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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영리 조직의 이해

우리가 지금까지 다루어왔던 마케팅 개념은 명확하게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모든 조직들의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예로 U.N이나 사랑의 열매, 적십자, 그린피스 등의 단체들은 조직의 존재 목적이 영리추구가 아닙니다. 이처럼 영리나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않는 조직들을 통틀어서 비영리조직이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비영리 조직들은 그 종류나 숫자에 있어서 기업에 필적할 만큼 수없이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부나 국회와 같은 공공기관, 대학등의 교육기관, 각종 자선 및 종교단체, NGO등의 사회운동 단체, 도서관 등 공공 서비스 등이 이런 유형에 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은 일반 영리 기업과 다르게 영리추구와 더불어 사회적인 공익 달성을 우선적인 최대 목표로 하는 사업체로서 영리기업과 비영리조직의 중간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업을 통하여 창출된 기업의 수익은 주주와 소유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하는 일자리 창출, 공익적인 서비스의 제공 등을 위하여 재투자됩니다. 특히 제한된 노동능력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일자리를 갖기 어려운 장애우나 노약자등의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자활 의지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40여명의 장애우들의 직업 재활을 위한 설립된 '위캔(wecan)‘은 그 예입니다. 이런 비영리조직들이나 사회적기업들은 비록 그 형태는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 첫째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집단과의 관계입니다. 일반적으로 비영리조직들은 주주나 고객들이 있는 일반 기업들 못지않게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서 존재하고 있습니다. 즉 비영리조직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비영리조직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주는 후원자라는 집단들이 존재합니다. 즉 후원자들이 제공하는 인력이나 자금을 지원받아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일예로 사회복지재단들은 개인 및 기업의 후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고 자원 봉사자들로부터는 인력을 제공받습니다. 그리고 이런 인력이나 자금을 서비스로 전환하여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인 고객들에게 제공합니다. 그밖에 자금을 지원하는 동시에 규제, 감시를 담당하는 정부, 지역 주민, 기타 연구소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2) 둘째는 조직의 활동이 상당한 공공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비영리조직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일반기업들보다 많은 혜택과 지원을 받습니다. 정부로부터 운영에 필요한 보조금을 수여하기도 하며, 대부분의 수입은 면세 혹은 감세의 세금혜택을 받습니다. 또한 이들이 받는 정부 보조금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됩니다. 즉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을 한다는 전제하에 특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일반 기업과 비교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됩니다. 그 결과 이런 비영리조직들은 후원자나 정부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는 물론이고 일반 대중으로부터 광범위한 감시를 받게 됩니다.

(3) 셋째는 비영리조직이 그들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들은 일반적으로 무형의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환경친화제품이나 에너지절약 상품을 홍보하는 것처럼 유형의 상품을 공급하는 경우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교육, 건강, 종교, 평화, 환경, 사회운동 등 전반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신념이나 사상을 전파하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무형적인 것입니다.

2. 마케팅 필요성

마케팅의 목적중 하나인 영리 추구를 하지 않는 비영리조직에도 마케팅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하여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복지시설이나 종교단체에서 마케팅을 한다고 하면 일반 소비자들은 매우 의아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또한 시설이나 종교단체에 종사자들 역시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일반적으로 심한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좋은 일을 하는 기관인데 돈 벌이라니?’라는 의구심과 거부감이 적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마케팅의 본질적인 목적이 고객의 니즈를 확인하고 이를 만족시키는 것에 있음을 생각해본다면 비영리조직 역시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비록 일반 기업처럼 이익 추구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자만 비영리 조직이 설정한 다른 고유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서도 마케팅은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비영리기관들은 기관의 운영이나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자금의 상당부분을 외부의 후원자들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다수의 비영리기관들 역시 유사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예로 후진국의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기관만 보더라도 굿피플, 유니세프, 월드비전, 세이브더 칠드런 등 국내에 여러 곳이 있습니다. 이들과 선의의 경쟁속에서 보다 많은 후원자를 모집하고 대의명분을 확산하는 것 역시 경쟁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기부한 후원자들이 만족감을 느끼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도록하기 위해서는 섬세한 고객 관리가 필요하며, 새로운 후원자들을 유치하는 것 역시 적절한 방법들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조직 내부의 종사자나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를 유발하는 것 역시 마케팅이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3. 비영리 마케팅의 유형

후원자 유치, 명분 확산 등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비영리기관의 마케팅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중 몇 가지 주요한 예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아이디어 마케팅

아이디어 마케팅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주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사람들의 주위와 관심을 높여 궁극적으로는 기관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의 참여나 행동을 유발하는 마케팅입니다. 그린피스의 환경보호 운동, 금연금주운동, 안전벨트 착용, 투표하기 운동 등이 이런 예일 것입니다. 그러나 보통 기관이 주장하는 사상이나 의견이 모든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반대하는 의견이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금연운동에는 흡연찬성파의 반대가 있고, 환경보호운동에는 개발우선주의의 논리가 등장합니다.

(2) 인물(퍼슨) 마케팅

인물 마케팅은 특정한 인물에 대한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호감이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사용됩니다. 일예로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시 정치인들을 대상으로한 정치 마케팅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선거철마다 각 후보들의 진영마다 선거 마케팅을 담당하는 정치전문 마케터인 스핀닥터(spin doctor)들이 참여하여 후보들의 연설문을 유권자 입맛에 맞게 고치거나 정치인들의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모습은 이제 흔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3) 장소 마케팅

관광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각 국가는 물론 시도, 지방자치단체 등의 장소 마케팅 역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단체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의 장점이나 강점을 홍보하면서 관광이나 투자, 행사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데, 특히 특정 장소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런 이미지를 쇄신하거나 강조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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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비영리 마케팅 전략

일반 기업과 차이는 있지만 비영리조직 역시 상품, 가격, 촉진, 유통 등과 관련하여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상품

우선 상품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비영리 조직은 무형의 이념이나 서비스가 주요한 상품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이념이나 상품 역시 일반 대중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찾아내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과거 80년대 많은 사회단체들이 민주화나 남녀 평등 등을 목적으로 활동을 하였지만, 이런 명분들은 그동안 많은 개선이 이루어져서 과거만큼의 중요성을 갖지 못할뿐더러 더 이상 일반 대중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구온난화나 건강, 평화처럼 일반 대중들이 절실하게 원하고 있고 변화된 최근의 사회에서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들을 찾아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탐색과정은 일반 기업들이 신상품을 개발하기 위하여 벌이는 노력이나 과정들과 매우 유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영리기관들 역시 일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한 시장 조사, 변화하는 환경이나 트랜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이념이나 서비스에 대한 차별화 방안도 필요할 것입니다. 후진국의 불우한 아이들을 돕는 월드비전은 후원자와 아동간의 자매결연을 맺도록 하고 있으며, 상호간의 편지 교환 등을 통하여 다른 후원기관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정서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 가격

비영리 조직에서 가격의 문제는 보통 후원금을 책정하거나 서비스를 공급, 판매하는 정책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선 후원금을 책정하는데 있어서 각각의 회원들에게 얼마의 금액을 요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호의를 가진 후원자일지라도 지나치게 높은 후원금을 요청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후원자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고, 너무 낮은 수준의 후원금을 요청하는 것은 더 많은 기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단체들은 구좌(account)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후원자들이 원하는 금액을 조정하여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후원금과 관련하여서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요인일 것입니다. 후원자들이 후원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를 상상하는 정도에 따라서 후원 비용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후원금이 바람직한 일에 손실없이 잘 쓰이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더 많은 기부를 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또한 서비스의 공급 가격을 결정하는 것도 역시 중요한 일중 하나입니다. 학교의 등록금을 책정하거나 공공시설의 입장료 책정 역시 중요한 가격 의사결정중 하나일 것입니다. 특히 대부분 비영리기관의 서비스 가격은 시설 이용자인 고객의 부담금과 더불어 상당한 정부나 단체의 보조금이 포함되어 결정되는데, 비영리기관의 특성상 가격의 책정이 이익의 창출이 아니라 보다 보편적인 서비스의 제공인 경우 원가 이하의 가격이 결정되기도 하는 이유입니다.

(3) 유통

비영리 조직의 유통문제는 서비스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들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문제와 관련이 깊습니다. 비영리조직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우 고객들이 스스로 찾아나서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일예로 장애우를 위한 복지시설의 복지 서비스나 요양원, 유기견 보호시설 등의 경우 이런 시설의 이용자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찾아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결과 비영리조직은 고객들을 기다리기 보다는 스스로 먼저 찾아나서는 적극적인 정책이 요구됩니다. 주변에서 보면 이동검진소, 이동헌혈차량, 이동도서관 등 시설이 고객을 찾아나서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4) 촉진

다른 수단들에 비하여 광고 등은 비영리 조직들도 활발히 사용중인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교단체나 정부, 지방자치단체, 인권 및 환경 단체 들은 예전부터 광고를 주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왔습니다. 그 외 직접 대면접촉을 통한 인적판매나 판촉 역시 잘 사용되어온 수단입니다. 연말이면 등장하는 구세군과 자선남비, 종교단체의 방문 선교활동 등은 이런 예일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일반 기업의 마케팅에 있어서도 광고나 촉진활동은 소비자의 거부나 무관심으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비영리 조직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판촉이나 광고 수단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광고나 판촉을 대체할 수 있는 인터넷 등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관심, 새로운 광고수단 발굴, 다양한 마케팅 기회의 발굴 등이 필요할 것입니다.

5. 대의명분 마케팅

최근에는 비영리기관이 추진하던 사회적, 공공적인 목표나 사업이 일반 기업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기업들이 사회적으로 공감을 일으킬만한 특정한 주장이나 명분을 활용하여 마케팅 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마케팅을 대의명분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이라고 하는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증대하면서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예로 미국에서는 매년 2월을 심장의 달로 지정하고 여성 사망원인중 1위인 심장병에 대한 예방 캠페인인 레드 드레스(red dress)'를 벌이고 있는데 많은 기업들이 이 캠페인에 동참함으로서 사회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매년 2월초에 열리는 뉴욕 패션위크 주간에는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명사들이 붉은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 레드 드레스 패션쇼가 열리며, 존슨엔존슨, 스왈로브스키, 미닛메이드 등 많은 기업들이 후원금을 통하여 이 행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이와 유사한 예로 유방함 퇴치를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 가난한 나라의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상품으로 만들었음을 강조하는 공정무역 상품, 자살 예방을 후원하는 옐로리본 캠페인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대의명분 캠페인에 기업 참여가 증대하는 이유는 갈수록 TV 광고 등 기존 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국민이 관심을 갖는 큰 사회적 행사나 명분에 참여함으로서 광고 효과도 높이고 친사회적인 기업으로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활동을 통하여 소비자들은 해당 기업을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갖고 있는 신뢰할만한 이웃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6. 마케팅에 대한 사회적 비판

어떤 아름다운 미사여구를 같다 붙인다고 하더라도 결국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이 이익 창출을 통한 기업의 생존에 있으며, 이를 수행하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 바로 마케팅임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마케팅이 이익창출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을 하여도 좋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사회라는 큰 에코 시스템 속에서 가치에 기반한 이익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마케팅 활동만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으며,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의 경우이긴 하지만 부정적인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마케팅 활동들도 여전히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모든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이런 기준을 지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국내에서 법적으로 금지된 다단계 마케팅이 여전히 음지에서 횡행하고 있으며,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한 고가 제품의 편법 판매도 사리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위해를 줄 수 있는 불량 식품이나 담배 등의 광고도 경계해야할 대상입니다그 결과 마케팅의 부정적인 영향력에 대한 다양한 우려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우려들중 몇가지를 구체적으로 예를 보면,

(1) 소비자 부담의 가중

: 마케팅으로 인하여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부담해야하는 가격이 필요 이상으로 증대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불필요하게 많은 도소매상이 개입하여 가격이 불필요하게 인상되고 있다거나, 쉴틈없이 방송되는 광고나 판촉물 등이 결국 소비자가 지불해야 되는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생각들이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들의 계획적 진부화로 인하여 멀쩡한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고 버리거나 새로 사야되는 경우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계획된 진부화란 새로운 신상품을 판매하기 위하여 기존의 제품들을 빨리 도태시키는 경우인데, 일부러 수명이 짧거나 내구성이 낮은 재료를 사용하거나 수리에 꼭 필요한 부품들을 의도적으로 단종시키는 등의 방식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2) 부정적 소비 문화 전파

: 마케팅이 광고, 판촉 등 다양한 판매 증대 활동을 통하여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과소비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에너지, 자원의 낭비, 사회적 문제의 야기 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난입니다. 특히 이런 물질 만능주의와 더불어 아름다운 얼굴과 날씬한 몸매의 모델을 기용함으로서 미에 대한 그릇된 관념을 전파하고 외모 지상주의의 전파자가 되었다는 비판입니다. 아울러 비속한 언어의 사용이나 패스트푸드의 확산, 무분별한 외래문화의 도입도 비판의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3) 소비자에 대한 기만

: 또한 기업들이 소비자의 가치 제고라는 본분을 망각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비도덕적인 행위를 하는 경우들도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치가 적은 제품을 가치가 과다하게 높다고 인식시키는 행위 혹은 비싼 가격을 한도를 벗어나서 싸게 느끼게 하는 행위들일 것입니다. 물론 소비자가 지각하는 가치에 적정 수준의 마진을 부여함으로서 기업은 생존에 필요한 이익과 자원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런 행위들이 일반적인 상식수준에서 이해될 수 없을 정도의 범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해당 소비자들이 이런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도록 은밀한 방법들이 동원되었다면 이런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일예로 많은 피라미드 영업을 하는 불법 업체들은 불가능한 수익률을 제시하여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하도록 유도함으로서 사회적인 문제들을 야기시킨바 있습니다.

(4) 상품의 결함 및 문제

: 대부분 기업의 부주의와 실수로 인하여 상품에 결함이 발생하거나 불량, 기타 위해 요인이 포함되어진 상태로 판매되기도 합니다. 특히 자동차, 식품, 약품 등 상품의 결함이 소비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품들의 경우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커집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문제를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도요타는 지난 2009년 미주 지역에 판매된 11만대 이상의 툰드라 트럭을 리콜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상품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리콜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통하여 이를 해결하기도 하지만 그렇치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상품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하거나 은폐하려는 경우도 발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보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이런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2002년부터 시행된 제조물 책임법(PL)’은 기업의 고의나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소비자를 보호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으로서 판매자의 의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또한 상품 자체의 속성상 위험을 내포할 수 밖에 없는 담배나 약물 등의 상품과 관련된 규제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법적으로 광고가 제한된 이들 제품들이 간접적인 광고를 하는 경우 혹은 허용되지 않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들입니다.

(5) 담합 및 불공정 행위

더 나은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해야 되는 경쟁기업들이 고가격과 과다한 이익을 유지하기 위한 결속하는 담합 행위는 공정한 기업간 경쟁을 저해함으로서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이익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법률을 통하여 담합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과징금 등 다양한 규제를 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음료, 주류, 시멘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담합에 대한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6) 개인 사생활의 침해

기업의 과도한 판매목표 설정과 지나친 판매 압력은 결국 소비자에 대한 강매 행위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판매원이 자신에게 할당된 판매량을 채우기 위하여 구매를 강요하거나 소비자에게 거짓 약속을 하는 경우들이 있으며, 환불 등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가 무시되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노약자나 어린이와 같이 계산과 판단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한 고가 물건의 강매 행위가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또한 텔레마케팅 등이 발달하면서, 개인의 전화번호, 주소, 주민등록번호와 같이 지극히 사적인 정보들이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거래되는 문제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의 오용 및 사생활 침해로 인하여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상업적 이메일, 계속 울려되는 콜센터 전화, 가입 권유 등에 시달리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피싱(phising)'과 같은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기도 합니다.

7. 기업 감시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현대사회에서 마케팅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커져가는 만큼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우려도 같이 증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경제와 사회, 문화 일반에 걸쳐서 해로울 수도 있는 마케팅 활동을 감시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소비자 스스로 혹은 정부 주도하에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 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소비자보호 운동

소비자 보호운동이란 소비자와 기업간 거래에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소비자 권익 보호의 입장에서 주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사회 운동들을 말합니다. 사실 소비자 보호운동의 역사는 현대 마케팅의 역사에 필적할 만큼 오래된 것입니다. 최초의 소비자운동은 1891년 뉴욕에 소비자연맹이 결성된 것을 시작으로, 1898년 전국소비자연맹(The National Consumers' League)이 발족되어서 주로 식품과 같은 상품을 대상으로 품질향상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였습니다. 특히 1936년 소비자동맹(Consumers' Union:CU)이 발간하기 시작한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는 소비자들에게 상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을 감시하는 역할을 오늘날까지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의 소비자 운동과 관련하여 미국 소비자운동의 대부인 네이더라는 인물을 빼놓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네이더는 1964년 자동차 안정성과 관련한 '기업고발운동'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소비자운동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였는데, 이를 네이더리즘(Naderism)이라고도 합니다한국에도 역시 한국소비자보호원,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 문제를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 등 다양한 소비자보호 관련단체 등이 소비자보호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실정입니다.

2) 기업활동 감시운동

소비자의 권익보호와 더불어 기업 활동에 대한 감시 운동도 마케팅 활동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사회적 규제활동의 하나입니다. 그 결과 환경보호, 에너지 절약, 안전한 상품, 친환경 제품개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상품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업의 마케팅활동은 일반 소비자들과 이들이 구성한 비영리 조직들의 감시를 받고 있습니다특히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이들 기업들이 보다 사회적 책임감을 통감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의미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ies)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즉 기업은 사회적 기능인 생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해야할 사회성, 공공질서를 지켜 다른 업체나 집단,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않는 공공성, 특정집단에 대한 봉사를 넘어서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공익성의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유해식품 및 위험 상품의 거래나 상품의 불공정한 이익을 목표로하는 매점, 매석, 담합 등은 사회성에 대한 위반이며, 그 외 고객 착취, 사기, 허위 및 과대광고는 공공성 위반이고 합리화를 위한 노력의 태만에서 오는 가격인상이나 어떤 시기에 편승한 가격인상 등은 공익성에 대한 위반이기 때문에 기업은 이런 위반을 저지르지 않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중 하나인 현장 마케터들에게 윤리와 책임을 항상 준수하도록 동시에 강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큰 이익이 걸려있는 사안이더라도 사회적 통념과 제도가 허락하는 한도내에서 마케팅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을 잃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마케팅의 직업 윤리이자 사회적 책임감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마케터 개개인의 주의나 인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보다는 기업 차원에서 시스템적으로 윤리성 확보가 가능하도록 제도와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마케팅의 책임을 인식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첫째, 기업의 경영 활동이 예상치 못한 위험에 빠질 가능성을 줄여줄 것입니다. 기업의 경영에서 나쁜 뉴스는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런 변수의 발생이고 더 나쁜 뉴스는 그 변수가 부정적인 변수라는 점인데, 정도 경영은 이런 돌발 위험의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2) 둘째, 브랜드 자산의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이를 기반으로 매출이나 이익과 같은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호의적인 브랜드 이미지나 연상과 같은 간접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는 브랜드를 관리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중 하나가 가장 존경받는 브랜드(Least Admired Brand)'가 되느냐의 여부입니다. 이처럼 브랜드 존경 지수를 높이기 위하여 삼성전자는 사회봉사, 기부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데,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2009년 미국의 존경받는 브랜드 50위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나 Apple(1), 도요타(3), IBM(17), HP(30) 등 경쟁기업들에 비교하면 여전히 갈길이 먼 것을 알수 있습니다.

이제 마케팅은 단순히 이익을 창출하는 도구로서의 인식을 벗어나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고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을 통하여 사회 전반의 효용을 증대시킨다는 소명 의식이 요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Kotler는 이를 마케팅의 사명 의식(sense of mission)이라고 불렀으며, 마케팅이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 청주대학교 이 원준 (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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