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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화, 사회 복지 등 각 분야에서 건실한 재정과 대중의 지지 확보는 점차 더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들 후원자들은 일정 금액의 현금이나 물품 등을 후원대상에게 정기적, 혹은 일시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으며, 기부자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정치 기부의 경우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한 모금, 기금 모집을 위한 출판회나 파티의 개최, 기금 홍보 이벤트, 유산을 통한 기금화, 급여의 일정부분 공제 방식 등 기부 방식 역시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기부 목표의 달성에도 엄현히 빈부 차가 존재한다. 일부 유명 정치인이나 사회복지 기관의 경우에는 모집 활동이 활성화되어 있으나, 대부분 기부금 모집 활동이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대중의 입장에서 특정 정치인이나 기관에 펀딩을 결정할 때, 수 없이 많은 대안들중에서 굳이 이 사람 혹은 이 곳에 기부를 하여야하는지 정당성을 찾고 싶어한다. 실제 네이버 포탈에서는 공익 나눔 기부 프로그램으로 '해피빈'을 운영하고 있으며, 개인이 블로그나 지식인 활동에서 받은 콩을 도움이 필요한 개인이나 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기부 대상은 매우 다양하며, 더 나은 세상, 아이들에게 희망을, 환경과 동물, 지구촌 나눔, 피플앤피플, 어르신 돕기 등에서 기부하고 싶은 테마를 선택할 수 있는데, 보통 기부자 자신이 마음에 들거나 호감이 가는 테마 중 하나에 기부를 하게 된다. 다양한 대의 명분들이 기부를 받기 위하여 경쟁하고 있으며, 개인이 생각하는 사안의 중대성, 목적의 적합성, 문제의 심각성, 도움 방식의 편리성 등에 따라 기부 대상자는 달라질 것이다.

개인이 기부 대상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요인들을 보다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대상의 미션과 가치

: 기관이나 개인이 표방하는 미션과 존재의 근거가 되는 서비스 가치는 기부의 가장 기본적인 결정 요인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미션이나 가치에 보다 쉽게 공감하고 동조할 수 있다면 보다 손쉽게 기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치 않은 경우에는 필요성은 인정하나 섣불리 기부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일예로 특정한 기부자 개인의 취향과 다른 종교적 색채가 강한 비영리기관의 경우 그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종교적 미션과 가치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기부를 하지 않을 것이다.

2) 사안의 중요성과 시급성

: 사안이 중요성은 기부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발생 가능한 결과의 심각성을 의미하며, 이런 중요성을 높게 지각할수록 기부가 잘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시급성은 기부가 즉각적으로 이루어질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다. 공정무역이나 아동 교육제도 개선을 위한 기부의 필요성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병마로 싸우며 생사를 넘나드는 시한부 아동 환자에 대한 기부보다 우선 순위가 높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3) 기부자의 동기

: 기부자의 특별한 기부 목적이 개인적 동기가 될 수 있다. 기업 기부자의 경우 기업이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 혹은 새로운 사업의 홍보, 외부 이해관계자 집단의 압력 해소 등의 목적으로 기부가 이루어지고도 하며, 개인 기부자의 경우 인맥을 통한 기부 요청에 대한 응답,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 혹은 가정 교육의 목적 등 다양한 동인을 가지고 있다.

4) 역사와 신뢰성

기부는 선의를 위하여 자신의 금전적 자산의 처분을 비영리 기관에 위탁하는 행위로서 위탁받는 자, 즉 기관의 신뢰성이 중요하다. 실제로 국내에서 복지 기관의 기부금 횡령이나 오용 등 잘못된 사례가 적지 않게 보고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0년 발생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열매 비리 사건이다. 사랑의 열매는 가장 국민적 사랑을 받아온 불우이웃돕기 운동이었지만 임직원의 기부금 유용 등의 부정 비리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후 모금 실적이 크게 떨어졌다. 기부자는 가능하면 지명도와 신뢰성이 높은 기관을 선호하며, 비영리 기관 대부분의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거나 잘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신생 단체보다는 역사가 긴 단체를 선호하기도 한다.

5) 기부 목적 달성 실패 시 결과

비영리 기관이나 후원하는 정치인이 충분한 기부를 받지 못하여 주어진 미션이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을 때 발생 가능한 부정적 결과가 크면 클수록 기부자의 후원을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다.

6)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 기부자들이 기부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편리성을 제공할 경우 기부를 받은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등장한 인터넷을 통한 기부나 크라우드 펀딩 등 소셜 펀딩 등은 과거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소액 기부가 가능하게 해주었다.

이상의 논의에서 알 수 있듯이 기부를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기부자들에게 그들이 기부를 해야만 하는 고결하고 사명을 잘 정리하여 제시해야만 하며, 해당 기관의 역사성을 강조하여 신뢰감을 형성하고 이런 사회적 활동들이 단속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될 것임을 약속해야 한다. 또한 이와 동시에 사업의 중요성, 최근 사회적 이슈와의 관련성, 타 사안보다 중요하다는 인식과 더불어 시급하다는 인식, 그리고 기부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면서 유혹할 수 있는 감성적인 감동 메시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비영리 기관 각각은 기부를 확보하기 위하여 기부자 개개인의 기부 동기에 바탕을 둔 맞춤형 접근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기부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부자 고객 관리의 중요성을 이해하여야 한다. 기부자를 확보하는 것은 고객 관계 관리와 유사한 활동이며, 비용이 소요되는 활동이다. 실제로Sargenat가 2009년 자신의 저서에서 제시한 영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비영리 기관이 새로운 기부자를 모집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비용은 실제 기부받은 금액의 75% ~ 150%에 이른다고 한다. 이 숫치는 기존의 막연한 기부활동이 오히려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며, 기존 기부 활동의 비효율성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 기부자의 지속적인 유입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새로운 기부자는 단지 기부금의 확대뿐만 아니라 추구하는 대의 명분을 알리고 동조자를 확산시키는데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금의 효과성 제고를 위해서는 기부금 모집에도 선태과 집중의 논리는 필요하다. 목표 없는 기부 모집 활동은 단순한 과시용 행사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의 모금 활동은 주로 공포 소구에 기반하고 있다. 기부금을 내지 않았을 경우 발생가능한 미래의 불행한 결과들을 다소 과장되고 위압적 방식으로 대중에게 전달하고 겁을 준다. 지구 온난화, 질병, 전쟁, 그리고 이를 무시할 경우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죄책감을 극대화한다. 이들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부에 대한 대중의 의도적인 무관심과 회피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기부 모집자를 만날 때 마다 죄책감을 상기시키고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껴야만 한다면 회피하는 것이 당연하다. 궁극적으로 기부과 고통스러운 세금이나 법칙금 같이 느껴져서는 지속되기 어렵다. 기부자와의 관계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부자 관계를 강화하는 과정은 기부자가 특정한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있으며 이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발전하며 기부의 형태가 달라진다는 가정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즉 기부에 무관심한 대중이 어떤 일을 계기로 처음 기부를 시행하는 최조의 기부자로 전환되며, 이후 이들은 해당 기관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기관이 주장하는 사명과 비전에 몰입하게 되며 더욱 더 헌신하는 기부자가 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거친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과정을 사다리 혹은 피라미드의 구조로 쉽게 요약될 수 있다. 일예로 기부자는 잠재적 기부자, 최초 기부자, 반복적 기부자, 몰입된 기부자, 핵심적 기부자, 유산 기부자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사다리의 상부로 갈수록 기부자의 수는 적어지지만 이들 각 개인이 기부하는 금액은 상향되게 된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특정 기관에 대한 기부 전체의 80~90퍼센트는 상위에 있는 10~20퍼센트의 기부자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다리 모델은 기부자 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점은 있지만, 최초의 기부자가 향후 반복적인 기부 행위를 통하여 우량 기부자로 변신시켜야 할 기부자와의 관계 관리 필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피라미드에서 중요한 단계는 잠재적 기부자중 일부를 최초 기부자로 만드는 단계와 최초 기부자를 반복적 기부자로 전환시키는 단계이다. 우선 최초 기부자는 기관과 최초의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최초 기부를 시작한다는 것은 기부자가 해당 기관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인지를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향후 기관에 대한 더 큰 지지와 성원이 가능하므로 대부분의 기관들은 이들에 대하여 특별한 대우와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최초 기부자들을 위한 안내 책자, 상징물 제공 등 환영 패키지가 필요할 수도 있으며, 캠프 개최, 자원봉사 활동 권유 등 향후 일정 기간은 이들이 기관에 대하여 더 큰 로열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주의깊은 관리가 필요하다. 즉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이들이 반복적이며, 몰입된 기부자로 변모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들이 필요한데, 기관이 제작한 영상물을 발송하거나, 대면 접촉을 통하여 기관의 대의 명분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후 중요한 단계는 최초 기부자가 끊임없이 기부를 지속할 수 있도록 반복적 기부자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즉 일회성 기부가 관계 기반의 기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회성의 기부금 모금에서는 모금을 위한 개별적 활동을 통해서 기부자를 모집하는 일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모금 활동이 필요한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지만, 기관의 입장에서 볼 때 단기적인 행사의 재정적, 시간적 부담에 비하여 장기적인 성과가 미약할 수 있다. 이벤트나 모금 활동을 통하여 단기간에 많은 기부자를 모았다고 하더라도 차기 년도에 이들이 관계를 단절하였다면 다시 반복적으로 모금 행사를 시행해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한번 모집한 기부자들을 계속해서 육성하고 관계를 공고히 해나가는 경작형 기부자 모집활동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관계 기반의 모금에서는 결과적으로 하나 하나의 모금 활동보다는 장기적인 관계 구축이 중효하다 모금 초기에 충분한 모금액이나 수익이 창출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과가 기대된다면 시간과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즉 기부자의 평생 생애가치가 더 중요한 의사결정 기준이 된다. 이런 기부자와의 관계에 대한 차이는 일회성의 거래기반 모금과 관계기반 모금 사이에 많은 차이점을 가져온다.

'관계형 모금(relationship fund raising)'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주창한 Burnett 에 의하면 관계형 모금이란 주된 관심이 단지 기부금을 모금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관과 기부자간에 존재하는 독특하고 특별한 잠재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기관이 천명하는 대의 명분을 마케팅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기관이 모금을 할 때에는 기부자와의 관계가 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총제적인 관계 강화의 가치 하에서 기금 모금과 관련된 의사결정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장기적인 기부자의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기부자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비용 투자를 주저하지 않으며, 이들과 보다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 기관은 유연한 자세를 견지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즉 기부자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기관 및 기관의 종사자 스스로가 인식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 청주대학교 이 원준 (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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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의 영역은 중소 자영업자나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른 바 공공적인 사회적 경제의 영역에서도 조직을 존속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경영의 논리가 적용된다. 이러한 사회적 경제에는 사회적 기업, 지역 공동체, 협동조합, 그리고 다양한 자원봉사단체가 해당된다. 이들 사회적 경제 영역은 200년전 유럽의 산업혁명 시기에 대거 등장하기 시작하였으며, 정부나 기업이 개선하지 못하였던 빈곤이나 사회적 문제에 대한 대안 수단으로 등장하였다. 이들이 지향하는 착한 목표 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현대에 와서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과거 고도성장기 시절의 지배적 경제 이념이었던 신자유주의는 국영 기업 민영화, 기업 활동 규제 철폐 등의 정책들을 통하여 외형적 성과를 거두는데 성공하였지만, 부의 쏠림과 불평등 등 적지않은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야기하였다는 비난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많은 것을 희생하고 이루어낸 전반적인 소득 수준 향상이나 경제 발전에 대한 댓가로 초래된 지구 온난화 등 이상 기후 변화, 빈곤 국가의 심화, 가족 해체, 도농 지역의 황폐화 등의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자유주의에 대한 반성과 대안 모색의 노력으로 탄생한 사회적 기업은 효율성과 고도 성장만을 추구하던 자유주의 시장 구조의 한계를 일정부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은 일자리 제공, 사회복지 서비스 제공 등 기업 이익 논리에서는 불가능한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잘 알려진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은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서민들의 은행으로 설립되었다. 그라민 은행에서는 담보나 보증인 없이도 일할 의욕만 있다면 150달러 이하의 돈을 빌려주고 있으며, 이 돈이 아주 큰 돈은 아니지만 아무런 희망없이 가난에 허우적거리던 사람들에게는 무엇인가 스스로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주었다. 돈을 빌린 극빈자들은 대부분 이 돈을 이용하여 장사나 창업을 하게되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착실하게 빌린 돈을 갚았다고 한다. 200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대안 은행인 그라민 은행의 총재인 야누스 총재는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빈자를 도와주고자 할 때, 보통 그들에게 자선을 베풀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 인식과 해결책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선에 의존하고는 한다. 자선은 우리의 죄책감을 덜어주는 방편에 불과할 뿐이다. 자선은 가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다. 자선은 빈자로부터 주도권을 박탈함으로서 빈곤을 영속화할 뿐이다.” 라고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하지만 그라민 은행 역시 대출금이 회수되지 못하였다면, 사업이 지속되지 못하고 조기에 파산하고 말았을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 기업은 단순한 자원봉사단체나 공익 정부기관이 아니고 시장을 상대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한다는 점에서 기업과 복지단체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우리는 빵을 팔기 위하여 고용하는 것이 아니고, 고용하기 위하여 빵을 판다'는 사회적 기업의 대표적 모토 처럼,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우선으로 하며, 기업의 잉여금을 주주와 자본가의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그 사업체 및 종사자, 또는 지역 사회를 위한 재투자에 활용한다. 다소 모호할 수도 있는 일반 기업과 사회적 기업, 그리고 복지 기관 간의 차이점을 구분하기 위하여 Borzaga and Defoumy와 같은 연구자들은 9개의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는 것이 유용하다고 주장하였다. 

첫째, 유급의 일자리가 제공되는가?

둘째, 상당한 수준의 경제적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가?

셋째, 정부 기관으로부터 독립되어 자치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가?

넷째, 상품과 서비스의 실질적인 거래가 발생하는가?

다섯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을 설햅했는가?

여섯째, 주요 의사결정이 외부 이해관계자의 소유권에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은가?

일곱째, 일터에서 구성원의 참여가 발생하는가?

여덟째, 발생된 수익이 조직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는가?

아홉째, 명시적으로 공동체와 사회에 대한 혜택을 추구하는가? 등이다.

즉 사회적 기업은 시장과 사회 모두를 충족시키는 미션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미션 수행과정을 통하여 사회적 목적에 환원되는 이익창출 요구가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사회적 기업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고 있으며, 기업, 정부에 이은 제3의 경제주체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현재 한국에 등록된 사회적 기업 인증기업만 하더라도 2,400곳이 넘는다. 그러나, 탁월한 명분과 대의 목표, 정당성, 사회적 요구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회적 경제들은 시장에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최근 이들 사회적 경제영역의 추체들이 약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사회적 기업들은 매우 영세한 처지이며,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기 보다는 저임금의 비정규직을 대량으로 양산해내고 있다. 특히 정부의 지원이 끊어진다면 대부분의 경우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여 사라질 위기라고 한다. 이들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내부적으로는 사회적 경제 분야의 창업가들은 혁신에 필요한 실행 과정의 복잡성이나 조직적인 역량의 중요성을 간과하기도 하며, 특히 시장을 이해하고 이들의 니즈에 기반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사회적 기업은 보다 솔직하게 돈과 이익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가끔 출입하는 지역의 교육청이나 도청 등에는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장애인이 운영하는 카페들이 입점하고 있다. 이들이 판매하는 커피는 원두의 품질도 좋고, 그 어느 곳에 비해도 떨어지지 않는 맛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 한 잔의 값은 채 1,000원도 안되는 값을 받는 것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커피가 싸서 기쁘고 안도감이 들기 보다는 천원짜리 지폐 몇 장이 주는 죄책감과 의아함이 들었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가 이들에게 이런 가격을 강요했을까? 아니면 스스로 이런 가격에 만족하고 있는 것일까? 더 많은 이익이 난다면 직원 급여나 혜택, 그리고 자긍심까지 높아질텐데.. 사회적 기업의 사명에 마케팅을 적극 도입함으로서 조직 본연의 사회적 미션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기업과 상품,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이고, 일반 대중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마케팅을 통하여 더 많은 대중들이 사회적 기업의 공공적 가치에 공감할 수 있으며, 그 결과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선한 결과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청주대학교 이 원준 (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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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상품 모두를 한 곳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이와 더불어 놀이, 휴가, 모임 등 편의시설까지 두루 잘 갖추어놓은 대형 쇼핑몰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유통 트렌드로 정착되었다. 최근까지 화제를 모으며 서울 코엑스, 하남시와 고양시에 속속 개장한 신세계 그룹의 복합 쇼핑몰인 스타필드는 볼거리, 놀거리, 즐길거리의 삼박자를 두루 갖추고 고객들을 흡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형 쇼핑몰의 성공이 소상공인에게까지 혜택이 두루 돌아가지는 않는다. 스타필드의 출점은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는 재앙처럼 다가오고 있으며, 기존 상권의 붕괴로 전통시장이나 상가의 고객 수가 눈에 띄게 감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차량 증가로 인한 교통난 가중, 주차난으로 인한 근처 주민들의 불편 같은 부작용도 따라붙게 되었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이런 대기업의 적극적인 동네 상권 진출이 결코 반가울 수 없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결코 모방할 수 없는 강력한 자본력과 마케팅 노하우를 가지고 동네 상권에 체계적으로 진입하는 대기업 시장을 막아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름대로 생존을 모색하기 위하여 전통시장의 시설을 개선하거나, 소상공인 대상의 마케팅 교육 등도 활성화하고는 있지만, 이런 대응만으로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기는 새로운 기회라고 하지 않는가? 소상권인들이 전례 없는 큰 위기에 처한 지금, 남과 다른 생각, 남과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경쟁을 헤쳐 나가는 역발상의 소상공인들과 지역 상권들도 존재한다. 이들의 전략을 살펴보면 자신만의 스토리, 문화, 그리고 상생이라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성을 보인다.

첫째, 우리 지역만의 고유한 스토리가 우리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고객들에게 우리만이 가진 뿌리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들려주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 마케팅을 진행하여야 한다. 스토리를 이용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브랜드를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관광, 유통 등 마케팅 전반에 걸쳐 활용되고 있다. 최근 한국의 포항이나 경주 지역에도 지진이 빈번해지고 있지만 일본에서의 지진 피해는 상상을 불허한다. 일본 고베시는 지난 1995년 한신 대지진을 겪으면서 전체 건물 중 80%가 완전히 붕괴하거나 재기 불능의 폐허로 변해 버렸다. 이후 지진 피해가 복구되고, 과거 상권의 중심지였던 신 나카타 역과 근처의 전통 시장을 중심으로 최신식 상가들이 다시 조성되었지만, 사람들은 마음속에서 지워버린 이 지역을 더 이상 방문하려 하지 않았다. 재건에도 불구하고 절명의 위기에 빠진 상인들은 삼국지나 철인 28호 등의 만화로 유명한 만화가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이 지역 출신임을 기억해내고, 본격적인 ‘마치즈쿠리(まちつくり)“, 즉 거리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에는 상점가 입구에 로봇인 철인 28호의 실제 크기인 거대한 동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높이 18m에 달하는 동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총 1억 3,500만 엔의 비용 중 일부인 4,500만 엔은 고베시가 지원했지만, 나머지 비용은 철인 28호에 향수를 가지고 있던 전국의 팬과 지역 상인들의 공동모금 형태로 조달하였다. 그리고 신 나카타 지역 상점가 곳곳에는 미츠테루의 만화 주인공들인 철인 28호와 관우, 장비, 초선 등 삼국지 인기 인물들을 소재로 한 팬시상품, 사진관, 동상들을 곳곳에 배치하였고, 주말마다 직접 상인들이 분장하고 만화 주인공으로 코스프레하기도 하였다.

<마치즈쿠리와 철인28호>

이런 노력의 결과, 이 전통시장은 미츠테루의 팬이거나 팬이 아니더라도 과거 만화영화에 향수를 가진 사람이라면 꼭 한번은 가보고 싶어 하는 장소가 되었고, 주말이면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멀리서도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다. 한 때 적막하였던 상점가의 분위기도 완전히 바뀌었고 주말에는 하루에 6만 명이 방문하는 등 과거 명성 이상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이것이 고객이 공감할 수 있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스토리의 힘이다. 최근 이와 유사한 사례로 수원에서는 화성행궁과 수원 재래시장 등을 연결하는 화성 어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둘리, 로봇 태권 V, 하니 같은 만화 캐릭터도 적지 않고, 무엇보다도 5천 년 역사의 유구한 스토리가 전국 구석구석에 없는 곳이 없지 않은가? 스토리는 없는 이야기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자기 지역만의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이다.

둘째, 문화는 사람을 모으고, 사람이 모이면 상권이 된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를 꼽으라면 강남이나 명동도, 가로수길도 아닌 한 때 허름하였던 강북의 한 지역을 꼽아야 한다. 바로 구두약과 가죽 약품 냄새가 가득 차있던 성수동이다. 이 지역은 서울숲역에서 뚝섬역을 거쳐 성수역에 이르는 지역이다. 과거에는 가죽 원단을 가공하거나 수제화를 제작하던 공장, 레미콘 공장 등이 밀집해있던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이었지만, 최근에는 개성 있는 개인 공방이나 카페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성수동이 겪고 있는 변화는 다이내믹하지만, 그 중심에는 허름한 창고였던 성수 대림창고가 있다. 창고란 물건을 오랫동안 쌓아놓는 장소이다 보니 대부분 천장이 높고, 매우 큼지막하고 허름하고 오래된 건물들이 대부분이다. 70년대 만들어진 성수 대림창고 역시 이런 전형적인 낡은 창고에 불과하였다. 그런데 한 공연기획사에서 건물 외관을 그대로 유지한 채 패션쇼와 같은 패션 관련 이벤트와 음악회, 전시회, 공연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개최하면서 성수동에도 문화의 바람이 불어오게 되었다.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건물 외관과 내부 모두 낡고 노후화된 창고의 분위기가 최근 화려한 꾸밈보다는 자연스러운 공간을 선호하는 문화적 분위기, 그리고 높은 천장이 주는 로프트(loft)한 개방감 때문에 문화의 명소로 자리 잡게 되었고, 이런 행사가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패션이나 문화계의 핫 피플들이 이용할만한 카페나 레스토랑, 공방들이 따라 입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 대중적 문화의 최종 소비층인 일반인들도 점차 유입되면서 성수동은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성수동 대림창고>

이처럼 낙후 공장이나 지역이 문화를 발판으로 매력적인 상권으로 변화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도시 재생의 열풍 또한 뜨겁다. 폐공장을 개발한 뉴욕의 브룩클린 지역이나 중국의 소호라고 불리는 북경의 798 예술구 등도 성수동과 유사한 방식으로 상권이 형성된 사례들이다. 사람들의 경제 수준과 소비 수준이 선진국 단계로 올라설 때, 문화는 가장 매력적이고 카피가 힘든 경쟁 자산이 될 수 있다. 지역이나 상권에 문화를 접목하는 것은 처음에는 문화를 만드는 크리에이터(creater)들을 모으고,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카페, 식당, 공방 등 근린 상권을 형성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문화를 동경하거나 향유하려는 다수를 지역으로 불러 모은다. 그리고 이들이 그 지역에 오래 머물만한 이유를 찾을 때, 고객들은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북경 798예술구>

셋째,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상생은 항상 소상공인의 최우선 경쟁 전략이 되어야 한다. 최근 재래 동네상권이 재개발되면서, 대기업과 전통 상인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바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문제이다. 재개발이나 재건축으로 구도심의 상권이나 생활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상류층이 다시 유입되고, 상가의 임대료가 오르면서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성수동 역시 한때 급격하게 증가한 임대료로 위기를 겪었지만, 지자체와 건물주, 임차인 등이 참여한 상생협약을 통하여 젠트리피케이션을 힘겹게 막고는 있다. 그러나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하려는 자본의 속성은 결국 어떤 형태의 협약도 위태롭게 할 것이다. 자본은 경쟁의 가장 강력한 무기임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주변에 새로 생긴 대기업 마트에 대항하기 위하여 원가 세일이나 폭탄 세일을 감행한 동네 슈퍼 중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사례를 본 적이 있는가? 적어도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거나 강력한 규제를 가하는 것도 최선은 아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있어서 사회적 책임은 진정성이 다소 부족한 홍보나 광고 전략과 다를 바 없으며, 규제는 결국 여러 편법으로 빠져나가는 풍선 효과를 불러오기 다반사임을 애써 외면할 필요는 없다. 자본의 횡포에 대한 규제는 반드시 있어야 되지만, 거기에만 의존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결국 가장 모범적인 답안은 대기업과 소상공인이 서로에게 가치 있는 파트너,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가장 눈길을 끄는 사례는 중국 알리바바와 동네 점포와의 상생전략이다. 알리바바가 어떤 기업인가? 최근 중국의 최대 쇼핑 대목인 광군제(11월 13일) 하루 동안 한국 돈으로 28조원의 매출을 올린 유통 공룡이다. 이런 알리바바가 최근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 있다. 바로 텐마오(天猫)다. 알리바바가 추진하고 있는 허마셴성, 타오 카페 등 다양한 신유통 혁명 속에서도 유독 텐마오가 돋보이는 것은 대기업과 지역상권이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해야만 가능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미 중국의 동네 점포나 슈퍼들은 로손이나, 패밀리마트 같은 편의점의 잇따른 진출로 폐점을 기다리는 고사 상태나 다름없었다. 대기업 편의점의 체계적인 점포관리, 깔끔한 매장 인테리어, 우수한 상품의 개발과 공급을 일개 동네 점포가 이겨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알리바바는 이런 점포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Tmall)의 선별된 우수 제품을 온라인 판매가격과 동일한 저가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아울러 매장의 인테리어와 간판 등을 무료로 개선하여 주변 편의점과 시설 면에서도 경쟁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빅데이터 기반의 상권분석, 고객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매장관리 시스템과 최신 물류시설도 무료로 제공해주었다. 그 반대급부로 알리바바가 요구하는 것은 단지 전체 판매상품의 30%를 알리바바의 B2B 쇼핑몰에서 구입하고, 기술자문료로 매년 3,999위안(한화 67만 원)을 내는 것뿐이었다. 알리바바는 텐마오를 중국 전역의 600만 개 골목 가게로 확대하여, 신유통 생태계에 편입시키고자 한다. 이제는 개별 기업이나 점포의 경쟁에서 시스템의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고, 다시 시스템을 관리하는 시스템의 경쟁으로 경쟁이 네트워크화되고 있다. 기업의 규모가 크고 작고를 떠나서, 자본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이제 개별적 노력과 성실만으로 성공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나의 가치를 이해하고 기꺼이 수익을 나눌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 같이 번영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 없이는 그 누구도 장기적 생존과 번영을 기대하기 힘든 시대이다. 자신만이 가진 고유한 가치가 무엇인지 확인하라. 평소에 쓸모없다고 느낀 것도 때로는 상대방에게 큰 가치가 될 수 있다. 낡은 구멍가게지만 가장 로컬한 비즈니스인 유통에서는 입지 자체가 가장 매력적인 가치가 되는 것처럼 자신의 가치를 먼저 재정의해보자. 그리고 가치의 공유를 통하여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 청주대학교 이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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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물론이고 정치인, 정당과 관련된 뉴스 혹은 유권자들이 제시하는 루머는 단순히 떠돌아다니는 흥미로운 가쉽 거리 수준을 넘어서 정치인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증대하고 있다. 특히 특정 정치인 한 개인을 대상으로 제시되는 부정적인 루머는 개인의 정치적 생명은 물론이고, 해당 정당이 어렵게 쌓아올린 국민적 지지까지 위태롭게 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의 폭발적 영향력 증대와 일반 대중의 손쉬운 정보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정치 관련자들에게 이런 루머가 발생하는 것은 이제 매우 흔한 일상이 되었다. 최근 정치적 충돌이 심화되고, 유권자의 감시와 참여가 활성화되면서 정치인의 공적 생활은 물론이고 사적인 영역에까지 관심을 갖는 유권자들이 증대하였고, 정치인들은 항상 이런 화제의 중심에 서 있게 되었다. 특히 진위 여부 자체에는 관심없지만, 네티즌의 관심과 조회 수에 목마른 소셜 미디어의 활성화, 정보 접근이 실시간으로 가능한 스마트폰 등 기기의 보편화로 인하여 앞으로 루머는 더욱 빈번하게 등장할 것이며, 루머의 파괴력은 계속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인과 그 보좌관, 그리고 정치 마케팅을 전담하는 스핀닥터 들에게 있어서 루머에 대한 대응은 새로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머에 대한 정치인들의 대응 노력은 여전히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부적절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루머가 정치의 일상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루머에 대한 대응은 거의 미비한 수준이다. 루머가 퍼져나가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을 때, 정치인들은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적절치 못한 발언과 해명으로 공분과 의혹을 증폭시키거나,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경우가 빈번하였다.

이런 부적절한 대응에는 루머에 대한 기존의 연구가 정치 분야는 물론이고 경영, 심리학 등 관련 분야에서도 매우 부족하였음을 한 이유로 제시할 수 있다. 학술적으로 루머는 오랫동안 연구 주제로 적합하지 않다고 무시되어 왔으며, 루머에 대한 실제 실증조사나 실험도 진행되기 어려웠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는 미진하였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정치 현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루머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하고 있다. 정당과 정치인, 그리고 유권자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급증은 루머의 파괴력을 더욱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믿을 수 있는 정보가 점점 희소해지고 가짜 뉴스가 증대하면서, 루머는 중요한 정보원으로서 위치를 다져가고 있다. 불안한 정치와 경제 상황, 부자와 대중의 반목과 분노, 이제는 상시적인 이슈가 된 실업난, 구직난, 인구 감소 등 사회적 불안의 증대는 정치 전반에 걸쳐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사실로 확신받기에 적합한 온상이 되고 있으며,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기존의 소셜 미디어들은 물론이고 정치인들의 개인 방송을 통하여 빠르고 신속하게, 그러나 부정확한 정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재생산되는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다. 정치 관련자들은 루머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다면 이런 증대하는 위험에 대응하는 것이 곤란해질 것이다. 이제 임시방편적이고 무계획한 대응에서 벗어나 보다 진솔하고 능동적 대응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빈번하게 접하게 되는 루머지만, 이의 정체에 관해서는 아직 수렴된 의견이 부족하며, 견해에 따라 의견들이 나뉜다. 우선 사전적 의미에서의 루머는 신뢰할 만한 타당한 근거나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하게 회자되는 일상적 대화나 의견이라고 정의된다. , 사실 여부의 검증과 상관없이 유용한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은 떠도는 정보를 루머라고 볼 수 있다.

유사한 개념으로 가쉽 거리나 입소문, 도시 전설 등이 있지만, 이들은 루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 가쉽은 주로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친근한 지인들 간의 만남에서 현장에 없는 제 3자에 대한 험담이나 비방을 의미한다. 입소문은 주로 개인이 직접 경험했던 실제적 경험에 관하여 발생되고, 주로 마케팅 등 상업적 정보들이 전달된다. 도시 전설은 루머보다 더 오랫동안 시간을 살아남아 전승되며, 주기적으로 시차를 두고 동일 혹은 유사한 내용이 반복되는 이야기이다. 정치에 대한 루머가 주로 정치, 경제, 사회 일반에 걸쳐 전혀 모르는 낯선 타인들 간에도 쉽사리 유통되고 확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루머는 다른 개념들과 다소 차이가 있다.

<> 유사개념간 비교

구분

정의

특색

사례

루머

(rumor)

사실인지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모호하거나 위협이 되는 사건이나 상황에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유용성이 있으며 보통 불특정한 다수를 대상으로 전파됨. 또한 비교적 그 생명력이 짧음

‘M사의 햄버거에는 지렁이 고기가 들어간다

구전

(W.O.M)

메시지의 수신자가 친구나 동료에게 이야기함으로서 정보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개인들이 직접 체득한 실제적인 경험에 기초하고 있음

‘S사의 노트북 제품은 발열과 소음이 상당하다는 사용자의 인터넷 사용 후기

스토리

(story)

중요도가 비교적 높은 인생의 경험에 관련된 이야기

신화, 구전, 드라마, 만화, 소설, 게임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는 광범위하고 비교적 적극적인 개념임

소주 브랜드에 얽힌 한국 소비자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들

가십

(gossip)

서로 친근한 사람들이 모여서 현장에 없는 제3자의 사적인 생활에 대하여 평가하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거의 해가 없는 행위로서 즐겁고 편안하게 사회적 유대를 맺기 위하여 사용됨

직상 상사의 술버릇 혹은 친구들의 이성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동료간 결속을 다지게 해줌.

도시

전설

(urban

legend)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하여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전승되어온 가공의 이야기

비교적 구성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삶의 교훈을 주는 것이 목적임. 또한 루머와 다르게 장시간 동안 살아남아 반복됨.

빨간 마스크학교 괴담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어린이 유괴와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킴

사실상 루머가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가를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루머의 최초 생성자를 일일이 확인하고 파악하는 것도 지난한 일이지만, 루머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그 내용과 맥락이 유지되기 보다는 변형이 일어나는 일이 빈번하여 다른 이야기로 바뀌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또한 루머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루머가 사실일 것을 전제로 하지 않으며, 사실 여부에 대중은 별로 관심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루머는 퍼진 순간 이미 사실 여부의 규명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이는 수면자 효과로 설명될 수 있는데, 최초에 의심스러운 소스로부터 루머를 들었을 때 루머에 대하여 반신반의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스에 대한 의심은 사라지고 메시지만 남아서, 진위와 상관없이 기억되고 공유되는 것이다. 그 결과, 한번 발생한 루머를 합리적인 정보와 자료 제공, 적절한 설득을 통하여 원천 무효로 돌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왜 대중들은 루머에 관심을 갖고 확산시키는지 그 동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들이 있다. 우선 가정 먼저 주목할 것은 루머가 불확실성을 상쇄시키는 힘이 있다는 주장이다. 대중들은 관심이 갈만한 사안에 대하여 확인할 수 있는 공식적, 공개적 정보가 없는 경우에 매우 모호한 상황이라고 지각하게 되며, 이러한 모호한 상황을 심리적으로 불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모호한 상황에 대하여 가능한 설명들, 즉 루머를 만들고 유통하고 소비한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이 느끼는 불안에 대한 해결책으로도 루머는 유용하다.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람들은 혼자 있기보다는 대중과 사회의 일원이 되어 소속감을 얻고 위로를 얻고자 하는데, 루머를 생성하고 공유, 확산하는 과정을 통하여 사회 속에서 보다 원활하고 솝쉽게 사회의 일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개인의 느끼는 불안감과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의 증가는 루머 생성과 확산의 핵심적 동기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소재가 루머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단순한 태초의 의심스러운 이야기가 루머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용적 측면에서 씨앗을 품어야만 한다. 루머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이 반드시 재미있고 충격적이면서 동시에 주목을 끌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재미, 충격, 주목성이라는 세 박자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루머는 사회적 이슈성이나 긴장성이 떨어지게 되고, 확산되지 못하고 소멸될 것이다.

루머는 일반 대중이 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확산되는 것이다. 루머는 비록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클지라도 대중에게 있어서는 매우 긴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루머에 대응하는 방법도 이해할 수 있다. 개인이 느끼는 불안을 잠재울 투명한 정보의 제공이 우선 필요하다. 이를 통하여 심리적 불안이 제거된다면 자연스럽게 루머는 약해질 것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고립된 정서적 고갈 상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정치 루머가 좌파, 우파의 진영 논리를 바탕으로 기승을 부리는 것은 루머를 소비하는 행위 자체가 특정 집단에의 소속감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이 정치 진영이 아닌 다른 애착을 가질 대상을 찾도록 할 필요가 있다. 가정, 사회가 흔들리는 우리 사회가 일반인들이 소속의 정체성에 혼란을 부추겼으며, 루머 양산의 한 원인이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루머는 고도로 연결된 대중사회의 결과물이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은 정치 마케팅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다.

: 청주대학교 이 원준(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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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영리 조직의 이해

우리가 지금까지 다루어왔던 마케팅 개념은 명확하게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모든 조직들의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예로 U.N이나 사랑의 열매, 적십자, 그린피스 등의 단체들은 조직의 존재 목적이 영리추구가 아닙니다. 이처럼 영리나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않는 조직들을 통틀어서 비영리조직이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비영리 조직들은 그 종류나 숫자에 있어서 기업에 필적할 만큼 수없이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부나 국회와 같은 공공기관, 대학등의 교육기관, 각종 자선 및 종교단체, NGO등의 사회운동 단체, 도서관 등 공공 서비스 등이 이런 유형에 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은 일반 영리 기업과 다르게 영리추구와 더불어 사회적인 공익 달성을 우선적인 최대 목표로 하는 사업체로서 영리기업과 비영리조직의 중간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업을 통하여 창출된 기업의 수익은 주주와 소유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하는 일자리 창출, 공익적인 서비스의 제공 등을 위하여 재투자됩니다. 특히 제한된 노동능력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일자리를 갖기 어려운 장애우나 노약자등의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자활 의지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40여명의 장애우들의 직업 재활을 위한 설립된 '위캔(wecan)‘은 그 예입니다. 이런 비영리조직들이나 사회적기업들은 비록 그 형태는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 첫째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집단과의 관계입니다. 일반적으로 비영리조직들은 주주나 고객들이 있는 일반 기업들 못지않게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서 존재하고 있습니다. 즉 비영리조직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비영리조직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주는 후원자라는 집단들이 존재합니다. 즉 후원자들이 제공하는 인력이나 자금을 지원받아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일예로 사회복지재단들은 개인 및 기업의 후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고 자원 봉사자들로부터는 인력을 제공받습니다. 그리고 이런 인력이나 자금을 서비스로 전환하여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인 고객들에게 제공합니다. 그밖에 자금을 지원하는 동시에 규제, 감시를 담당하는 정부, 지역 주민, 기타 연구소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2) 둘째는 조직의 활동이 상당한 공공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비영리조직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일반기업들보다 많은 혜택과 지원을 받습니다. 정부로부터 운영에 필요한 보조금을 수여하기도 하며, 대부분의 수입은 면세 혹은 감세의 세금혜택을 받습니다. 또한 이들이 받는 정부 보조금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됩니다. 즉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을 한다는 전제하에 특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일반 기업과 비교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됩니다. 그 결과 이런 비영리조직들은 후원자나 정부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는 물론이고 일반 대중으로부터 광범위한 감시를 받게 됩니다.

(3) 셋째는 비영리조직이 그들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들은 일반적으로 무형의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환경친화제품이나 에너지절약 상품을 홍보하는 것처럼 유형의 상품을 공급하는 경우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교육, 건강, 종교, 평화, 환경, 사회운동 등 전반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신념이나 사상을 전파하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무형적인 것입니다.

2. 마케팅 필요성

마케팅의 목적중 하나인 영리 추구를 하지 않는 비영리조직에도 마케팅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하여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복지시설이나 종교단체에서 마케팅을 한다고 하면 일반 소비자들은 매우 의아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또한 시설이나 종교단체에 종사자들 역시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일반적으로 심한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좋은 일을 하는 기관인데 돈 벌이라니?’라는 의구심과 거부감이 적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마케팅의 본질적인 목적이 고객의 니즈를 확인하고 이를 만족시키는 것에 있음을 생각해본다면 비영리조직 역시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비록 일반 기업처럼 이익 추구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자만 비영리 조직이 설정한 다른 고유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서도 마케팅은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비영리기관들은 기관의 운영이나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자금의 상당부분을 외부의 후원자들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다수의 비영리기관들 역시 유사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예로 후진국의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기관만 보더라도 굿피플, 유니세프, 월드비전, 세이브더 칠드런 등 국내에 여러 곳이 있습니다. 이들과 선의의 경쟁속에서 보다 많은 후원자를 모집하고 대의명분을 확산하는 것 역시 경쟁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기부한 후원자들이 만족감을 느끼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도록하기 위해서는 섬세한 고객 관리가 필요하며, 새로운 후원자들을 유치하는 것 역시 적절한 방법들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조직 내부의 종사자나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를 유발하는 것 역시 마케팅이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3. 비영리 마케팅의 유형

후원자 유치, 명분 확산 등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비영리기관의 마케팅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중 몇 가지 주요한 예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아이디어 마케팅

아이디어 마케팅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주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사람들의 주위와 관심을 높여 궁극적으로는 기관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의 참여나 행동을 유발하는 마케팅입니다. 그린피스의 환경보호 운동, 금연금주운동, 안전벨트 착용, 투표하기 운동 등이 이런 예일 것입니다. 그러나 보통 기관이 주장하는 사상이나 의견이 모든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반대하는 의견이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금연운동에는 흡연찬성파의 반대가 있고, 환경보호운동에는 개발우선주의의 논리가 등장합니다.

(2) 인물(퍼슨) 마케팅

인물 마케팅은 특정한 인물에 대한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호감이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사용됩니다. 일예로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시 정치인들을 대상으로한 정치 마케팅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선거철마다 각 후보들의 진영마다 선거 마케팅을 담당하는 정치전문 마케터인 스핀닥터(spin doctor)들이 참여하여 후보들의 연설문을 유권자 입맛에 맞게 고치거나 정치인들의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모습은 이제 흔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3) 장소 마케팅

관광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각 국가는 물론 시도, 지방자치단체 등의 장소 마케팅 역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단체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의 장점이나 강점을 홍보하면서 관광이나 투자, 행사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데, 특히 특정 장소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런 이미지를 쇄신하거나 강조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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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비영리 마케팅 전략

일반 기업과 차이는 있지만 비영리조직 역시 상품, 가격, 촉진, 유통 등과 관련하여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상품

우선 상품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비영리 조직은 무형의 이념이나 서비스가 주요한 상품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이념이나 상품 역시 일반 대중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찾아내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과거 80년대 많은 사회단체들이 민주화나 남녀 평등 등을 목적으로 활동을 하였지만, 이런 명분들은 그동안 많은 개선이 이루어져서 과거만큼의 중요성을 갖지 못할뿐더러 더 이상 일반 대중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구온난화나 건강, 평화처럼 일반 대중들이 절실하게 원하고 있고 변화된 최근의 사회에서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들을 찾아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탐색과정은 일반 기업들이 신상품을 개발하기 위하여 벌이는 노력이나 과정들과 매우 유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영리기관들 역시 일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한 시장 조사, 변화하는 환경이나 트랜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이념이나 서비스에 대한 차별화 방안도 필요할 것입니다. 후진국의 불우한 아이들을 돕는 월드비전은 후원자와 아동간의 자매결연을 맺도록 하고 있으며, 상호간의 편지 교환 등을 통하여 다른 후원기관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정서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 가격

비영리 조직에서 가격의 문제는 보통 후원금을 책정하거나 서비스를 공급, 판매하는 정책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선 후원금을 책정하는데 있어서 각각의 회원들에게 얼마의 금액을 요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호의를 가진 후원자일지라도 지나치게 높은 후원금을 요청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후원자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고, 너무 낮은 수준의 후원금을 요청하는 것은 더 많은 기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단체들은 구좌(account)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후원자들이 원하는 금액을 조정하여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후원금과 관련하여서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요인일 것입니다. 후원자들이 후원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를 상상하는 정도에 따라서 후원 비용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후원금이 바람직한 일에 손실없이 잘 쓰이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더 많은 기부를 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또한 서비스의 공급 가격을 결정하는 것도 역시 중요한 일중 하나입니다. 학교의 등록금을 책정하거나 공공시설의 입장료 책정 역시 중요한 가격 의사결정중 하나일 것입니다. 특히 대부분 비영리기관의 서비스 가격은 시설 이용자인 고객의 부담금과 더불어 상당한 정부나 단체의 보조금이 포함되어 결정되는데, 비영리기관의 특성상 가격의 책정이 이익의 창출이 아니라 보다 보편적인 서비스의 제공인 경우 원가 이하의 가격이 결정되기도 하는 이유입니다.

(3) 유통

비영리 조직의 유통문제는 서비스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들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문제와 관련이 깊습니다. 비영리조직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우 고객들이 스스로 찾아나서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일예로 장애우를 위한 복지시설의 복지 서비스나 요양원, 유기견 보호시설 등의 경우 이런 시설의 이용자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찾아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결과 비영리조직은 고객들을 기다리기 보다는 스스로 먼저 찾아나서는 적극적인 정책이 요구됩니다. 주변에서 보면 이동검진소, 이동헌혈차량, 이동도서관 등 시설이 고객을 찾아나서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4) 촉진

다른 수단들에 비하여 광고 등은 비영리 조직들도 활발히 사용중인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교단체나 정부, 지방자치단체, 인권 및 환경 단체 들은 예전부터 광고를 주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왔습니다. 그 외 직접 대면접촉을 통한 인적판매나 판촉 역시 잘 사용되어온 수단입니다. 연말이면 등장하는 구세군과 자선남비, 종교단체의 방문 선교활동 등은 이런 예일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일반 기업의 마케팅에 있어서도 광고나 촉진활동은 소비자의 거부나 무관심으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비영리 조직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판촉이나 광고 수단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광고나 판촉을 대체할 수 있는 인터넷 등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관심, 새로운 광고수단 발굴, 다양한 마케팅 기회의 발굴 등이 필요할 것입니다.

5. 대의명분 마케팅

최근에는 비영리기관이 추진하던 사회적, 공공적인 목표나 사업이 일반 기업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기업들이 사회적으로 공감을 일으킬만한 특정한 주장이나 명분을 활용하여 마케팅 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마케팅을 대의명분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이라고 하는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증대하면서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예로 미국에서는 매년 2월을 심장의 달로 지정하고 여성 사망원인중 1위인 심장병에 대한 예방 캠페인인 레드 드레스(red dress)'를 벌이고 있는데 많은 기업들이 이 캠페인에 동참함으로서 사회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매년 2월초에 열리는 뉴욕 패션위크 주간에는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명사들이 붉은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 레드 드레스 패션쇼가 열리며, 존슨엔존슨, 스왈로브스키, 미닛메이드 등 많은 기업들이 후원금을 통하여 이 행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이와 유사한 예로 유방함 퇴치를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 가난한 나라의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상품으로 만들었음을 강조하는 공정무역 상품, 자살 예방을 후원하는 옐로리본 캠페인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대의명분 캠페인에 기업 참여가 증대하는 이유는 갈수록 TV 광고 등 기존 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국민이 관심을 갖는 큰 사회적 행사나 명분에 참여함으로서 광고 효과도 높이고 친사회적인 기업으로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활동을 통하여 소비자들은 해당 기업을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갖고 있는 신뢰할만한 이웃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6. 마케팅에 대한 사회적 비판

어떤 아름다운 미사여구를 같다 붙인다고 하더라도 결국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이 이익 창출을 통한 기업의 생존에 있으며, 이를 수행하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 바로 마케팅임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마케팅이 이익창출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을 하여도 좋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사회라는 큰 에코 시스템 속에서 가치에 기반한 이익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마케팅 활동만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으며,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의 경우이긴 하지만 부정적인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마케팅 활동들도 여전히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모든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이런 기준을 지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국내에서 법적으로 금지된 다단계 마케팅이 여전히 음지에서 횡행하고 있으며,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한 고가 제품의 편법 판매도 사리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위해를 줄 수 있는 불량 식품이나 담배 등의 광고도 경계해야할 대상입니다그 결과 마케팅의 부정적인 영향력에 대한 다양한 우려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우려들중 몇가지를 구체적으로 예를 보면,

(1) 소비자 부담의 가중

: 마케팅으로 인하여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부담해야하는 가격이 필요 이상으로 증대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불필요하게 많은 도소매상이 개입하여 가격이 불필요하게 인상되고 있다거나, 쉴틈없이 방송되는 광고나 판촉물 등이 결국 소비자가 지불해야 되는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생각들이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들의 계획적 진부화로 인하여 멀쩡한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고 버리거나 새로 사야되는 경우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계획된 진부화란 새로운 신상품을 판매하기 위하여 기존의 제품들을 빨리 도태시키는 경우인데, 일부러 수명이 짧거나 내구성이 낮은 재료를 사용하거나 수리에 꼭 필요한 부품들을 의도적으로 단종시키는 등의 방식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2) 부정적 소비 문화 전파

: 마케팅이 광고, 판촉 등 다양한 판매 증대 활동을 통하여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과소비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에너지, 자원의 낭비, 사회적 문제의 야기 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난입니다. 특히 이런 물질 만능주의와 더불어 아름다운 얼굴과 날씬한 몸매의 모델을 기용함으로서 미에 대한 그릇된 관념을 전파하고 외모 지상주의의 전파자가 되었다는 비판입니다. 아울러 비속한 언어의 사용이나 패스트푸드의 확산, 무분별한 외래문화의 도입도 비판의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3) 소비자에 대한 기만

: 또한 기업들이 소비자의 가치 제고라는 본분을 망각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비도덕적인 행위를 하는 경우들도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치가 적은 제품을 가치가 과다하게 높다고 인식시키는 행위 혹은 비싼 가격을 한도를 벗어나서 싸게 느끼게 하는 행위들일 것입니다. 물론 소비자가 지각하는 가치에 적정 수준의 마진을 부여함으로서 기업은 생존에 필요한 이익과 자원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런 행위들이 일반적인 상식수준에서 이해될 수 없을 정도의 범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해당 소비자들이 이런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도록 은밀한 방법들이 동원되었다면 이런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일예로 많은 피라미드 영업을 하는 불법 업체들은 불가능한 수익률을 제시하여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하도록 유도함으로서 사회적인 문제들을 야기시킨바 있습니다.

(4) 상품의 결함 및 문제

: 대부분 기업의 부주의와 실수로 인하여 상품에 결함이 발생하거나 불량, 기타 위해 요인이 포함되어진 상태로 판매되기도 합니다. 특히 자동차, 식품, 약품 등 상품의 결함이 소비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품들의 경우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커집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문제를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도요타는 지난 2009년 미주 지역에 판매된 11만대 이상의 툰드라 트럭을 리콜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상품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리콜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통하여 이를 해결하기도 하지만 그렇치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상품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하거나 은폐하려는 경우도 발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보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이런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2002년부터 시행된 제조물 책임법(PL)’은 기업의 고의나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소비자를 보호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으로서 판매자의 의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또한 상품 자체의 속성상 위험을 내포할 수 밖에 없는 담배나 약물 등의 상품과 관련된 규제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법적으로 광고가 제한된 이들 제품들이 간접적인 광고를 하는 경우 혹은 허용되지 않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들입니다.

(5) 담합 및 불공정 행위

더 나은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해야 되는 경쟁기업들이 고가격과 과다한 이익을 유지하기 위한 결속하는 담합 행위는 공정한 기업간 경쟁을 저해함으로서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이익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법률을 통하여 담합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과징금 등 다양한 규제를 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음료, 주류, 시멘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담합에 대한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6) 개인 사생활의 침해

기업의 과도한 판매목표 설정과 지나친 판매 압력은 결국 소비자에 대한 강매 행위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판매원이 자신에게 할당된 판매량을 채우기 위하여 구매를 강요하거나 소비자에게 거짓 약속을 하는 경우들이 있으며, 환불 등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가 무시되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노약자나 어린이와 같이 계산과 판단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한 고가 물건의 강매 행위가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또한 텔레마케팅 등이 발달하면서, 개인의 전화번호, 주소, 주민등록번호와 같이 지극히 사적인 정보들이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거래되는 문제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의 오용 및 사생활 침해로 인하여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상업적 이메일, 계속 울려되는 콜센터 전화, 가입 권유 등에 시달리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피싱(phising)'과 같은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기도 합니다.

7. 기업 감시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현대사회에서 마케팅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커져가는 만큼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우려도 같이 증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경제와 사회, 문화 일반에 걸쳐서 해로울 수도 있는 마케팅 활동을 감시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소비자 스스로 혹은 정부 주도하에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 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소비자보호 운동

소비자 보호운동이란 소비자와 기업간 거래에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소비자 권익 보호의 입장에서 주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사회 운동들을 말합니다. 사실 소비자 보호운동의 역사는 현대 마케팅의 역사에 필적할 만큼 오래된 것입니다. 최초의 소비자운동은 1891년 뉴욕에 소비자연맹이 결성된 것을 시작으로, 1898년 전국소비자연맹(The National Consumers' League)이 발족되어서 주로 식품과 같은 상품을 대상으로 품질향상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였습니다. 특히 1936년 소비자동맹(Consumers' Union:CU)이 발간하기 시작한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는 소비자들에게 상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을 감시하는 역할을 오늘날까지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의 소비자 운동과 관련하여 미국 소비자운동의 대부인 네이더라는 인물을 빼놓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네이더는 1964년 자동차 안정성과 관련한 '기업고발운동'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소비자운동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였는데, 이를 네이더리즘(Naderism)이라고도 합니다한국에도 역시 한국소비자보호원,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 문제를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 등 다양한 소비자보호 관련단체 등이 소비자보호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실정입니다.

2) 기업활동 감시운동

소비자의 권익보호와 더불어 기업 활동에 대한 감시 운동도 마케팅 활동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사회적 규제활동의 하나입니다. 그 결과 환경보호, 에너지 절약, 안전한 상품, 친환경 제품개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상품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업의 마케팅활동은 일반 소비자들과 이들이 구성한 비영리 조직들의 감시를 받고 있습니다특히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이들 기업들이 보다 사회적 책임감을 통감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의미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ies)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즉 기업은 사회적 기능인 생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해야할 사회성, 공공질서를 지켜 다른 업체나 집단,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않는 공공성, 특정집단에 대한 봉사를 넘어서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공익성의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유해식품 및 위험 상품의 거래나 상품의 불공정한 이익을 목표로하는 매점, 매석, 담합 등은 사회성에 대한 위반이며, 그 외 고객 착취, 사기, 허위 및 과대광고는 공공성 위반이고 합리화를 위한 노력의 태만에서 오는 가격인상이나 어떤 시기에 편승한 가격인상 등은 공익성에 대한 위반이기 때문에 기업은 이런 위반을 저지르지 않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중 하나인 현장 마케터들에게 윤리와 책임을 항상 준수하도록 동시에 강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큰 이익이 걸려있는 사안이더라도 사회적 통념과 제도가 허락하는 한도내에서 마케팅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을 잃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마케팅의 직업 윤리이자 사회적 책임감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마케터 개개인의 주의나 인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보다는 기업 차원에서 시스템적으로 윤리성 확보가 가능하도록 제도와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마케팅의 책임을 인식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첫째, 기업의 경영 활동이 예상치 못한 위험에 빠질 가능성을 줄여줄 것입니다. 기업의 경영에서 나쁜 뉴스는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런 변수의 발생이고 더 나쁜 뉴스는 그 변수가 부정적인 변수라는 점인데, 정도 경영은 이런 돌발 위험의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2) 둘째, 브랜드 자산의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이를 기반으로 매출이나 이익과 같은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호의적인 브랜드 이미지나 연상과 같은 간접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는 브랜드를 관리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중 하나가 가장 존경받는 브랜드(Least Admired Brand)'가 되느냐의 여부입니다. 이처럼 브랜드 존경 지수를 높이기 위하여 삼성전자는 사회봉사, 기부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데,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2009년 미국의 존경받는 브랜드 50위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나 Apple(1), 도요타(3), IBM(17), HP(30) 등 경쟁기업들에 비교하면 여전히 갈길이 먼 것을 알수 있습니다.

이제 마케팅은 단순히 이익을 창출하는 도구로서의 인식을 벗어나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고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을 통하여 사회 전반의 효용을 증대시킨다는 소명 의식이 요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Kotler는 이를 마케팅의 사명 의식(sense of mission)이라고 불렀으며, 마케팅이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 청주대학교 이 원준 (meetm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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