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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라는 용어가 전문적 엔지니어가 전유하던 기술 언어의 개념을 넘어서 이제는 일상적 생활 속에서도 흔하게 접하는 단어가 되었. 디지털 기술 적용의 본격화는 기업의 연구 개발. 생산뿐만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의 본원적 특성까지 바꾸어 놓게 되었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TV, 냉장고 등 인공지능과 정보기술이 융합된 제품을 보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 되었고, 서비스 역시 온라인 쇼핑몰을 필두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한 소셜 서비스와 개인화된 1인 미디어가 확산하는 등 전례 없는 발전 양상을 보인다. 이런 급격한 기업 마케팅 환경의 변화는 마케팅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마케팅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따라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퍼포먼스 마케팅, 혹은 그로스 해킹 이라는 마케팅이다.

그로쓰 해킹(growth hacking)은 해킹이라는 단어 때문에 컴퓨터 관련 용어로 오해되기 쉬우나, 실은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의 기법을 의미한다. 디지털 마케팅 환경 아래서 고객의 이용 행동과 방문 행동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양질의 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이 데이터를 이용한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로쓰(growth)는 급속한 성장을 의미하며, 해킹(hacking)은 정당한 허가를 받지 않은 컴퓨터나 시스템의 불법적 침입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로스 해킹에 이런 부정적인 의미는 없으며 단기간에 큰 성과를 이루는 기술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마케팅 방법을 통한 성장보다는 다양한 디지털 자산과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투자 대비 효과성을 추구하는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면 적절할 것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그로스 해킹이라는 단어는 2010년 션 엘리스(Sean Ellis)가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사용되어 처음 알려졌으며, 상품 판매와 노출이라는 직접적인 마케팅 목표 달성을 목적으로 기술 스타트업 등에 의해 계발된 창의성과 분석적 사고, 소셜 분석을 활용하는 데이터 지향적인 마케팅 기법이다. 그 결과, 관련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에는 기술적 요소가 필요하다. 빅 데이터와 분석 능력을 갖춘 그로스 해커는 '우리 제품의 고객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라는 명제를 가지고 방문객, 웹사이트 품질, 매출, 거래량 등 웹 사이트가 제공하는 정량적 지표 등을 중심으로 답을 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링크드인 등 실리콘 밸리의 유망 기업들이 속속들이 그로쓰 해킹을 도입하여 성과를 보고 있다. 일 예로 드롭박스(Dropbox) 신규 사용자가 서비스를 인지하게 되는 경로의 대부분이 추천(referral)을 통해서임을 확인하게 되었고, 지인이나 친구의 추천으로 드롭박스를 사용하게 될 경우, 신규가입자와 추천인 모두에게 500MB의 무료 용량을 추가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였으며, 회원 가입률을 60% 이상 증가시켰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그로쓰 해킹의 도입은 기존 마케팅의 성장 방법과 다소 결이 다르다. 기존 마케팅은 기업 성장을 위해서는 고객과의 정성적 관계 구축, 고객 충성도, 브랜드의 이미지 개선, 유통 파트너의 확보 등을 추진하여왔다. 이들 전통적 방법들은 기업의 기초 체력을 다진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간과될 수 없지만, 대부분이 장기적인 목표이며 즉각적인 효과의 측정이 어렵다는 단점 역시 존재하였다. 이런 단점은 시장이나 고객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상품개발이나 마케팅 캠페인 운영에 반영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들은 이미 안정 기반에 접어든 기업들에는 필요한 영역이지만, 특히 이제 갓 시작한 스타트업이나 마케팅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실제 전략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실용적인 부분에서 난관이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려는 방법으로 그로쓰 해킹은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자동화된 방식으로 수집하여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목표수익률(ROI: return on investment)이나 고객 유입 및 구매 패턴 등 구체적인 지표의 분석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쇼핑몰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웹사이트 접속 기록을 자동으로 축적 및 분석하여, 고객 체류 시간, 장바구니 구매횟수, 고객의 이탈률, 재방문율 등의 구체적인 수치를 분석한다. 그리고 그 이후 그 분석을 통하여 적용 가능한 가설(: 광고 모델이 BTS인지 트와이스인지에 따라 매출액이 달라진다)을 수립하고, 데이터를 통하여 실험을 통하여 검증한다. 검증된 결과는 바로 즉각 사업에 반영하여, 기업이 매출을 곧바로 증가시키게 된다. 이제 마케팅은 전통적인 마케팅만으로는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데이터와 데이터로부터 직관을 뽑아주는 인공지능, 그리고 광고 및 마케팅 자동화에 기반한 그로스 해킹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 청주대학교 이 원준 (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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