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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기술 시대의 도래

최근의 기술 발전 속도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빅데이타, 인공지능, LED, 디지털 컨버전스, 유비쿼터스, 클라우딩 컴퓨팅 등 생소한 기술 용어들이 일간지의 신문 지면을 장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이런 변화들은 시장과 마케팅에 어떤 변화를 불러오고 있는 것일까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기술이 원인이 된 변화는 복잡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단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만, (1) 시장의 변화, (2) 산업의 변화, (3) 사회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1) 셋째, 디지털과 네트워크, 서비스 모델의 복합화 등 차세대의 바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산업의 변화 트랜드입니다. 일 예로 전화기의 역사를 생각해봅시다. 20세기초 그래험 벨이 최초로 전화기를 발견한 이후 비록 형태나 크기는 다양하게 개선되어왔지만, 탄소판을 이용해 음성을 전달하는 전화기의 원리는 100여년의 세월속에서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 제품 혁신을 불러일으킬만한 결정 기술(defining technology)의 변화는 발생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10여년 사이 전화의 기술은 CDMA 등 무선 통신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카메라폰, DMB 폰 등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등장시켰고 유선전화기를 역사의 뒷길로 거세게 몰아내고 있습니다. 이렇듯 오랜기간 안정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개선을 취해오던 전자제품들이 최근에는 과거와는 다른 속도로 시장 단계를 점프하여 차세대 제품으로 바뀌고 있습다. TV시장에서의 PDP, LCD, LED의 잇다른 등장은 이런 현상을 대변하고 있다.

(2) 둘째, 기술과 상품의 변화로 인하여 시장에서의 기업간 협력과 경쟁의 양상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제품과 같은 하이테크 기업들은 여러 측면에서 전통적인 굴뚝 산업보다 큰 위험에 직면할 수 밖에 없습니다. 흔히 카지노 경쟁 혹은 승자승(winner takes all) 경쟁으로 비유되듯이 향후 글로벌 시장의 미래에는 각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가진 한 두개의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측이 타당성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인수합병도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와같은 기술과 상품, 산업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3) 사회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과거의 혈연, 지연으로 국한되었던 관계가 해체되고 새로운 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 서비스 확산은 기존의 수직적, 정적인 공동체의 의미를 수평적, 역동적인 공동체 즉 가치 지향적인 커뮤니티로 변모시켜나갔습니다. 익명성이 보장된 온라인의 예를 보면 나이와 지위등 현실에 존재하는 벽이 없이 남녀노소가 비교적 대등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어린 학생도 자기 관심분야에서는 어른들에게까지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시장의 주도권 역시 기업에서 점차 고객으로 이동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기술 발전이 초래하고 있는 큰 변화속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요? 바로 하이테크 마케팅에서 그 방향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하이테크 시대의 고객과 기회

다양해지는 고객의 욕구를 적절하게 충족시켜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가질 수 있다면 그 기업은 경쟁 기업보다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경쟁 우위를 달성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할 뿐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동일한 목표를 표방하지만 대부분 성공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먼저 생각해봐야 되는 점은 욕구 충족 단계의 처음이라고 할 수 있는 문제의 정의(definition)에 대한 부분입니다. 사회학적인 관점이 아닌 마케팅적 관점에서 고객의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고객에게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목표 고객이 누구인지에 대한 명확한 설정이 필요합니다. 즉 이런 집중(focusing)을 통해 최소의 노력으로 깊이있는 고객의 문제에 대한 성찰이 가능하고 그들로부터 체계적인고객의 소리(VOC)의 수집이 가능해집니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요한 과정은 고객으로부터 그들의 문제를 듣는 것이다. 그러나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하이테크 제품과 관련해서는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기업이 필요한 목소리를 듣고 제품화하는 데는 몇가지 장애 요인들이 존재한다.

첫째, 흔히 발생하는 경우로 고객의 소리와 제품 개발자, 마케팅 기획자 등 기업과의 불일치입니다. 흔히 제품 담당자는 고객과 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지식이 실제 고객의 요구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흔히 발생합니다. 특히 기술 지향적인 일부 기업들은 하이테크 제품에 고객의 소리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수한 제품이 나오면 고객들의 구매로 연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제품이나 기술에 대해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견 타당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품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시장 선도자나 기술애호가 집단과의 면접이나 시장조사, 사용행위 관찰등을 통해서 기업은 보다 시장지향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보다 빈번하게 나타나는 문제점으로 전자제품등 하이테크 제품의 경우 실제로 고객들이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구두로 표현하지 못하곤 합니다. 막연한 제품에 대한 불만이나 좀더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없을까에 대한 의구심은 가지고 있지만 이를 손쉽게 시장조사자들에게 표현하지는 못합니다. 이런 잠재된 고객의 욕구를 찾아내는 것이 고객 문제 해결을 넘어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품의 타겟이 될 대상 고객으로부터 그들이 원하는 표면적인 욕구와 표현하지 못하는 잠재적인 욕구를 해결해 준다면 고객들의 자신들의 문제 해결에 유용한 솔루션으로 제품을 인식하게 되고 그 제품은 시장에서 환영받게 될 것입니다.

전자 제품과 관련해서 고객들이 느끼는 표현된 혹은 잠재된 욕구는 실로 다양합니다. 일예로 제품에 대한 신뢰, 납기의 정확성, 포장, 설치, 사용편리성, 요금, 판매후 관리 등 실로 다양한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하이테크 상품과 관련해서는 크게 (1) 품질, (2) 가격, (3) 요구의 반응 속도, (4) 가치의 제공정도의 4가지 가치 측면에서 문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품질입니다. Kano가 제시한 모델에 따르면 고객 입장에서의 품질은 크게 당연 품질, 성과 품질, 환상 품질로 구분될 수 있다. 당연 품질은 너무나 당연해서 고객들이 기업에 요구하거나 표현하지는 않아서 제공되더라도 별로 만족도가 올라가지 않치만 달성되지 못했을 경우 불만이 고조되는 가장 기본적인 품질입니다. 에어컨이 시원하더라도 고객은 당연하게 느끼겠지만 그렇치 않다면 불만이 높아질 것입니다. 성과품질은 제공 되었을 경우에는 만족도가 올라가고 미 제공시에는 만족도가 내려가는 품질 요인입니다. 세탁기가 절전기능이 뛰어나다면 만족도가 올라가지만 그렇치 않을 경우에는 만족도가 내려갈 것입니다. 반면에 환상 품질은 고객이 인지하지 못하는 잠재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혁신적인 가치를 제공함으로서 고객만족의 극대화가 가능한 품질 요인입니다. 에어컨에 대해 고객이 표현하는 욕구는 냉방력, 공기정화 정도일 것이지만 공조기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고객이 미처 에어컨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가치들을 제공함으로서 환상 품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느끼는 품질요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높아지고, 환상품질은 성과품질로, 성과 품질은 당연 품질로 인식하게 됩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지속적인 가치 혁신을 추진해야 합니다.

둘째, 가격의 문제입니다. 과거 기업이 취한 가격의 문제는 일차원적인 문제의 고민이었다. , 제품의 판매가를 얼마로 할 것인가가 고민의 축이었습니다. 그러나 하이테크 상품에서 가격과 관련하여 중요한 이슈는 시간의 흐름 관점에서 본 총 소유비용(TCO)의 관점입니다. 대형 수요를 발생시키는 기업은 물론 개인도 점차 단순 구매가격보다는 총 소유비용의 관점에서 가격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 제품군을 판매하는 IBM이나 HP 같은 대형 IT 기업은 서버 판매보다는 유지보수, SI 등 고객이 사용하면서 발생되는 시장에서 더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일반 소비재의 경우에도 프린터, 정수기 냉장고 등 총 소유비용과 관련한 의사결정이 보다 타당한 제품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최종 소비자에게 총 소유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제품이 보다 환영받는 시대가 오고 있다.

셋째, 요구에의 반응 속도입니다. 제품의 기획단계에서 제품 개발, 판매, 사후 관리의 전과정에 걸친 요구 관리가 필요해집니다. 이런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기업을 시장 지향적(Market Driven) 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최근에는 고객의 요구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풍부해지고 있는데 이런 다양한 요구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야 말로 기업이 환경을 관리하고 효과적으로 시장을 관리할 수 있는 경쟁력의 원천일 것이다.

넷째 총체적인 가치의 제공입니다. 총체적이라 함은 앞서 말한 품질, 가격, 반응속도가 모두 적절히 동시에 제공됨으로서 고객이 느끼는 가치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고객과 기업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기업의 제활동이 가치 지향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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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완전완비제품(whole product)

고객의 문제는 고객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바로 기업의 기회이자 위기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그것은 바로 기업의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이런 문제 해결에 실패하거나 경쟁사가 보다 효과적으로 이를 해결한다면 위기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업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사우스다코자 주립대학(USD)IT를 접목하여 학사관리의 생산성을 높이고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2001년도에 입학하는 모든 신입생들에게 의무적으로 PDA를 구입하게 하고 신입생이 수강하는 과목의 교수는 우선적 수업시간에 PDA를 활용하여 강의를 하도록 하였는데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사우스 다코다 주립대학은 몇가지 문제점을 해결하여야만 하였습니다. 우선, 학생들간에 존재하는 정보 격차(digital divide)를 해소하여야 하였습니다. 도시에서 온 학생들은 PC나 인터넷등에 비교적 익숙하였지만 지방에서 온 많은 학생들은 그렇치 못하였으며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여유도 없었습니다. 또한, 학교내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데이터를 교환하고 인트라넷을 통해 학사일정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학교 곳곳에 sync 포인트를 구축하고, 대학에 특화된 포탈 및 컨텐츠를 구축하는 작업이 뒤따라야만 했습니다.

이런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전문적인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이런 시장 기회를 놓칠리 없는 다양한 단말기 업체와 네트워크 업체들이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서 노력하였으며 그중의 하나가 Palm이었습니다. Palm사가 제안한 Palm@USD 라는 프로젝트는 학교 당국자에게 매우 매력적인 솔루션이었는데, Palm사는 우선 학교 당국의 복잡한 니즈와 최종 소비자인 학생들이 처한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우선 학생들이 구입에 장애가 되고 있던 가격과 미숙한 사용경험을 해소하기 위해 대당 125$라는 비교적 저가의 단말을 공급하고, 신입생을 대상으로한 사용자 교육과 디지털 라이브러리등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을 지원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바일 포탈 서비스의 선도업체였던 Avango와의 제휴를 통해 대학에 특화된 채널 사이트를 개설하고 학생과 교직원들이 자유롭게 컨텐츠와 정보, 학사일정, e-mail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고 강의실, 식당 등 대학 구내의 주요 장소에는 적외선 싱크 스테이션을 설치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Palm사는 대량 구매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고, 매년 들어오는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Palm@USD 사례에서 보듯이 고객의 문제를 단순히 자기 사업 범위내에 국한해서 볼때 해결할 수 있는 경우는 제한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Palm이 컨텐츠나 네트워크에는 비교적 역량이 적었지만, 우호적인 제휴선을 활용하여 자사의 약점을 극복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한 것과 마찬가지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연계를 통한 완전 제품 혹은 완전 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합니다.

하바드 경영대학원의 명예 교수인 테오도르 레빗 교수가 처음 완전 제품이라는 개념을 사용한 이래 완전 제품은 하이테크 제품의 차별화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단순하게 생성된 일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유형의 제품에 무형의 서비스가 혼합되어 제공되는 것을 원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 단순한 제품 판매의 시대는 이제 끝이 나고 이제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개의 제품이나 서비스로 이루어진 가치를 제공하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고객들에게 판매지가 무엇을 생산하는가를 알리는 것 이상의 활동, 즉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제공하는 마케팅 활동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Palm@USD의 사례에서처럼 시스템이 복잡하고 고객의 요구가 다양할 수록 운영 프로세스, 애플리케이션, 관리, 교육, 유지 보수 등 더욱 소프트적인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완전 제품이란 이와 같이 제품에 고객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완전제품의 제공 능력은 하이테크 기업의 경쟁력과도 일치될 수 있습니다.

4. 플랫폼(platform) 전략

제품의 플랫폼 전략은 공통된 기술요소를 바탕으로 다양한 복수의 제품을 가지고 있는 하이테크기업의 기본적인 제품 전략으로 최종적으로 시장에 나오는 제품의 원가구조, 제품 성과, 차별화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한 기업은 플랫폼 전략을 이해함으로서 기업이 가장 주력해야할 제품 관리의 핵심 이슈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품 플랫폼은 단순한 제품과는 다르며 다양한 제품의 범위에 걸쳐 구현되어 있는 기반 결정 기술(defining technology)의 공통적인 구성요소를 의미합니다.

하이테크 기업의 제품 실패는 종종 많은 경우 기업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거나 중요한 구성요소의 무지나 인식 부족 등 제품 플랫폼의 잘못된 관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많은 기업들은 제품 플랫폼이 자사의 제품 라인내에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조차 무지하며 제품 라인의 관리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제품 플랫폼의 속성은 각 산업과 제품별로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예을 들어서 자동차에서의 플랫폼 전략은 동일 차대를 기반으로 얼마나 다양한 차종과 수량을 제작하는가를 의미합니다. 반면에 PC 제품의 플랫폼은 애플이나 윈텔(윈도우+인텔)과 같이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운영체계(OS)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PC에는 이 두가지외에 램이나 VGA카드, 파워서플라이 등 다양한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운영체계가 PC 플랫폼의 가장 기반이 되는 결정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비록 시장에는 다양한 형태와 가격대의 PC 제품군이 존재하지만 결국은 어떤 프로세서와 어떤 운영체계를 탑재했는가가 가장 결정적인 차별화 기술이 됩니다. 결국 특정한 제품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많은 관련 제품들이 개발되고 제품 라인이 형성되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카메라로 유명한 소니의 사레는 어떤 방식으로 특정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는지 그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 소니의 디지털 카메라는 크게 저장 방식에 따라 마비카와 사이버샷의 두가지로 나누어진 적이 있었는데 마비카는 보통 CDRW, 사이버샷은 메모리스틱이라는 소니의 독자의 저장 매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가장 중심이 되는 결정 기술은 카메라의 렌즈 기술과 화상을 맺히게 하는 CCD기술, 그리고 화상을 저장하는 미디어 기술들인데 이런 제품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세분시장을 공략하는 제품들이 개발되게 됩니다.

플랫폼은 기업의 핵심적인 경쟁우위로서 자체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나 연구개발의 시간적 비용적인 cost 문제, 기업과의 적합성등의 문제가 있을 경우 많은 기업들이 전략적 제휴나 기술 도입, 합병 등을 통해서 제품화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기도 한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2003년 현재 소니는 핵심 기술중 CCD 기술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밀한 광학도가 필요한 렌즈는 독일의 ‘Karl Zeis'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5. 수확체증과 표준화 전략

하이테크 산업의 경쟁에서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해당 시장의 표준으로 정착시키는 노력은 시장의 성패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됩니다. 표준화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하이테크 산업이 타 산업과 다른 차별점들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하이테크 산업의 경쟁에서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신경제이른바 뉴 이코노미(new economy)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과거의 전통적인 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기업 환경은 수확 체감의 환경이었습니다. 수확체감이란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이 획득할 수 있는 이익은 점차 줄어든다는 개념으로 마샬이 주창한 경제학의 기본적인 개념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산업은 광산업일 것입니다. 제한된 부존 자원을 계속 채취하다보면 결국 광물 부존량이 바닥을 드러내게 되고 획득가능한 광물의 양은 점차 줄어들게 된다. 제조업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신제품을 개발하여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시장 판매량도 증가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게 됩니다. 결국에는 경쟁으로 인해 경쟁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들이 수익이 감소하게 되는 제로섬(zero sum) 게임에 직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이론은 과거 전통적인 굴뚝 산업이 주력 산업이었던 시기에는 매우 통찰력 있는 법칙이었습니다. 그러나, 하이테크 산업에서는 수확체증의 법칙을 주장합니다. 수확체증 세계의 가장 큰 특징은 선도기업의 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선도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보다 높은 효율과 생산성을 가지고 있는 후발 기업이 등장하여 시장을 장악한 사례가 많이 있었습니다. 일예로 과거 VTR이나 브라운관 방식의 TV 시장을 후발 업체인 일본기업들이 선발 기업인 미국 기업들을 제치고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구조적으로 후발기업들이 선발기업을 따라잡기 어려워진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윈도우를 생산하는 MSCPU를 생산하는 인텔의 경우일 것입니다. 애플, 리눅스 등 다양한 도전자가 있었지만 MS의 윈도우 제국은 20여년이 넘도록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분야 등에서 확고하게 선두를 다져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수확체증의 법칙은 하이테크 산업을 대표하는 경쟁원리로 잡리잡고 있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수확체증이 왜 발생하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답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과중한 초기 투자 비용 때문에 후발 기업들이 손쉽게 시장에 들어오기 어려운점을 들 수 있습니다. 단순한 TV 조립 공장을 만드는 비용에 비해 반도체나 LCD 생산 공장의 건설비용은 천문학적인 투자를 요구합니다. 후발 기업으로서는 선도 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확신없이는 회사의 운명을 건 이런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 곤란한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학습효과의 발생입니다. 숙련된 노동자나 기술자일수록 제품 1개를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제조단위당 시간)이 현저하게 적습니다. 따라서 생산경험이 많은 선도기업은 비교적 높은 원가 우위를 가질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한 가격전략이나 물량 조절로 경쟁사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우위를 가지게 됩니다.

셋째. 네트워크 외부성 효과의 발생입니다.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이 많을수록 장점이 있습니다. 비록 맥킨토시가 IBM보다 뛰어나다고 인정하지만 만일 기존 PC 사용자가 맥킨토시로 전환한다면 그는 자기가 만든 워드 파일이나 파워포인트를 회사내에서 동료들과 공유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것이 외부성 효과입니다. 사용자가 그 제품을 구성해서 제품을 사용하는 네트워크에 참여함으로서 전체 네트워크의 가치는 배가되는 것입니다.

넷째, 정보재의 수확체증 특성입다. 특히 인터넷 컨텐츠나 게임등을 추가로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은 사실상 거의 0에 가깝습니다. 이런 제품의 시장을 석권한 기업은 경쟁사가 경쟁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더라도 사실상 계속적으로 시장에서 수확의 증대가 가능한 것이다.

다섯째. 기술의 연관성입니다. 제품의 디지털 및 컨버젼스화는 제품상호간에 관련성을 증대시켰다. 따라서 이미 A라는 제품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내놓았던 기업은 B라는 제품을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하고, 생산하고, 고객에게 판매하는데 유리한 입지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반도체 시장을 석권한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활용하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LED TV나 아몰레드(AMOLED) 방식의 휴대폰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하이테크 경쟁에서 이런 수확체증의 원리는 시장에서의 경쟁을 일종의 카지노식 경쟁으로 변모해 놓았습니다. 즉 초기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기업들이 전력투구를 하게 된 것입니다. 모 아니면 도식의 가입자 유치 전쟁, 무료를 불사하는 가격 정책, 위험성이 높은 투자와 제품 개발이 보다 빈번하게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6. 표준화 경쟁의 승자

그 결과 하이테크 산업의 마케팅에서 누가 시장의 표준을 장악하느냐가 성패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표준을 더 잘 이해하는 기업, 표준을 석권하는데 유리한 기업들이 승자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표준화 경쟁의 승자들을 보면 구글, 네이버등의 기업들이 손꼽히는데, 표준화 경쟁에 유리한 기업들은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특징들을 살펴보면,

(1) 첫째, 완벽보다는 스피드를 중시하는 기업이 경쟁에 유리해집니다. 완벽한 제품을 출시하는데 오랜 시간을 들이기보다는 먼저 제품을 출시하여 시장을 장악하고, 제품이 지닌 미비점들은 버전업이나 사용자의 이용 경험을 활용하여 통하여 해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다른 기업들이 주저할 때 가장먼저 LED TV를 상용화하여 시장을 석권하였고, MS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내놓아 시장을 묶어두고 계속 버전업을 사용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2) 폐쇄보다는 개방적인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일예로 애플은 i-pod 등 자사의 제품에 대한 기술을 상당부분 개방하여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스스로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에 자극을 받은 국내의 SKT, KT 등도 2009년부터 사용자가 스스로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할 수 있는 앱 스토어(App store)를 활성화시키고 있습니다.

(3) 그러나 이런 시간기반 경쟁이나 개방성 역시 지속적인 혁신을 할 만한 충분한 기술력의 뒷받침 없이는 효과를 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하이테크 상품은 시장에 처음에 출시할 경우 이를 구매하는 계층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보통 기술애호자 혹은 테키(techy)라고 불리우는 계층들이 구매를 시작하고 이들의 호의적인 구전이나 추천에 의하여 다른 대중에까지 상품이 확산되게되는데, 이들 테키들을 만족시키기란 매우 어려운일입니다. 기술적인 우월성은 물론이고 뛰어난 디자인, 새로운 컨셉의 제시등이 요구됩니다. 그 결과 하이테크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먼저 진입하여 경쟁우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높은 혁신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 청주대학교 이 원준 (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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