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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케팅이 360?

전통적으로 광고나 판촉 등 고객과의 대화하는 흔히 4대 매체라 불리는TV, 라디오, 잡지, 신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통적인 매체의 영향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가 확연합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를 찾을 수 있지만

(1) 우선 이들 매체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과거 70~80년대의 TV 드라마에서 악역을 하면 밖에 나가서 밥 사 먹기도 힘들었다고 합니다. TV를 현실 속 모습으로 착각한 시청자들의 비난 때문이지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대중 매체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아무런 여과 없이 받아들이던 때가 있었으며 광고도 손쉽게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점차 기존 매체에 익숙해져 무덤덤해지고,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증가하면서 기존 대중매체의 영향력은 급격히 약화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늘어난 광고의 범람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2) 또한 새로운 매체들의 급격한 부상도 기존 매체에게는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모바일 휴대폰과 같이 고도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개인화된 매체의 출현은 기업의 광고 활동에 변화를 불러오게 됩니다. 즉 더 이상 기존의 4대 매체에만 의존하지 않고 소비자 주위에 있는 모든 사물과 공간들을 광고 메시지를 실어보낼 수 있는 매체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소비자를 전방위에서 360도 둘러싼 모든 활용가능한 수단들을 광고 미디어로 활용한다는 생각은 광고에 대한 기존의 생각들을 크게 바꾸어 놓게 됩니다.

실제 사례들을 보면서 360도 마케팅을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 360도 마케팅 사례

전통적으로 빌딩이나 건물의 옥상에 설치된 대형 옥외광고인 빌보드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온 친숙한 광고 매체입니다. 옥외광고는 대부분 이동중에 보게 되기 때문에 글로 쓰여있는 카피는 최소화하고 가능한 한 크고 특징이 강하도록 만들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옥외 광고를 변형해서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의 활용이 증대하고 있습니다.

그중의 한 예가 영국의 유력한 경제지인 이코노미스트(Economist)의 옥외광고입니다. 이 광고판은 평소에는 평범한 옥외광고이지만 사람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동작 감지센서가 있어서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대형 전구에 불이 들어옵니다. ‘빙고!’. 독자를 깨워주는 경제지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좀 더 파격적인 예는 뉴질랜드에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빗길 안전 운전을 강조하기 위하여 도로 곳곳에 설치한 대형 옥외광고입니다. 어린이의 얼굴이 있는 광고판뒤에 붉은 잉크통을 설치하여 비가 오면 아이의 두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너무 자극적이라고요? 하지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효과로 2009년 깐느 광고제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런 360도 마케팅은 국내 기업에서도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예로 2009년 새로운 가정용 통신서비스 브랜드인 'QOOK'을 출시한 KT집나가면 개고생이다라는 자극적인 문구의 TV 광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조기에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알릴 수 있었는데, QOOK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수단들을 광고 매체로 활용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하는 티저(teaser) 형태의 TV광고를 통하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였으며, 그 외, 회사의 옥상에 광고를 부착하여 위성사진을 광고로 이용하거나, 회사 임직원의 아파트에 플래카드를 부착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공모전을 통하여 일반 고객들이 자신의 차량이나 물건, 심지어 머리나 팔과 같은 신체의 일부분에도 광고를 부착하고 다니도록 하여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홍보를 극대화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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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게릴라 마케팅

이처럼 이용가능한 모든 수단을 광고에 이용하는 개념이 비단 광고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기존의 전통적인 마케팅 활동 역시 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고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 결과 새롭게 기발한 마케팅 활동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제는 과거에 시행해왔던 평범하고 일상적인 마케팅 활동만으로는 고객의 눈길을 끄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향의 대표적인 예로 게릴라 마케팅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게릴라 마케팅은 골리앗과 같은 거대 기업에 맞서는 작은 중소 기업들이 즐겨 사용하는 마케팅 전략입니다. 40년대의 중국 공산당의 승리에서 시작하여 월남전, 최근의 아프카니스탄의 탈레반 세력 등 역사에서 작은 힘으로 큰 적을 괴롭히는 게릴라 전술의 위력은 유감없이 발휘된 바 있는데, 마케팅에 있어서도 게릴라 전술이 효과적인 방법인 것입니다.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동아시아라는 출판사는 ‘Love & Free’라는 책을 출간한 후 책을 홍보하기 위해서 일주일간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직원 25명이 2호선 지하철의 동일 차량에 동시에 탑승하여 일제히 창 쪽을 향해 책을 읽는 홍보 방법을 전개하여 책을 홍보하였습니다. 이러한 기발한 홍보방법은 지하철 한 칸에 25명이 같은 책을 읽는 보기 드문 희한한 광경을 통하여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도하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책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영세한 동아시아 출판사 입장에서는 적은 마케팅비용으로 홍보에 대한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책의 잠재 구매고객을 확보하고 구전을 퍼트리는 효과를 얻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잠재고객이 밀집된 장소에서 광고나 홍보에 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자연스럽게 고객의 인지도를 확보하거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이 바로 게릴라 전술을 실전에 응용한 게릴라 마케팅입니다. 일반적으로 후발 기업이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선두 기업들이 진입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적은 마케팅비용을 활용하여 고객에게 밀착형 마케팅을 전개하는 마케팅 방법을 말합니다.

4. 게릴라 마케팅의 종류

최근에는 게릴라 마케팅이 보다 다양화하면서 스텔스 마케팅(Stealth Marketing)이나 래디컬 마케팅(Radical Marketing) , 매복 마케팅(Ambush Marketing) , 장난기 마케팅(Mischief arketing) , 기발한 마케팅(Outrageous Marketing) 등의 다양한 전술적 방법들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릴라 마케팅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실제 사례와 같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스텔스 마케팅: TV나 신문 등 이미 잘 알려진 광고 매체에 식상해 있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파고들어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제품을 은밀하게 홍보하는 마케팅으로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인 대학가나 지하철 등에서 특정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면서 멋진 디지털 카메라를 건네 제품의 호기심을 유도하는 등, 본래 목적인 제품 홍보의 목적을 은밀하게 숨겨 고객에게 거부감을 최소화하면서 은연중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방법입니다. 스텔스 마케팅은 전통적인 방식의 마케팅에 대하여 소비자들이 점차 무관심해지고 있는 상황에 고객에게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서고 상품에 관한 인지도를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새로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건설사들이 지하철이나 증권가에 인력을 투입해서 특정 지역이 땅 값이 오를 것이라고 소문을 내는 경우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면에 스텔스 마케팅이 기업의 마케팅 활동의 일환이라는 것이 알려지게 되는 경우 극심한 고객의 거부감과 반발을 사는 부작용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일예로 2003년 미국에서는 다섯 살 난 성난 암소의 인터넷 일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고향을 떠나 농장주 밑에서 일을 하는 냉소적 성격을 가진 소가 자신의 블로그에 매일 농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불평 섞인 말투와 유머로 일기를 매일 쓰는 형식이었는데 그 당시 네티즌들은 이 블로그에 열광하며 검색순위 1위에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블로그가 세븐업 제품의의 신제품 런칭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개설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네티즌들은 속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불매운동까지 펼쳤습니다. '비도덕적이다.', '역겹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에 세븐업은 결국 해당 블로그를 폐쇄하고 사과를 해야만 했습니다.

(2) 래디컬 마케팅: 래디칼(radical)은 과격, 급진적인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입니다. 말 그대로 상식을 뛰어넘는 급진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개발하여 최소한의 마케팅 인력이나 자원을 가지고 고객에게 깊은 연상을 주는 마케팅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시장조사에 의지하기 보다는 마케팅 고위 관리자가 직접 일선 현장을 발로 뛰어다니며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여 고객과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깊은 연대감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예로, 다양한 이벤트를 자주 하기로 유명한 버진 애틀랜틱 항공은 비행기가 연착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항공사의 회장인 브랜슨 회장이 현장에 직접 나와 공항 게이트에서 고객에게 사과하고 무료 항공권이나 백화점 상품권으로 직접 보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3) 엠부시 마케팅 : 매복 마케팅 혹은 엠부시 마케팅은 게릴라전에서 매복을 통하여 기습적으로 적을 공격하여 혼란에 빠뜨리는 전술을 마케팅에 응용한 것입니다. 지난 2002년 열렸던 한일 월드컵에서 국내의 공식 스폰서는 KTF였지만, 실제로 광고효과를 크게 보았던 것은 SK텔레콤이었습니다. 공식 스폰서가 아닌 SK텔레콤의 경우 스폰서가 아니어도 활용할 수 있었던 한국팀 응원단인 붉은 악마를 활용하여 광고를 제작하고 효과적으로 광고 캠페인을 진행함으로써 많은 소비자들이 월드컵 공식 스폰서를 SK텔레콤으로 오인하도록 하였습니다. 대표팀 서포터스인 붉은악마와 공동으로
‘Be The Reds’ 캠페인을 전개해 월드컵 특수를 누리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이런 엠부쉬 마케팅을 전개한 결과 오히려 공식 스폰서인 KT 등 경쟁사보다 더 큰 효과를 얻었으며, 경쟁사의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제지하였던 것입니다. 즉 공식 스폰서가 아님에도 공식 스폰서인 것처럼 위장한 마케팅을 전개하여 고객에게 혼란을 줌으로써 경쟁사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이런 예가 바로 엠부쉬 마케팅의 일예입니다. 

(4) 미스치프 마케팅 : 마케팅 예산과 자원이 부족한 기업들이 끊임없이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하여 상상을 초월한 기발한 마케팅을 전개하기도 합니다. 즉 진실에 기초하여 계속 이야기가 될 만한 화젯거리를 만드는 마케팅 방법으로서,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라고도 하고 익살스러운 마케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화제거리를 통하여 소비자 대중의 주목을 받음으로써 회사의 성과를 단기간에 올릴 수 있는 목표를 획득하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이들 마케팅은 자원의 한계 때문에 불특정 대중을 상대로 하기보다는 의사결정권을 가진 잠재고객이 밀집된 지역을 위주로 전개하여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어 구매를 유도하게 됩니다.  

 : 청주대학교 이원준 (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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