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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자들은 내구재를 구매하여 소유권을 갖기보다는 경험할 수 있는 찰나를 위하여 손쉽게 지급을 열고 있다. 과거에는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집과 차를 장만하기 위해 아끼며 노력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이나 여행, 여가 등을 즐기기 위하여 기꺼이 저축을 포기한다. 20대 고객의 자동차 구매는 최근 몇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나, 반대로 20대의 외제차 구매는 거꾸로 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상의 하나이다. 단지 이동을 위한 물질적 교통 수단에 대한 소유권은 관심이 없지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감성적 가치표현 수단으로서 외제차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소유할 수 있는 물질 보다는 감각적인 경험에 더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제한된 개인의 수입을 고려할 때 찰나의 기쁨을 주는 감성적 소비가 오래 두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소유를 위한 소비에 비하여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제품은 타인과 공유하기 어렵지만, 개인의 경험은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은 새로운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TV에 나온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미식 경험, 친구와 함께한 이국적 해변에서의 석양 감상 등은 추억의 일부로 더 오래 기억될 수 있다. 과거에도 이런 경험의 가치는 있었지만, 새로운 고객과 라이프스타일의 등장으로 행복의 엔돌핀을 창출하는 경험의 가치는 더 크게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기업의 비지니스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에 부각된 공유 경제는 소유하지 않고 경험하는 형태의 소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결과, 좋은 제품을 만들어 오던 대기업은 사실상 하청 기업에 불과한 시대가 오고 있으며,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공유경제 기반의 서비스 기업이 사실상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일 예로 우버, 그랩, 쏘카 등 차량을 공유하는 서비스 기업은 현대, 혼다, 벤쯔 등 다양한 차량을 구입하여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단지 언제든지 교체 가능한 부속품에 불과하다. 소유의 종말, 경험의 공유 시대가 새로운 비지니스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누가 어떤 상품을 만드는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기업과 고객이 만나는 가상 혹은 현실의 공간을 제공하고, 경험을 통하여 이 둘을 연결해주는 기업이 공유 경제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일 예로 미국과 영국에서 사업중인 '소파 사운드' 라는 플랫폼 기업은 공간을 통한 경험 창출에 능숙하다. SOFAR는 Song from a Room의 머릿글자이며, 말 그대로 평범한 집, 거실, 카페, 공장, 시장, 회관, 갤러리 등을 통하여 음악 예술가와 관객을 연결시켜 주는 새로운 중개 비지니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상 일부 인기 음악가를 제외하고는 공연을 할 만한 적당한 장소를 고르기가 쉽지 않은데, 소파 사운드는 이런 음악가들과 놀고 있는 공간을 활용하고 싶어하는 공간 소유자를 연결해 준다. 적절한 공간을 가지고 있는 소유자가 온라인 앱을 통하여 참여 신청을 하면, 소파 사운드는 공연 5일전에 개최 여부를 알려준다. 단, 어떤 음악인이 올지는 사전에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누가 올지는 공간 소유자는 당일 현장 이전까지는 전혀 알 수 없다. 랜덤하게 예술가가 배정되기 때문에 의외성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고, 조금 더 운이 좋다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나 취향의 음악을 몇 명 모이지 않은 친근한 공간에서 마음껏 즐길 수도 있다. 이러한 공유 서비스의 확산은 고객 경험을 가장 잘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는 기업이 미래 마케팅의 주역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청주대학교 이 원준 (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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