에서 새로운 지식은 아니다. 누구나 그렇게 하고 있다. 네이버광고나 구글 애즈에서는 자체적으로 키워드 선정과 입찰가 결정을 도와주는 키워드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고, 그 이외에도 키워드 리서치를 코칭하는 독립적인 광고 지원서비스들도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 시장은 이제 더 이상 누가 가장 똑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가를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고 누가 가장 똑똑하게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가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이른바 애드 테크(Ad-tech)의 대항해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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